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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박미리 부부 Love Love story

연애, 동거, 출산, 이제야 결혼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뉴시스 제공

입력 2012.10.16 13:46:00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해 “난 알아요!”를 외치던 이주노가 23세 연하의 신부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연예인과 일반인이라는 신분과 나이 차, 혼전 임신까지 둘의 사랑이 순탄치만은 않았는데…. 연애부터 결혼까지 이들의 파란만장한 러브 스토리를 들여다봤다.
이주노·박미리 부부 Love Love story


“날씨가 좀 흐리지만, 기분이 정말 좋네요.”
‘서태지와 아이들’ 이주노(45)는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트레이드마크였던 수염을 민 멀끔한 모습에선 새신랑의 설렘이 여실히 드러났다. 9월 8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 센트럴웨딩 밀레니엄홀에서 신부 박미리(22) 씨와 결혼식을 올린 그는 “아내가 평상복을 입을 때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런 날 이런 옷(웨딩드레스)을 입으니 예쁘다”며 즐거워했다. “아직 떨리지 않다”던 신부 박씨도 결혼식을 취재하려고 몰린 수많은 기자들에게 “이제야 정말 연예인이랑 결혼하는구나 싶어 떨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빠가 이렇게 꾸민 걸 보니까 정말 어색해요. 이제야 연예인 같은 느낌이 들고 색다르네요. 그래도 아직 어색해요.”

아이 먼저 낳고 결혼식 올린 스물세 살 차 부부
이주노가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 서태지와 양현석에게 청첩장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며 결혼식장이 ‘서태지와 아이들’ 재회의 장이 되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쏠렸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와서 축하해 주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양현석은 ‘무가당’ 멤버 이은주와 9년간의 비밀 연애 끝에 결혼했고, 서태지는 배우 이지아와의 비밀 결혼 후 이혼해 많은 팬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연예인 결혼식’ 하면 화려한 이벤트가 떠오르게 마련이지만 그는 아내를 위해 차분하게 본식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저희가 아주 평범한 결혼은 아니고, 어른들 모시고 하는 거라 본식만큼은 차분하게 할 생각이에요. 그게 아내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신랑이 준비한 특별한 이벤트는 없을까. 신부 박씨는 “예전에 오빠에게 노래 좀 불러달라고 했는데 극구 사양했다”라며 웃었다.
“아내는 제가 노래를 잘 못한다는 걸 알아요. 프러포즈할 때도 많이 연습했는데 역시나 ‘나는 노래 잘하는 사람은 아니구나’ 생각했죠. 아내도 처음에는 ‘오빠 노래 해줄 수 있어’ 하다가 ‘내 실력 알잖아’ 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이들의 결혼이 화제가 된 또 다른 이유는 스물세 살이라는 나이 차도 그렇지만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파란만장한 과정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주노는 장인보다 네 살 어리고 장모보다 두 살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12월 6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에서 열린 SBS플러스 ‘컴백쇼 톱10’ 무대를 통해 팬들과 오랜만에 만난 이주노는 객석에 앉아 있던 한 여자를 무대로 데려왔다. 박씨였다. 그는 “현재 예비 신부와 동거 중”이라며 “나이 차는 많이 나지만 주변 시선보다는 우리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현장에서는 “이날을 위해 만들었다”며 프러포즈를 위한 자작곡도 선보였다. 이주노의 장인도 객석에서 이를 지켜봤다.
“사실 제겐 무대가 가장 편한 곳이라 이 자리를 빌려 결혼 사실을 밝히고 싶었어요. 올해 5월 15일 세계 가정의 날을 맞아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웨딩 촬영도 했고 아내가 출산 후 몸조리를 다 하면 결혼식도 올릴 예정입니다.”
당시 박씨의 배속에는 9개월 된 아이가 있었다. 태명은 ‘대박이’. 박씨는 이주노의 고백을 받고 2주가 지난 12월 19일 딸 재이 양을 낳았다.

이주노·박미리 부부 Love Love story

결혼식을 찾은 하객들. 왼쪽부터 양현석, 김병만, 황현희, 박상민.



