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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영 절도 사건의 진실

그는 왜 지갑을 훔쳤나

글 | 장혜정 객원기자 사진 | 문형일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2.07.31 11:48:00

미국 명문대를 졸업한 미스코리아, 유명 탤런트이자 성공한 요가 사업가,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
불과 한 달 전까지 우리가 기억하는 탤런트 최윤영의 모습이다.
그러나 ‘엄친딸’의 전형으로 꼽히던 그가 지인의 지갑을 훔쳐 달아난 절도범으로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생활고에서부터 월경전증후군까지 범행 동기를 둘러싼 온갖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절도 사건에 얽힌 진실은 무엇일까.
1. 믿는 도끼 최윤영, 지인의 발등을 찍었나

최윤영 절도 사건의 진실


2012년 6월 20일 오후 1시쯤. 최윤영(37)은 평소 ‘언니’라 부를 정도로 가깝게 지내던 김모(41) 씨의 서울 청담동 아파트에 있었다. 몇 년 전부터 친분을 쌓아온 두 사람은 그날도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김씨가 잠시 자리를 뜬 사이 최윤영은 홀로 남았고 그 자리에는 김씨의 80만원짜리 명품 지갑이 놓여 있었다. 지갑에는 김씨가 가사도우미의 월급으로 챙겨놓은 1만원권 지폐 80장과 10만원 자기앞수표 10장이 들어 있었다. 얼마 후 김씨가 돌아왔으나 차를 마시던 최윤영은 “갑자기 볼일이 생겼다”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뒤늦게 자신의 지갑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집 안 구석구석을 뒤지다 결국 최윤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혹시 집에서 본 적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최윤영은 “잘 찾아봐라. 꼭 지갑을 찾으면 좋겠다”며 태연한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 “경찰에 도난신고를 하겠다”는 김씨의 말에도 이를 말리거나 당황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김씨는 6월 22일 경찰에 도난신고를 했다. 도난 수표의 일련번호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범인이 수표를 사용하기만 한다면 곧바로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전혀 몰랐던 것인지 최윤영은 강남구 대치동 한 은행에서 김씨의 수표를 현금으로 바꾸다 덜미가 잡혔다.
날씬하고 건강했던 예전과 달리 부쩍 살이 오른 모습으로 경찰서에 출석한 그는 처음엔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이 증거로 제시한 CCTV 영상 앞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먼저 쓰고 난 뒤에 말하려고 했는데 시기가 맞지 않았다”는 등 다소 횡설수설 했다고 한다.
한편 김씨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자신의 지갑을 훔쳐놓고도 시치미를 뚝 뗀 최윤영에게 분노와 배신감이 치밀었지만, 한편으로는 2백만원 때문에 지인을 절도범으로 내몬 점이 마음에 걸렸다. 이에 경찰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절도죄의 경우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는 관계없이 죄가 성립되기 때문에 없던 일로 되돌릴 순 없는 노릇이었다.

