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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COOKING & TRAVEL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흙에서 자란 투박하고 거친 채소가 보약

기획 | 한여진 기자 사진 | 문형일 기자

입력 2012.09.18 09:11:00

건강은 밥상에서부터 시작된다. 시장에 가서 크고 빛깔 좋은 채소와 과일만 고르고 아이가 좋아한다고 인스턴트식품으로 상을 차린다면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할 때! 요리 명인으로 통하는 광양 매실 마을의 홍쌍리 씨는 망설이지 말고 지금 당장 투박하고 거친 채소로 상을 차리라고 말한다.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흙에 뿌리 내리고 자란 채소와 곡식은 흙의 기운을 받아 영양이 가득하다. 20~30년 전만 해도 쌀밥에 고깃국 먹는 것을 최고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이들이 생길 정도로 채소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육류와 가공식품의 과도한 섭취 등으로 인해 비만, 성인병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예부터 ‘식약동원’이라 해 음식과 약의 뿌리가 같다고 여기며 밥상 위에 오르는 음식으로 건강을 챙겼는데, 밥상에 올라가는 음식이 건강치 못하니 몸도 덩달아 건강을 잃는 것이다.
광양 매실 마을의 홍쌍리(69) 씨는 ‘밥상이 약상’이라며 밥상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병든 밥상을 차리는 이들이 많아요. 가족 건강을 챙긴다면서 채소나 과일을 살 때 크고 빛깔 좋고 미끈한 유기농 제품을 고르지요. 그런데 유기농이라면 벌레 먹기 마련이고, 출하한 뒤 몇 시간 뒤면 시들해져야 하는데 너무 예쁘지 않나요?”
그는 ‘벌레가 못 먹는 음식은 사람도 못 먹는다’라며 건강한 밥상을 차리기 위해서는 건강한 식재료를 보는 안목부터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채소나 과일은 노지에서 때론 강한 햇빛에 시들고 때론 세찬 비바람과 병충해를 이기면서 자라 모양이 거칠고 투박하다. 보기엔 예쁘지 않지만 이런 재료는 요리를 만들었을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건강한 배추로 김치를 담그면 시간이 지나도 무르지 않고, 자연에서 자란 나물로 반찬을 하면 맛과 향이 한층 깊다.
“밥상이 변하면 사람이 변한다는 말이 있어요. 저도 젊었을 때부터 교통사고 후유증, 류머티즘 관절염 등으로 고생했는데, 식생활을 바꾸면서 건강을 되찾았어요.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다고 생각했는데, 진정 몸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몰랐던거죠. 그래서 요즘 고기, 과자, 인스턴트 음식만 먹는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앞서요.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면 굳세게 자란 채소를 먹여야 해요.”