걸그룹 멤버 물색하다 아내 보고 첫눈에 반해



이주노·박미리 부부 Love Love story

신랑 이주노와 신부 박미리, 딸 재이.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한 이주노는 1996년 그룹 해체 이후 ‘영턱스클럽’을 발굴하는 등 음반 제작자로 활동하는 한편 댄스 아카데미를 운영해왔다. 박씨와는 걸그룹을 만드는 과정에서 만났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회사 근처 카페에서 책을 보는 박씨를 보고 첫눈에 느낌이 와 걸그룹 연습생 자리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그럼에도 이상하게 마음이 끌린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아내가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 가서 박씨의 기사 노릇을 자청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두 달여 만에 부모 몰래 동거를 시작했다. 동거 50일 만에 박씨가 임신을 했고, 이들은 임신 5개월이 돼서야 박씨의 부모에게 동거 사실을 공개했다. 올해 초 방송에 출연한 박미리 씨는 “시댁에 살고 있지만, 친정엄마가 해주는 밥도 먹고 싶고, 엄마가 보고 싶은데 매몰차게만 하시니까 솔직히 미안하면서도 서운했다”라며 “지금은 많이 풀어지셔서 아기도 보러 오신다”고 했다. 이주노는 2월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에 출연해 “장모님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여전히 여자 친구와의 결혼에 반대가 심해서 찾아뵙지 못했다는 것. 박씨는 7월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 나이 또래처럼 살지 못하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후회가 밀려와 아이를 낳고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왔다”고 털어놨다. 아이를 데리고 결혼식에 임하는 부부의 마음은 어떨까.
“새벽 5시부터 일어나서 결혼식 준비를 했는데, 아이가 생활 리듬이 바뀌어서인지 어리둥절해해요. 본식 끝나려면 시간이 꽤 걸려서 결혼식 진행 걱정보다도 아이가 중간에 많이 울거나 힘들어 하지는 않을지 제일 걱정이죠.” (이주노)

이주노·박미리 부부 Love Love story


“둘째 계획은 아직 없어요. 아이 하나 보는 것만도 벅차서 아직은 힘들 것 같아요.” (박미리)
이주노는 “주변 동료 중에 R.ef 멤버 박철우 씨 등 노총각이 꽤 많은데 많이 부러워했다”며 “다들 제가 제일 늦게 결혼할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벌써 2년여간 동거했지만,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다녀오면 새 기분이 들게 마련. 부부는 결혼 생활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밝게 웃으며 식장으로 향했다.
“1년 선배라고 생각하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 같아요. 사회생활 하면서 가장 무서운 게 1년 선배잖아요. 그러면서도 정도 많이 가고 챙겨주고요.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부터 결혼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거든요. 저희가 워낙 말이 많았던 부부예요. 함께 산 지 2년 됐는데 결혼식은 좀 늦었죠. 지금까지는 정말 서로 아끼고 잘 살았거든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이주노)
“오빠에게 집안일 걱정시키지 않고 옆에서 항상 믿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좀 더 노력하고 내공을 많이 쌓으려고요. 집안일 안 시키는 든든한 아내가 되겠습니다.”(박미리)

양현석은 보이는데… 새신랑의 “서태지 어디 갔냐” 삼창
우여곡절 끝에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게 된 두 사람의 얼굴에선 행복 이외의 감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결혼식은 개그맨 황현희가 사회를 보고 사단법인 한국음원제작자협회 김경남 회장이 주례를 봤다. 신랑 신부가 등장해 맞절하고 주례사가 이어졌다. 축가를 부르러 나온 가수 박상민은 “노래 부르기 전에 한 말씀 하겠다, 저는 진짜다”라며 농을 쳤다.
“주노와 미리, 둘의 아름다운 결혼식입니다. 마음이 가고 찡한 결혼식은 처음입니다. 주노 씨 무조건 아내에게 잘해주세요. 우리가 살 길은 그겁니다. 아내에게도 청혼할 때 부른 노랩니다. 그때를 생각하며 부르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노래 ‘고마워요’에서 ‘그대만을 행복만을 주는 사람이 되어’를 ‘미리만을 행복만을 주는 주노가 되어’로 개사해 불러 박수를 받았다. 팝핀현준은 국악인 아내 박애리와 합동 무대를 선보였다.
“친형 같고 아버지 같은 선생님이자 마음속의 형님인데 결혼하신다니 정말 기뻐요. 결혼은 제가 선배네요. 오늘 형에게서 배운 춤을 선보일 수 있어 영광입니다. 행복하게 사십시오.” (팝핀현준)
박애리는 “두 분과 똑 닮은 ‘춘향과 견우’라는 곡을 들려드리겠다”며 하객들에게 추임새를 요구했다. “얼씨구!” “좋다!”가 나오는 가운데 박애리의 구성진 판소리에 맞춰 팝핀현준이 춤을 선보였다. 팝핀현준이 이주노의 손을 잡고 웨이브를 타자 아내 박미리까지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소화해 하객에게 큰 웃음을 줬다.
사회자 황현희는 이주노에게 만세 삼창과 “내 아를 낳아도!” “서태지 어디 갔냐!” 삼창을 시켰다. 이주노는 “오늘 서태지 부모님이 와주셔서…”라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황현희는 “그래도 해주셔야 한다”고 했다. 결국 이주노는 “서태지 어디 갔냐!”를 세 번 외쳤다. 신부 박씨는 “난 아줌마다!”를 세 번 외쳤다. 이날 결혼식에는 양현석이 참석해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했다. 서태지는 화환으로 축하를 대신했다. 부부는 결혼식을 마치고 태국으로 3박 4일의 달콤한 신혼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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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와 아이들’ 활동 당시 이주노의 모습.



여성동아 2012년 10월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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