2. 난무하는 설(說)과 침묵하는 설(舌)
최윤영이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은 뜨겁게 들끓었다.
사건이 알려진 6월 25일 최윤영은 단숨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하며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남부러울 것 하나 없어 보이던 그가 남의 지갑에 손을 댄 점도 의아하지만 2백여 만원의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점도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연히 그의 범행 동기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서 시집과의 불화설, 과소비설, 습관성 도벽설, 월경전증후군설 등 각종 설(說)이 불거지기 시작했지만 그녀의 혀(舌)는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었다.
최윤영의 절도 사건과 관련, 각종 매체에서는 그의 속사정을 밝혀내기 위한 시도를 계속했다. 그 과정에서 그가 한때 승승장구하던 요가 사업에 실패했으며, 남편마저 특별한 직업이 없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렇게 생활고 쪽에 무게가 실릴 즈음 이번에는 그의 과소비 문제가 거론됐다. 강남의 한 고급 빌라에서 보증금 3억에 3백만원짜리 월세를 사는 등 과도한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사달이 났다는 것이다. 비난과 냉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의 경제력을 가늠하기 위한 후속 취재가 이어졌다. 그 결과 시아버지가 상당한 재력가인 데다 남편 또한 맹금류 재활치료사이자 국제매사냥협회 한국 대표로 활동하고 있어 단순히 돈이 궁해 지갑을 훔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더군다나 최윤영은 시아버지의 건물에서 요가 학원을 운영한다고 했다.
초점이 생활고를 비껴가자 범행 동기를 심리적, 정신적 요인으로 지목하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러나 습관성 도벽 증상 때문이라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이번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최윤영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볼 때 도벽에 의한 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소견을 밝혔다. 월경전증후군이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월경전증후군이란 월경 전 유방통, 부종 등의 신체 변화와 함께 급격한 감정 변화를 겪는 증상인데, 경찰 조사를 받던 최윤영이 처음에 “기억이 안 난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을 바꾸는 등 어딘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월경전증후군은 가임 여성 2명 중 1명이 겪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지만, 정도가 심할 경우 원하는 물건을 훔쳐야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등 이상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그가 월경전증후군의 증상을 보였는지, 그 정도가 어느 정도였는지에 대한 확인이 불가하다.

3. 최윤영의 진짜 속사정
월세 3백만원, 관리비 1백만원+ α
대중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공인이 치명적인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지갑을 훔친 까닭은 대체 무엇일까? 좀 더 다각적인 취재를 위해 직접 강남에 있는 그의 빌라를 찾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집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국토해양부 발표 ‘공동주택 유형별 최고가 순위’에서 ‘다세대 주택’부문 10위권 안에 드는 고급 빌라다. 잘 꾸며진 공원을 연상케 하는 단지 내에는 총 8동의 건물이 있는데, 각 동은 복층형 2세대와 단층형 1세대로 구성돼 있다. 가구당 전용면적이 186.80㎡(약 60평)에 달하고, 개별 호수마다 개인 정원이 딸려 있다.
인근 주민은 “이 동네에서 가장 비싼 집”이라며 “주로 회장, 의사, 변호사 등 경제력이 있는 분들이 살고 있다”고 귀띔했다. 빌라 경비원에게 최윤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으나 그는 “사건이 터진 뒤 최윤영 씨를 본 적이 없다. 더 해줄 말이 없으니 돌아가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대신 인근 부동산에서 해당 빌라에 관한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공인중개사 A씨는 “빌라에 월세로 거주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 달 관리비가 최소 1백만원이 넘기 때문에 월세와 관리비를 함께 부담하려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최윤영은 보증금 3억에 월세 3백만원을 주고 이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설명대로라면 한 달에 최소 4백만원 이상의 주거 비용이 들어가는 셈. 여기에 각종 공과금과 생활비 등 기타 비용이 추가로 드는 점을 감안하면 웬만한 경제력이 아니고서야 부담이 클 듯했다.

최윤영 절도 사건의 진실

1 요가 사업을 그만뒀다고 알려진 최윤영은 성수동 시아버지의 건물에서 작은 요가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사진은 요가 강사 최윤영의 모습. 2 학원 소개 팸플릿에 실린 최윤영의 프로필. 3 최윤영이 월세로 거주하고 있는 강남의 한 빌라. 매매가는 20억원대에 이른다.





