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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워킹맘 홍진경의 조금 특별한 육아일기

사업가, 라디오 DJ, 라엘 엄마…

글 | 권이지 기자 사진 |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2.12.18 09:33:00

오랜 연애 끝에 2003년 결혼했으나 불임 판정을 받고 7년 동안이나 남몰래 마음고생을 해온 홍진경.
사업과 방송 등으로 바쁜 나날 속에서도 희망을 놓치 았았던 그가 2010년 말, 기적처럼 딸 라엘을 만났다.
간절히 원했던 아이와 함께하는 삶 속에서 그는 세상이 달라 보인다고 고백한다.
슈퍼 워킹맘 홍진경의 조금 특별한 육아일기

1 2003년 5세 연상 김정우 씨와 결혼한 홍진경. 2 어머니와 함께 ‘홍진경 더 김치’를 론칭, 현재는 장, 죽, 만두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3 딸 라엘과 함께 산책나온 홍진경. 딸과 함께하는 시간만큼은 보통의 엄마와 다를 바 없다.



1993년 제2회 SBS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했지만 모델 활동보다 예능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린 홍진경(35). 그는 2003년 5세 연상의 사업가 김정우 씨와 결혼한 뒤 방송 활동을 잠시 접고 어머니와 함께 김치사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주식회사 홍진경’을 설립하고 현재는 홈쇼핑까지 점령하며 방송인 출신 사업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업뿐 아니라 그는 KBS 쿨FM ‘홍진경의 2시’에서 솔직 담백한 진행으로 청취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방송인이다. 11월 12일 저녁, 홍진경이 모델로 활동하는 임신 및 출산 후 여성을 위한 스킨케어 브랜드 쏭레브의 뷰티풀 라이프 클래스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여전히 탄력 있는 피부와 몸매를 자랑하는 그는 걸음걸이에서부터 슈퍼 모델 포스를 보여주었다.
홍진경 하면 데뷔 초 SBS 오락 프로그램 ‘기쁜 우리 젊은 날’의 한 코너인 ‘영자의 전성시대’에서 이영자와 함께 “안 계시면 오라이~”라고 외치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철부지 소녀 같던 그는 결혼과 불임 기간을 감내하며 단단해졌고, 결국 엄마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그는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예비 워킹맘들에게 전하고 싶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사실 그가 아이를 만나는 길은 그 누구보다 험난했다. 4년의 연애 후 결혼했는데,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고심 끝에 찾아간 병원에서는 불임 판정을 받았다. 기다리고 노력할수록 아이에 대한 집착이 심해졌고,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클럽에서 밤새도록 춤추며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의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철이 없다”고 핀잔을 줬고, 그런 말에 더욱 상처를 받기도 했다.
“아이를 갖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었죠. 7년을 기다리면서 스트레스가 반복됐어요. 몸과 마음이 지쳤죠. 포기할까 하던 중에 2010년 5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다니던 병원 간호사에게 전화를 받았어요. 깜짝 선물처럼 임신 소식을 들었죠.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어요.”
부담감을 내려놓고 하늘에 맡긴 뒤 기적처럼 다가온 아이라서 그랬을까. 그는 초음파 사진을 보고 심장 박동 소리를 들은 뒤 가슴이 벅차 눈물을 흘렸다. 오랜 기다림을 보상하듯 그 흔한 입덧도 한 번 하지 않았다. 한 달이라도 빨리 아이를 만나고 싶은 마음만 간절했다. 그는 아이를 만나기까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태교를 했다.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지만 태교로 학습지를 시작하다

슈퍼 워킹맘 홍진경의 조금 특별한 육아일기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학습지 태교였다. 아이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직접 가르쳐줄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는 여러 학습지를 꼼꼼하게 비교해 본 후 수학, 과학, 국어, 일어, 영어, 한자까지 6과목을 선택했다. 학창시절 한자는 어려워서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공부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학습지를 통해 반복학습을 시작했다. 1주일에 한 번 선생님과 만나 테스트를 받았다.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신문에 있는 한자도 너끈히 읽고, 일본어 메뉴판을 읽을 수 있게 됐으며, 영어 또한 튼튼한 기본기가 생겼다고 자랑한다. 그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태교를 통해 공부하는 재미를 알게 됐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물으면 대답해줄 수 있을 만큼 하자는 취지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아이가 모르는 것을 저도 모르면 가르쳐줄 수 없으니까요. 하다보니 아이를 낳은 뒤에도 쭉 하게 돼서 지금도 하고 있어요.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을 태교의 본질이라 생각해 자극적인 것을 멀리했다. TV를 끊었고, 인터넷을 멀리했다. 단, 라디오 방송 일은 출산 전까지 계속했다. 매일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고, 초대 손님과 얘기하면 실컷 웃을 수 있어서다.
“우리가 별 생각 없이 보는 방송이 굉장히 자극적이라는 것을 태교하면서 알게 됐어요. 마음 놓고 볼 만한 프로그램이 없더라고요. 아침 드라마는 불륜을 다루고, 인터넷에서는 각종 폭행에 대한 기사가 넘쳐요. 무심코 본 기사나 방송에 헉 하고 놀라죠. 그런 자극에 나를 노출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슈퍼 워킹맘 홍진경의 조금 특별한 육아일기


