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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곡 ‘Only One’으로 돌아온 ‘아시아의 별’ 보아의 실체

글 | 김지영 신동아 기자 구희언 기자 사진 | 김형우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입력 2012.09.19 10:55:00

가수 보아가 곡을 쓴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데뷔 13년 차에 직접 만든 노래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점이 이채롭다.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무대와 격한 퍼포먼스 위주의 강렬한 무대, 두 가지 버전을 선보인 그에게는 이제 ‘아이돌’보다는 ‘아티스트’라는 말이 어울린다.
외모 못지않게 음악성까지 무르익은, 20대 여인과 13년 차 가수가 공존하는 보아의 이야기.
자작곡 ‘Only One’으로 돌아온 ‘아시아의 별’ 보아의 실체


‘멀어져만 가는 그대 You’re the only one/ 내가 사랑했던 것만큼 You’re the only one/ 아프고 아프지만 바보 같지만 Good-bye/ 다시 널 못 본다 해도 You’re the only one….’
가수 보아(26·본명 권보아)가 신곡 ‘온리 원(Only One)’으로 가수 활동을 재개했다. 6집 ‘허리케인 비너스’ 이후 2년 만이다. 연인과의 이별을 그린 ‘온리 원’은 7집 앨범의 타이틀곡. 그간 보아가 추구해온 음악 색깔과는 다른 서정적인 느낌의 리리컬(Lyrical) 힙합 장르다.
가사와 멜로디 모두 보아가 직접 만든 이 노래는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대중가요 평론가들은 그가 올 상반기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이하 ‘K팝스타’)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따뜻한 인간미를 보인 것이 노래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그도 그럴 것이 보아는 데뷔 후 주로 일본에서 활동한 데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꺼려 팬들이 그의 인간적인 매력을 엿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렇게 무대만 고집하던 그가 ‘K팝스타’에서 출연자와 함께 울고 웃는 모습은 프로그램의 또 다른 볼거리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중학생이던 2000년 가요계에 데뷔해 어느덧 숙녀가 된 보아. 7월 24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컴백을 앞두고 만난 그는 진솔하고 재치 있는 답변으로 인터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자작곡 ‘온리 원’은 쿨한 이별 이야기

자작곡 ‘Only One’으로 돌아온 ‘아시아의 별’ 보아의 실체


▼ 예전과 달리 음악이 부드러워졌더군요.
“일렉트로닉이 몇 년 동안 강세였고 개인적으로 그런 음악을 좋아하지만, 이번에는 보컬이 좀 더 두드러지는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MP3에 담아 듣고 싶은 그런 노래요. 앨범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질 좋은 노래만 모아서 녹음했어요. 제 음반이라도 듣다 보면 건너뛰는 노래가 있게 마련인데 이번엔 맘에 들지 않는 곡이 하나도 없었어요.”
▼ 작사·작곡은 언제부터 했나요.
“오래전부터 작사와 작곡을 꾸준히 해왔어요. 일본에서 발표한 앨범이나 6집 ‘허리케인 비너스’에도 자작곡이 들어 있어요. 하지만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건 것은 데뷔 이래 처음이에요. ‘온리 원’은 원래 이번 앨범의 수록곡으로 쓰려고 만들었는데 이수만 선생님이 노래를 듣고 타이틀곡으로 하면 좋겠다고 먼저 제안하셨어요. SM엔터테인먼트가 추구해오던 비트가 강한 노래가 아니라서 좀 의외였죠.”
▼ 타이틀곡 가사가 이별 이야기던데, 경험담인가요.
“아니에요. 유아인 씨와 찍은 ‘온리 원’ 뮤직비디오처럼 카페에서 연인과 악수하고 헤어지는 ‘쿨’한 이별을 노래로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소재로 만든 노래를 들으면 장면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그런 가사를 쓰고 싶었죠.”
▼ 방송에서 이상형으로 유아인을 지목했는데 ‘온리 원’의 주인공이 유아인인가요.
“유아인 씨가 출연한 ‘패션왕’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될 때 마침 뮤직비디오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제 또래의 나쁜 남자 캐릭터가 필요했는데 유아인 씨가 떠올랐어요. 뮤직비디오 출연을 잘 안 하는 배우로 아는데 출연 제의를 기꺼이 받아줬죠. 그런 고마운 마음에서 이상형이라고 한 거지, 이상형 아니에요.”
▼ 실제 이상형이 궁금해요.
“딱히 없어요. 착하고 잘생기면 돼요(웃음). 누구에게나 이상형이 있겠지만 정작 마음에 들어서 만나는 사람과 이상형이 흡사하지는 않더라고요.”
▼ 무대에서 실수하는 걸 못 봤는데, 완벽주의자인가요.
“일할 때는 완벽을 추구해요. 작은 것 하나까지 꼼꼼하고 세심하게 신경 쓰죠. 그렇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허당’이에요. 엄청 게을러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이죠. 그래도 할 건 다 한답니다(웃음).”