남편은 맹금류 재활치료사, 수입은…
최윤영은 2010년 6월 첫째 딸을 출산한 뒤 그해 7월 미국 맨해튼에서 세 살 연하의 남편 박모(34) 씨와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해 둘째 아들을 얻었다는 보도가 있지만 아직 확인된 바는 없다.
한편 최윤영의 절도 사건과 관련해 남편 박씨에 대한 이야기도 무성했다. 결혼 당시 최윤영은 남편을 사업가로 소개했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 일부 매체에서는 박씨를 무직 상태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얼마 뒤 박씨가 맹금류 재활치료사이자 국제매사냥협회 한국 대표라는 새로운 사실이 또다시 전해졌다.
수소문 끝에 매 사냥과 관련해 박씨를 몇 번 만난 적이 있다는 B씨와 연락이 닿았다. B씨는 최윤영의 남편에 대해 “해외파라 영어를 잘했으며, 매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고 전하면서도 “특별한 경제 활동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활치료사라고는 하지만 생활을 꾸릴 정도의 수입을 올리진 못했을 거라는 게 B씨의 생각이었다.
최윤영의 빌라 인근에서 만난 남편 박씨의 초등학교 동창 C씨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몇몇 친구들과 함께 박씨를 봤다는 그는, 이번 사건이 생활고 때문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C씨는 “(박씨의) 집이 부유하긴 했지만 언론에서 표현하는 만큼 엄청난 부자는 아니었다”라며 “아버지에게 전적으로 경제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고 귀띔했다.
최윤영의 절도 뉴스를 접한 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는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꼭 가난한 사람들만 생활고를 겪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유지하고 싶은 생활 수준은 있는데 본인들의 경제력으로 감당이 안 되면 생활고가 오는 거죠. 작더라도 내 집에 사는 게 편하지…. 보여주기 위한 삶 뭐 그런 것 때문 아니었을까요.”

요가 사업의 실패?
2003년 요가 사업을 시작한 최윤영은 성공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청담동에 495.8km²(1백50평) 규모의 요가 전문 스튜디오를 열었고, 사업은 3곳의 직영점과 17곳의 프랜차이즈를 거느릴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불 번지듯 커진 사업은 급격히 쇠락했다. 최윤영은 투자금도 제대로 건지지 못한 채 약 1년 반 전 청담동 요가 스튜디오를 정리했다고 한다. 최윤영의 절도 사건 이후 청담동 요가 스튜디오 건물에 주차요금이 5백만원이나 밀려 있다는 보도가 나가기도 했으나 이는 담당 직원의 실수로 빚어진 단순한 해프닝으로 정정됐다.
한편 요가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 줄로만 알았던 최윤영은 시아버지 소유의 성동구 성수동 상가에서 또다시 요가 학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하철 인근에 위치한 이 상가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다소 낡긴 했지만, 역세권에 있는 만큼 사람들의 출입이 잦았다. 지하 1층 최윤영의 핫 요가 학원은 화이트 톤의 깔끔한 실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공간이었다. 출입구 쪽에는 최윤영이 전면 모델로 등장한 팸플릿이 쌓여 있었는데, 핫 요가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함께 최윤영 원장의 약력이 적혀 있었다.
학원 강사라는 한 남성은 요가에 관해서는 친절한 설명을 들려줬으나, “최윤영이 원장이냐”는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요가 학원을 나와 상가 구석구석을 돌며 인터뷰를 시도하던 기자는 상가 세입자들로부터 최윤영과 그의 남편, 그리고 상가 주인인 시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세입자들은 최윤영이 상가 주인의 며느리라는 점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상가 주인이 원체 과묵한 성격인지라 며느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요가 학원을 운영하던 최윤영이 상가를 자주 들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됐다는 것이다. 한 세입자는 “요가 학원이 들어선 후로 까만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최윤영을 자주 볼 수 있었다”며 “버스나 택시를 타고 다니기에 연예인답지 않게 소탈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윤영과 함께 남편 박모 씨도 종종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상가 관계자는 “최윤영 씨가 남편과 함께 상가 치킨집에 들러 맥주를 마시곤 했다”며 “여느 평범한 부부들과 마찬가지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최윤영의 시아버지인 상가 주인을 두고 세입자들은 “좋은 어르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넉넉한 형편에도 항상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검소한 상가 주인을 신뢰하고 있었다. 최윤영의 시아버지는 뇌수술을 받아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매일 같은 시간 상가를 찾아 불편 사항을 체크할 정도로 성실한 사람이었다. “(주인이)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신 분이라 단 한 번도 상가 사람들을 무시한 적이 없다”고 전한 한 세입자는 인터뷰 도중 “주인 양반이 며느리에게까지 세를 받았겠느냐”며 “자식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도와주실 분은 아니다. (아들을) 그만큼 키워놨으면 자기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말로 묘한 여운을 남겼다.