많은 임산부들이 아이를 가졌을 때 고민하게 되는 패션. 모델 출신인 그는 “당당해지라”고 했다. 임신은 축복인데 가리고 숨기지 말라는 뜻이다.
“예쁜 옷이 있다면 원하는 옷을 입으세요. 내 모습에 자신 있다면 어떤 차림이어도 예뻐 보이거든요. 저도 딱 붙는 터틀넥 니트를 주로 입었죠.”
당당하게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음식도 가리지 않고 양껏 먹으며 임신 기간을 즐겼다. 이참에 부담 없이 호사를 누려보자는 생각이었다.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몸무게가 20kg이나 늘었다”고 웃는다. 임산부를 위한 요가도 시작했다. 운동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던 그는 오로지 아이를 위해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임산부 요가 덕분일까요? 배운 대로 진통이 올 때마다 열심히 힘을 줬더니 서너 시간 만에 아프지 않고 아이를 낳을 수 있었어요. 무통주사를 맞기는 했지만 출산의 고통을 느낄 새도 없었죠. 이 자리를 빌려 요가 선생님께 감사 인사드려요(웃음).”
2010년 12월, 그는 자연분만으로 꿈에도 그러던 딸 라엘을 품에 안았다. 출산 직후 몸매 관리에 들어갔다. 출산 후 3개월이 가장 중요하고, 그때 관리하지 않으면 임신 전 몸 상태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틈이 없었다.
“출산 바로 다음 날부터 큰 청주 잔이 밥공기가 됐어요. 3개월간 딱 그만큼만 먹으면서 늘어난 위를 줄였죠. 또 간단한 운동을 하며 모유수유를 했어요. 저는 키가 180cm라 일단 살이 찌면 금방 거대해져서 체중 감량이 꼭 필요했죠.”
그는 출산 후 몸매 관리에 필요한 세 가지를 거듭 당부했다. 자연분만, 식이요법, 모유수유. 이 세 가지만 지킨다면 3개월 만에 원래 몸매로 돌아온 자신처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엄마 홍진경이 당당하게 사는 법
선물처럼 세상에 태어난 라엘이는 무럭무럭 자라 이제 23개월. 홍진경은 “‘아이가 자랄수록 손이 덜 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힘든 걸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며 육아의 고충을 털어놨다. 육아에서 가장 중점 두는 것은 사랑. 24개월을 채울때 까지는 아이가 엄마를 뿌리칠 때까지 안아주려 한단다. 아이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고 싶다는 뜻에서다.
“아이에게 조기 교육을 시키기보다 엄마의 품과 사랑을 스킨십을 통해 알려주려 하고 있어요. 이제야 유치원을 고민하기 시작한 걸요.”
홍진경의 공식 방송 활동은 라디오가 전부다. 2010년 8월 출산을 위해 ‘홍진경의 가요광장’ DJ에서 하차한 그는 이듬해 11월, ‘홍진경의 2시’로 복귀했다. 월~금요일까지 매일 2시간, 토·일요일은 녹음한 내용을 방송해 상대적으로 아이와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 라디오에 집중하고 있다. 짧지만 굵게 일하는 자신을 스스로 ‘행복한 엄마’라 부른다. 일은 일대로 하면서 아이와도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을 통해 아이 엄마가 아닌 홍진경으로 돌아와 자신을 재정비한다. 어쩌면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더 많이 웃어주고, 또 더 열심히 놀아줄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도 했다.
홍진경은 최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제38회 꿈자람 체육대회 종사자 및 후원자 표창 수여식에서 후원자 자격으로 서울특별시장상을 받았다. 꿈자람 체육대회는 서울시 소속 38개 보육원이 모여 여는 행사로, 홍진경은 그가 후원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인 강남보육원의 추천으로 상을 받았다.
그는 2005년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와 첫 인연을 맺은 뒤 지금까지 아동 보육시설, 청소년 공부방 및 쉼터, 유니세프, 월드비전 등 12개 단체에 꾸준히 후원금과 물품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출산 후에는 가족과 함께 아프리카 차드 지역에 딸의 이름을 딴 ‘라엘탁아소’를 설립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 아이가 안아달라고 보채기 전에 먼저 안아주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길을 건네는 모습을 보여주는 엄마 홍진경. 성공한 사업가로, 방송인으로 사랑받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자랄 라엘이의 앞날이 기대된다.

여성동아 2012년 12월 5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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