가수, 무에서 유 창조하는 중독성 있는 직업
이쯤에서 그의 음악 인생을 돌아보자. 그는 2000년 14세 나이로 국내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원조 아이돌 스타요, 이듬해에는 일본에 진출해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한류 열풍의 발판을 마련한 주역이다. 또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가수 활동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진출을 꾀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왔다.
그런 그가 데뷔 13년 차 중견 가수가 됐다. 하지만 그에게선 ‘올드’한 느낌을 찾아볼 수 없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음악 트렌드가 끊임없이 바뀌었는데도 흔들림 없이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것 역시 놀라운 일이다. 비결이 뭘까.
“음악이 좋아서 즐겼을 뿐이에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싫어지잖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좋아하는 음악이 계속 바뀌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힘들 때도 있지만 그만큼 보람 있어요. 중독성 있는 직업이에요.”

보아 패션 집중 해부
보아가 가장 좋아하는 헤어스타일은?

자작곡 ‘Only One’으로 돌아온 ‘아시아의 별’ 보아의 실체
헤어스타일_ 데뷔 이래 일본과 한국에서 활동하며 가장 오랫동안 고수한 헤어스타일은 앞머리 없는 긴 생머리다. 다갈색의 긴 생머리는 그의 갸름한 얼굴형과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격렬한 춤을 추는 댄스 여가수들이 휘날릴 수 있는 긴 머리를 고수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7집 앨범으로 컴백한 보아는 ‘K팝스타’ 심사위원 활동 당시의 검은 머리를 붉은빛이 도는 갈색으로 염색했다. 데뷔 초기나 ‘NO. 1’ 활동 당시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너무 무거운 느낌을 주지 않으려 끝 부분에 층을 줬다. 무대나 CF에서 가발을 착용한 것을 제외하면 그가 했던 가장 짧은 머리는 ‘허리케인 비너스’ 활동 당시 어깨까지 오는 백금발이었다.
메이크업_ 탄력 있고 깨끗한 피부 덕에 어떤 화장도 잘 소화해낸다. 공식 석상에 나설 때는 누디한 메이크업으로 청순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무대에 설 때는 강렬한 색조의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카리스마를 표현한다. ‘K팝스타’에 출연한 그의 투명한 메이크업이 인기를 끌자 온스타일 인기 뷰티 프로그램 ‘겟 잇 뷰티’에서 ‘보아의 아이 메이크업’을 따라잡는 시간을 가질 정도였다. 평소에는 화장을 잘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패션_ 비교적 작은 키를 커버하려 하이힐, 부츠 등 굽 높은 신발을 선호하는 편. 귀걸이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템. 굵은 피어싱으로 강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주거나, 드레스에 맞춰 길게 늘어지는 주얼리를 매치해 여신 같은 느낌을 살렸다. 모자 역시 즐겨 쓰는 아이템이다. 데뷔 초에는 유행에 맞춰 비니나 두건을 쓰기도 했다. 공식 석상에서 멋스러운 중절모를 쓴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자작곡 ‘Only One’으로 돌아온 ‘아시아의 별’ 보아의 실체

8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컴백 기념 사인회를 가진 보아. 그를 보려 수많은 팬이 몰렸다.



▼ 일본에 처음 갔을 때 고충은 뭐였나요.
“너무 어린 나이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것도 간단치 않았지만 무엇보다 말이 안 통하는 게 힘들었어요. 그때는 힘들어서 울기보다 너무 한가해서 울었어요. 일이 안 들어오니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서 TV를 봐도 무슨 이야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일본어를 죽어라 배웠어요.”
▼ 워낙 어린 나이에 일본 시장을 개척해서인지 ‘여전사’ 이미지가 강한데 원래 씩씩하고 무던한 성격인가요.
“그런 편이긴 한데 화낼 때도 있어요. 저도 사람인데 마냥 참을 수는 없죠. 대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일에는 화내지 않아요. 타당성 여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죠.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슬럼프를 경험했어요. 일본에서 활동하며 미국 진출을 꾀하던 시기였어요. 일이 안 풀려서가 아니라 너무 큰일이 닥치니 정체성에 혼란이 오더라고요.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그래서 마음 비우고 놀았어요. 절 내려놨죠.”
▼ 일본 활동을 일부러 쉬고 있나요.
“시간이 없어서 못 가고 있어요. 당장은 앨범 프로모션에 집중해야 하고, 10월부터는 ‘K팝스타 시즌2’ 녹화가 시작되거든요. 지난해에도 일본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하려고 했는데 영화 촬영으로 불발됐죠.”
▼ 가수 활동을 오래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데 ‘K팝스타’에서 만난 가수 지망생들의 열정이 신선한 자극이 됐을 것 같아요.
“아마추어 친구들을 보면서 적잖이 자극을 받은 건 사실이에요. 수록곡 중 ‘더 쉐도우(The Shadow)’가 ‘K팝스타’를 하면서 느낀 감정을 쓴 노래예요. 항상 눈앞에 닥친 일을 하기에 급급하다 보니 지난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는데, 음악에 대한 열의 하나로 이제 막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싶더라고요. 단순히 심사위원이 아니라 한 사람의 팬이자 선배로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더 좋은 음악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더군요.”
▼ 지금도 자신을 아이돌 스타라고 생각하나요.
“아이돌이고 싶어요. 아이돌이라고 불러주면 기분 좋더라고요(웃음). 사실 제 위치가 애매해요. 아이돌도 아니고, 아티스트도 아니고. 그 사이에 걸쳐 있으려고 해요. 오히려 그런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 음악 하는 데엔 더 편해요. 장르를 쉽게 넘나들 수 있거든요.”
▼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일주일에 한두 번 운동하고 비타민을 먹어요. 어머니가 한약을 지어주지만 잘 챙겨 먹는 성격이 아니라서 만날 (먹는 걸) 까먹어요.”
▼ 주량이 소주 5병이라던데.
“토크쇼‘승승장구’에서 ‘소주 5병 먹고 쓰러진 적이 있어서 이렇게 먹으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 맥주는 20잔까지 마셔봤다’고 말했더니 주량이 소주 5병에 맥주 20잔인 걸로 편집돼 다들 술꾼인 줄 알아요. 술을 못하지는 않지만 이제 술 마시는 게 재미없어요. 끊었어요.”