4. 최윤영은 어디로
세간의 시선 집중이 너무 버거웠던 탓일까. 최윤영은 현재 경찰 출석에도 불응한 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당초 경찰은 보강 조사를 통해 절도 금액에 대한 사용처를 파악할 예정이었으나 최윤영의 잠적으로 무산됐다. 그러나 경찰은 최윤영의 행동이 절도죄에 해당된다고 판단한 만큼 수사를 종결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앞으로 최윤영의 처벌 여부는 검찰에서 가려지게 된다. 한편 통장으로 피해 금액 1백80여만원을 되돌려받은 피해자 김모 씨는 당초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과 달리 끝내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절도죄의 경우 합의서가 처벌 유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데는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

최윤영의 시아버지 심경 고백

최윤영의 소식이 알려지자 ‘시아버지가 상당한 재력가인데, 설마 그 정도로 생활고를 겪었을까’ 하는 반응이 많았다. 시집과의 불화설까지 불거져 나온 가운데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최윤영의 시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언론 보도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꺼리던 그는 “미화시키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전해달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윤영 절도 사건의 진실
최윤영의 소식을 어떻게 알게 됐나.
“아이들에게 직접 듣진 못했다. 나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 정말 많이 놀랐다.”
사건 이후 아들 부부와 연락한 적은 있나.
“두 번 정도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순서에 맞게 정직하게 일을 마무리 지으라고 부탁했다. 화를 내지도 않았고, 더 깊은 얘기도 묻지 않았다.”
항간에는 최윤영의 행동에 대한 이런저런 추측이 나돌고 있다.
“며느리가 연예계 생활을 했다는 게 이렇게 큰 일이 될 줄 몰랐다. 각종 추측도 법에 의해 다 밝혀질 부분 아닌가. 잘못했으면 그 부분에 대한 판결을 할 것이고. 모든 게 정확해진 후에 이렇다 저렇다 말하면 될 것을 사람들이 너무 자의적으로 표현하고 판단한다.”
며느리로서 최윤영의 평소 모습은 어땠나.
“그런 얘기는 하지 않는 게 좋겠다. 내가 하는 말이 어떻게 표현이 돼서 나갈지 걱정스럽다. 이해해달라.”
아버님이 상당한 재력가라고 알려졌는데, 아드님에 대한 경제적 원조 같은 건 없었나.
“나는 그저 작은 상가 하나에서 나오는 월세로 생활비를 쓰고 있다. 그게 무슨 재력인가. 물론 아무것도 없는 사람보다야 낫겠지만 호화스럽게 사는 건 절대 아니다. 아들에 대한 원조라든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표현이 잘못될까봐 걱정스러운 마음뿐이다.”
가족분들의 마음고생이 심할 것 같은데.
“하루하루 가시방석 위에 앉은 기분이다. 밖에 나가면 꼭 다른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식사량도 반 이상 줄었다. 세상을 좀 겪어봤다는 남자도 이런데, 아내는 오죽하겠는가. 말할 것도 없다. 부끄럽긴 하지만 우리 집안에서 분명 일어난 일이니까 거부하거나 기피하고 싶지는 않다. 있는 그대로 결과가 나오길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 보도에 실망했다. 식구들이 전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잘못에 대한 평가는 받아야 하지만, 쉽게 내뱉는 말이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사람은 알고도 죄를 짓고 모르고도 죄를 짓는다. 그걸 덮고 쓰다듬는 게 또 인간 아닌가. 아무쪼록 젊은 아이들이니까 이 일을 잘 딛고 일어나서 생활하기를 바란다.”


여성동아 2012년 8월 5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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