글·구희언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CJ E&M 제공
입력 2013.07.04 14:42:00
tvN ‘SNL 코리아’의 귀여운 욕쟁이 김슬기가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어릴 적부터 꿈꿔온 무대여서일까.
노래와 연기 모두 데뷔작답지 않게 노련했다.
어릴 적부터 꿈꿔온 무대여서일까.
노래와 연기 모두 데뷔작답지 않게 노련했다.

tvN ‘SNL 코리아’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김슬기(22)를 꼽는 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지난해 ‘SNL 코리아’로 데뷔한 그는 귀여운 외모, 아담한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시청자를 확 사로잡았다. ‘여의도 텔레토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형상화한 캐릭터 ‘또’에 빙의해 입에 착 붙는 욕을 선보이던 그는 어느 순간 ‘1 더하기 1은 귀요미’를 외치는 애교쟁이로 변신해 신선함을 준다. 이렇듯 변화무쌍한 연기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던 그가 인생의 목표를 이뤘다. 학창 시절부터 꿈꿔오던 뮤지컬 배우가 된 것이다.
그가 주연을 맡은 뮤지컬 ‘투모로우모닝’은 각각 결혼과 이혼을 하루 앞둔 커플의 이야기를 실감 나게 그려낸 작품. 김슬기는 극 중 세계적인 잡지사 에디터이자 존과의 결혼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캣 역을 맡았다. 이로써 그는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 영화 ‘무서운 이야기2’에 이어 뮤지컬까지 정복하게 됐다.
준비된 배우는 달랐다
뮤지컬 배우 출신이 아닌 스타에게는 연기와 노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있다. 물론 연기력에 가창력까지 겸비해 데뷔작부터 호평받는 스타들도 있지만 보통 가수는 내면 연기가 부족하고, 배우는 가창력이 달려 관객이 캐릭터에 몰입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김슬기는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실력으로 ‘슬기롭게’ 배역을 소화해냈다.
부산 출신인 김슬기가 처음 ‘춤’을 접한 건 초등학교 때 발레를 배우면서부터였다. 중학교 시절에는 남다른 가창력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회자되던 그였다. 연기는 남들보다 조금 늦은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 학원에 다니며 실력을 다졌다. 그는 “최초의 꿈은 뮤지컬 배우였다”라며 “노래, 연기, 춤 다 보여줄 수 있는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서 연기를 시작했다”고 했다. 서울예대에서 뮤지컬을 전공한 덕에 자연스러운 뮤지컬 발성을 해낼 수 있었던 것.
“사랑 연기하는 걸 좋아하고 그런 캐릭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충족시킬 수 있었어요. 결혼을 앞둔 캣이 ‘엄마처럼 살게 되면 어쩌지’라고 고민하는 부분이 제일 와 닿더라고요. 저도 아직 어린 나이지만 빨리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캣의 모습이 저랑 많이 닮았죠.”
뮤지컬 데뷔를 성공적으로 한 그는 “SNL 코리아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깨는 계기가 됐다”라며 “연극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어서 정말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슬기는 “뮤지컬 자체를 좋아해서 모든 작품을 다 하고 싶지만, 특히 서울예대 입시작으로 준비한 뮤지컬 ‘시카고’에 꼭 출연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9월 초까지 이어지는 공연에서 더블 캐스트인 뮤지컬 배우 임강희와 캣 역을 번갈아가며 소화할 예정이다.

1 극 중 김슬기가 존, 캐서린과 고민을 털어놓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2 ‘SNL 코리아’의 마스코트 김슬기.
여성동아 2013년 7월 59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