보아의 ‘온리 원’은…

자작곡 ‘Only One’으로 돌아온 ‘아시아의 별’ 보아의 실체

보아는 ‘온리 원’ 컴백 무대에서 동방신기 유노윤호, 슈퍼주니어 은혁 등 SM 소속 남자 가수들과 절도 있는 커플 댄스를 선보였다.



요즘은 술 대신 드라마에 빠졌다. 그는 “이제 ‘추적자’ 끝나고 ‘유령’도 끝나가고 ‘신품(신사의 품격)’도 끝나가서 아쉽다”며 “‘추적자’에서 너무 애쓴 손현주 씨는 연기대상을 받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따금 ‘신품’ 장동건의 ‘~걸로’ 체를 사용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보아도 이제 공히 영화배우다. 그가 미국에서 찍은 영화 ‘코드 3D’가 내년 초 개봉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코드 3D’는 “춤에 초점을 맞춘 볼거리 많은 영화”다. 스크린 연기에 도전해본 소감을 묻자 그는 “연기 연습을 많이 했고 다행히 댄스 영화라 촬영에 대한 큰 부담은 없었다”며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 욕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기회가 되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해보고 싶어요. ‘신품’의 임메아리나 홍 프로 같은 역이 욕심나요. ‘전쟁의 여신-아테나’에 출연했을 때는 카메오인 저한테도 촬영 10분 전에 쪽 대본을 줘서 좀 놀랐어요. 게다가 정우성 씨는 보디가드 역이라서 대사가 별로 없었는데 저는 아주 많았거든요. 그걸 다 외워서 연기하려니 연습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죠.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웠어요.”

▼ 가요계에 데뷔하던 14세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지금처럼 음악을 할 거예요. 평범한 삶에도 고충이 있게 마련이고, 어떤 선택을 하건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는 음악을 할 때 가장 행복하거든요. 하고 싶은 일을 어릴 때부터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에요.”

인터뷰를 마치며 물었다. 그에게 ‘온리 원’은 누구냐고. 잠시 생각하던 그는 “나 자신”이라고 답했다.
“당장 가수를 그만둘 수도 없고, 그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나 자신을 영영 못 놓을 것 같아요. 예전엔 ‘가수 안 하면 뭐할까’ ‘가수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젠 그마저도 무의미해졌어요. 무대를 떠난 저 자신을 상상할 수 없어요.”

‘아시아의 별’, 탄생부터 자체 발광까지
SM엔터테인먼트 30억 ‘신비 프로젝트’

2008년 동아일보 산업부에서 세계적 검색 업체 구글에 의뢰해 한국을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0개국, 중국 등 모두 31개국과 국민에 대해 대표적 키워드를 조사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삼성·LG·현대, 김치, 스타크래프트, 도자기, 태권도, PC…, 그리고 보아였다.
‘아시아의 별’ 보아의 탄생 이면에는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의 ‘신비 프로젝트’가 있었다. 1998년 초등학교 5학년이던 보아를 직접 발탁한 이 회장은 “중학교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를 찾으려 혈안이 돼 있었다”며 그를 캐스팅해 데뷔시키기까지 비용이 30억원 이상 들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3~15세에 캐스팅하고 훈련시켜 16~18세에 성공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며 “당시 회사에 그만한 돈이 없었기에 보아에 대한 투자는 일종의 도박이었다”라고 그때를 회고했다.
2000년 14세에 데뷔한 보아는 SM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평일 5시간, 휴일 10시간씩 노래와 춤을 연습했다. 세계적 가수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갖고 영어, 일본어 수업까지 받았다. 이제 그는 SM을 대표하는 아티스트이자 ‘걸어다니는 1인 기업’ ‘상품가치 1조’로 불린다. 이 회장의 사운을 건 통 큰 투자, 그 결과는 ‘잭팟’이었다.


여성동아 2012년 9월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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