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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암과의 전쟁에서 진 이유

글 | 김현미 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입력 2012.07.04 17:40:00

암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질병이다.
인정해야 하는 현실은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암에 걸리면 많은 경우 생존 가능성이 없으며, 치유는 과거에나 지금이나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암과의 전쟁에서 진 이유

질병의 종말, 데이비드 B. 아구스 지음, 김영설 옮김, 청림라이프, 1만7천원.



미국에서 심장병은 1921년부터 제1 사망원인이었고, 뇌졸중은 1938년부터 3위에 올라, 이와 같은 순환기질환이 전체 사인의 40%를 차지했다. 그러나 1950년부터 2007년 사이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67% 감소, 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77%나 감소했다. 그 밖에 폐렴이나 독감에 의한 사망률도 66%나 감소했다. 놀라운 현대 의학의 승리다. 하지만 승리의 나팔을 불기엔 이르다. 일생 동안 여성은 3명 중 한 명, 남성은 2명 중 한 명이 걸린다는 ‘만병의 황제’ 암이 문제다. 다시 통계로 가보자. 1950년에서 2007년 사이 미국에서 암에 의한 사망률은 고작 8% 감소했다. ‘질병의 종말’의 저자인 데이비드 B. 아구스 교수가 사람들에게 이 통계를 보여주면 대부분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심지어 자료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이것이 진실이다.
우리는 암과의 싸움에서 졌다. 이것을 인정해야 우리는 어디에서 길을 잃었는지 깨닫고 정상 궤도로 돌아올 수 있다. ‘질병의 종말’에서 저자는 암에 대한 접근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암 치료에서 길을 잃게 만든 첫 번째 장애는 ‘질병 감염설’이다. 질병 감염설이란 감염된 균을 알 수 있다면 문제는 해결되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패러다임이다. 의사는 감염원이 무엇인지 검사하고 그 원인 균에 해당하는 특정한 치료를 한다.
하지만 병이 외부 세계에서 기인한다는 가정은 암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암은 우리 내부 세계, 즉 몸이라는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암에 대해 다시 정의해보자. ‘어떻게 돼서인지’ 세포들이 그래서는 안 될 때 세포 분열을 결정하고, 서로에게 죽음을 말하지 않고, 해서는 안 되는 혈관을 만들라고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한 무리의 세포가 조절되지 않고 분열하기 시작하는 것을 암이라고 부르고, 그것이 일어난 몸의 부위에 따라 폐암 또는 뇌암이라고 명명하지만 ‘어떻게 돼서인지’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결국 암은 ‘걸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시스템이 고장난 것이다.
아구스 교수는 “우리는 암과 같은 병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사실 우리는 암을 치료한 적이 없다”는 회의론을 펼친다. 그렇다고 암과의 싸움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치료가 아닌 암의 예방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내가 먹는 것이 곧 내 몸이다”와 같이 시스템 전체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눈에 띄는 건강 법칙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비타민 보충제보다 천연식품을 먹어라 건강기능식품으로 비타민을 보충해 일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됐다는 어떤 임상시험 결과도 나온 적이 없다. 오히려 규칙적으로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는 사람들에서 전립선암 위험이 두 배였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비타민 C가 암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나 일단 암이 진행되면 종양은 비타민 C를 사탕처럼 탐식한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② 편한 신발 신고 매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라 우리는 피부가 베이거나 멍이 들었을 때 통증을 느끼지만 염증이 더 깊이 도달해 몸의 기관과 시스템에서 생기면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소한 염증이라도 시스템의 불균형을 일으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굽이 높은 불편한 구두를 계속 신어 생기는 저강도 자극이 뇌와 심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 독감에 걸리면 몸 안에 엄청난 염증이 생겨 시스템을 마모시키고 혈관을 노화시킨다. 예방접종을 하면 독감을 막지는 못해도 나중에 나타날 현저한 염증 증가를 방지할 수 있다.
③ 가능한 한 몸을 많이 움직여라 앉아 있는 만큼 병든다. 1950년대 영국에서 버스 운전기사와 차장을 대상으로 심장병 발생을 조사했더니 차장은 운전기사보다 관상동맥질환이 적고, 병이 발생해도 훨씬 나중이며 치명적이지도 않았다. 운전기사는 근무 중 90%를 앉아 있지만 차장은 계속 움직였기 때문이다. 약간의 운동도 전혀 안 하는 것보다 낫다. 약간보다 좀 더 많이 하면 더욱 좋다.
④ 매일 같은 시간에 먹고, 자고, 운동하라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어렵다면 개를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정해진 시간에 먹이를 주고 산책 시키고 잠을 자게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개와 함께 걸으면서 컴퓨터, 휴대전화와도 멀어질 수 있다.
저자인 데이비드 B. 아구스는 남캘리포니아대(USC) 케크 의과대학과 비트레비공과대의 내과 및 공학 교수이자 USC의 웨스트사이드 암센터와 응용분자의학센터의 책임자로, 2012년 1월 그가 쓴 ‘질병의 종말’은 ‘뉴욕타임스’와 미국 아마존에서 10주 연속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만큼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여성동아 2012년 7월 5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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