강된장시골밥상
“저희 집 밥상에 단골로 오르는 것이 강된장이에요. 양파, 부추, 깻잎, 버섯 같은 채소를 다진 후 된장에 버무려 하루 정도 숙성시킨 다음 된장국이나 찌개를 끓이죠. 철에 따라 냉이, 쑥, 표고버섯, 아욱, 시래기 등을 넣기도 하고요. 봄에는 달래 넣은 양념장으로 끓인 강된장에 밥을 비벼 먹는데 달래의 향긋한 향과 된장의 구수한 맛이 어우러져 맛이 일품이에요. 된장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는 고기를 넣지 말고 간간하게 만드세요. 이렇게 끓인 된장국에 장아찌를 곁들인 밥상은 보약 못지않은 건강 밥상이 되지요.”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건강한 식재료와 함께 식습관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체로 식사를 빨리 한다. 식사 시간에 말도 거의 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밥공기에 코를 박고 씹는 둥 마는 둥 음식을 넘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습관 역시 몸을 병들게 한다.
“음식은 오랫동안 꼭꼭 씹을수록 몸에 흡수되기 좋은 성분이 돼요. 빨리 먹으면 위가 포만감을 느끼기 전에 계속 먹게 돼 과식하게 되고요. 꼭꼭 씹으면서 치아 운동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치아도 부실해지죠.”
그는 거친 음식으로 밥상을 차리면 자연스럽게 이런 문제도 해결된다고 한다. 부드럽고 물렁한 음식만 먹다 보면 치아를 사용할 일이 줄어드니 부실해지지만, 거친 음식을 씹다 보면 자연스럽게 치아도 건강해진다. 이런 밥상을 챙기기 어려울 때는 당근, 오이, 고구마 등을 생으로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자나 아이스크림 대신 채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냉장고에 넣어두고 간식으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채소비빔밥
“입맛 없을 때는 죽순, 팽이버섯, 당근, 시금치, 고사리, 콩나물 등에 각각 다진 마늘, 깨, 소금을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나물을 만든 뒤 밥에 달걀프라이를 올려 고추장에 비벼 먹으면 맛있어요. 비빔밥에 고기를 안 넣는 대신 볶은 돼지고기와 매실청, 올리고당을 넣어 고추장을 만들지요. 매콤하면서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고추장은 쌈 요리에 곁들여도 맛있어요.”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매실 드레싱 샐러드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텃밭에서 바로 딴 채소는 생으로 먹으면 씹을수록 단맛이 나요.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청양고추도 단맛이 나죠. 텃밭에서 재배한 파프리카, 양상추, 깻잎, 상추, 방울토마토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매실드레싱을 뿌려 샐러드를 만들면 아이들도 잘 먹어요. 매실드레싱은 매실청에 매실장아찌를 다져 넣고 머스터드소스와 깨를 섞어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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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채소쌈밥
“매실장아찌를 넣어 만든 쌈밥이에요. 양배추, 깻잎, 호박잎에 밥과 고추장매실장아찌를 한두 개 올려 돌돌 말아 먹으면 아삭하게 씹히는 매실장아찌 맛이 별미예요. 고추장매실장아찌는 지난여름 청매실을 따 만들었어요. 매실에 세로로 칼집을 넣고 여섯 쪽을 내어 과육만 벗겨요. 매실이 잠길 정도의 물에 매실 4분의 1분량의 소금을 타 매실을 하룻밤 담갔다 건져 하루 정도 꾸들하게 말려요. 고추장 1컵에 다진 마늘 1쪽, 설탕과 소주 2큰술씩, 생강즙 1큰술을 섞어 한소끔 끓여 식히고 말린 매실을 버무려 밀폐용기에 담고 15일 정도 삭힌 뒤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죠.”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채소돼지고기말이구이
“고기를 먹을 때는 꼭 채소를 곁들여 영양 밸런스를 맞추세요. 깻잎에 채썬 당근, 오이, 버섯 등을 올려 만 뒤 돼지고기로 다시 돌돌 말아 양념을 바른 뒤 구웠어요. 간장, 매실청, 식초, 다진 마늘을 섞은 양념을 발라 구우면 아이들 입맛에도, 남편 술안주로도 그만이고요. 고기를 구울 때 통마늘을 함께 구워 곁들여도 맛있답니다.”

광양 매실 마을 홍쌍리의 시골 밥상


훈제오리채소쌈
“쌈채소에 훈제오리와 채소를 함께 싸 먹는 요리예요. 넓은 접시에 채썬 훈제오리, 오이, 당근, 버섯, 파프리카 등을 담고 바구니에는 깻잎이나 고구마잎, 호박잎, 상추 등의 쌈채소를 소복하게 담아 상을 차려보세요. 채소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도 쌈 싸는 재미에 채소를 맛있게 먹는답니다. 드레싱은 머스터드소스에 매실장아찌와 매실청을 섞어 만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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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샌드위치
“단호박을 삶아 으깬 뒤 달걀, 오이, 당근 등을 다져 섞고 호밀식빵 사이에 발라요. 아이에게 줄 때는 매실청이나 꿀로 단맛을 더하세요.”

채소김밥
“채소 싫어하는 아이도 ‘한입만 더’를 매일 외치게 하는 비장의 요리, 채소김밥이에요. 김에 밥을 펴 올리고 파프리카, 버섯, 오이, 당근 등을 올려 돌돌 말아 만드는데, 아이의 입맛에 따라 어묵, 햄 등을 조금 넣어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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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 2012년 9월 5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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