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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Green life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삼척 산골 아낙네가 보내온 편지

기획 | 한여진 기자 글·요리·제작 | 김희진 사진 | 박정용

2012. 07. 10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1 왕앵두나무에 열매가 제법 달렸다. 2 밭에서 딴 딸기가 바구니 한가득~. 3 고등어조림은 상추쌈에 싸먹어야 제맛이다. 4 고등어조림 맛을 더하는 머위는 집 주변에서 따서 요리한다.



저녁에 자려고 누우면 개구리 소리가 요란해지는 때가 있습니다. 처음 시골에 왔을 때는 몰랐지요. ‘겨울잠 깬 개구리들이 밖으로 다 나온 모양이네’라고 무심코 생각했는데, 어느 날 남편이 모내기하기 위해 논에 물을 대고부터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랬습니다. 논에 물을 가득 채우니 개구리들이 모여들어 밤마다 ‘개골개골’ 노래를 했던 거지요. 시골 생활의 가장 큰 일인 모내기를 끝내고 나면 마음 한켠이 편해서인지 밤마다 들리는 개구리 소리가 마치 한밤의 음악회 같습니다.
마당에는 몇 년 전 삼밭골 할머니가 주신 딸기가 뿌리를 제대로 내려 열매가 하나둘씩 달리고 있어요. 왕앵두나무에도 앵두가 제법 달렸는데요, 새들이 그 주변을 서성대는 걸 보니 맛이 있으려나 봅니다. 마트에는 딸기가 들어가고 이제 수박이나 참외 같은 여름 과일이 넘쳐나겠지만, 햇볕 받고 자라는 이들은 이렇게 느립니다.

천천히 조금은 천천히.
아마도 시골에서 사는 법은 이렇듯 천천히 가는 길을 알아가는 건가 봅니다.

오래된 시골집의 부엌문 두 짝을 떼어다가 집 짓고 남은 자투리 나무를 연결해 만든 식탁 또한 저희 부부가 시골에서 사는 법 중의 하나입니다. 요즘 흔하고 널린 게 상품이라지만 시골에서 구하기 쉽지 않은 것도 있고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 웬만한 것은 대충 만들고 고쳐서 쓰는 거지요. 모양새가 조금 이상하고, 커피 향도 김치 국물도 저희 손때도 묻어 반질반질하지만 나무 식탁은 아주 오랫동안 시골에서 함께할 것 같아 애틋한 맘이 들어 한 번 더 쓰다듬어줬답니다.

머위고등어조림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봄에는 머위 잎을 삶아 초고추장으로 쌈을 해 먹지만, 초여름이 되면 머위 줄기로 나물을 많이 합니다. 친정어머니는 고등어조림을 무척 잘하셨어요. 고등어조림에는 상추쌈을 곁들여주셨고요. 밭에 상추도 딱 먹기 좋을 만큼 자라서 저는 무 대신 잘 자란 머위 줄기로 고등어조림을 했답니다. 만들고 나니 조림 국물이 간간하면서 깊은 맛이 나 쌈장을 대신하네요. 조릴 때는 유리 뚜껑 냄비가 좋으며, 조리 도중 열면 비린내가 날 수 있답니다.”

준비재료
머위 줄기 300g, 국물용 멸치 5~6마리, 다시마(5×5cm) 2장, 양파 ½개, 고등어 1마리, 양념장(간장 3큰술, 된장·고추장·고춧가루·매실청 2큰술씩, 마늘 5쪽), 대파·풋고추 약간씩



만들기
1 머위 줄기는 삶은 뒤 찬물에 담가서 껍질을 벗긴다.
2 국물용 멸치와 다시마, 양파를 우려 육수를 만들어 식힌다.
3 냄비에 삶은 머위 줄기를 넣고, 고등어를 올린 뒤 양념장을 끼얹는다.
4 ③이 절반 정도 잠길 만큼 육수를 부어 중간불에서 조리다가 끓으면 약한 불로 10여 분 더 조린다. 송송 썬 대파와 고추를 넣는다.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머위나물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준비재료
삶은 머위·생콩가루·다시마국물 적당량씩, 들기름·생새우 약간씩

만들기
1 삶은 머위를 들기름에 살짝 볶는다.
2 ①에 다시마국물과 생콩가루를 넣어 끓인다. 이때 생새우를 넣으면 시원한 맛이 난다.




바캉스용 왕골 꽃 가방&천연염색한 거즈 스카프
“여름이 시작되면 휴가 계획 세우느라 가슴 설레던 때가 생각나네요. 이번 여름 바닷가로 나들이라도 가야겠어요. 바닷가 갈 때 옷가지 몇 벌 넣어 가볍게 들 수 있는 가방을 만들어봤어요. 만드는 동안 여행 갈 생각으로 행복해지네요. 가방 소재는 캔버스나 옥스퍼드 원단도 좋은데, 저는 여름 느낌이 물씬 나는 왕골로 만들었답니다. ”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왕골 꽃 가방
준비재료
왕골 ½마, 안감(면) ½마, 주머니용 면 30×15cm 2장, 바이어스 4×95cm, 가죽 가방끈 60cm, 모시 15cm 3장, 구슬 2개

만들기
1 원하는 모양으로 모시를 오린 다음 시접 0.7cm로 접어 가방 앞면에 반박음질한다.
2 가방 겉(왕골)의 앞판, 뒤판을 시접 1cm로 해 옆면을 박는다.
3 가방 몸통과 바닥면을 시접 1cm로 해 박는다.
4 안감도 가방 겉과 마찬가지로 몸통을 연결하고 바닥을 박는다. 이때 주머니는 두 겹으로 해 창구멍으로 공그르기하고 단다.
5 안감을 넣고 가방 겉감과 안감을 위쪽에 시침한 다음 바이어스를 단다.
6 가방끈을 박음질로 단다.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감과 쪽으로 물들인 거즈 스카프
준비재료
거즈 50×200cm, 감물 500ml, 발효쪽물 약간, 레이스 적당량

만들기
1 마른 거즈는 감물이 고루 들도록 치댄다.
2 ①을 햇볕 드는 곳에서 1주일간 발색시킨다.
3 ②를 발효 쪽물에 넣어 5~10분 염색한 뒤 햇볕에 건조시킨다.
4 따뜻한 물에 ③을 5분간 담갔다가 햇볕에 건조하기를 3회 반복한다.
5 거즈 양 끝에 원하는 모양의 레이스를 달아 마무리한다.

개구리 우는 시골의 여름밤


김희진(41) 씨는…
강원도 삼척 산골로 귀농해 남편은 천연염색을 하고, 그는 규방공예를 하며 살고 있다. 초보 시골 생활의 즐거움과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블로그(http://blog.naver.com/meokmul)를 통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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