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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만난 행복 한 움큼

삼척 산골 아낙네가 보내온 편지

기획 | 한여진 기자 글·요리·제작 | 김희진 사진 | 박정용

입력 2012.06.08 14:01:00

아침에 만난 행복 한 움큼

1 밤꽃이 핀 초여름 풍경. 2 알싸한 향이 나는 초피순. 3 고사리는 8월까지 꺾어 먹을 수 있다.



‘첩 있는 서방은 8월까지 햇고사리 먹는다’라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고사리는 꺾어도 또 새순이 올라와 여러 번 먹을 수 있다는 말인지, 첩이 있어서 서방이 호강을 한다는 말인지 그 의미를 정확히 여쭤보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고개를 살짝 숙이고 땅을 헤치고 나온 통통한 고사리는 부지런만 떨면 8월까지 꺾어 먹을 수 있답니다. 풀 속에서 자란 고사리는 가만히 앉아서 봐야 잘 보여요. 몸을 낮춰야만 모습을 드러내는 고사리는 꺾을 때 나는 소리가 참 경쾌합니다. 저희 집 뒤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가에도 고사리가 자라는 곳이 있어요. 요즘 새벽 공기 맡으며 그곳에서 고사리를 한 움큼씩 꺾어옵니다. 아침잠 많은 남편은 고사리를 꺾어오는 저를 보고 “어디에 고사리가 그렇게 많이 있어?”라고 묻곤 하지요. 많은 양은 아니지만 매일 조금씩 꺾어 말리다 보니 어느새 소쿠리에 가득 찼어요. 어쩌면 행복은 거창한 곳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매일 아침 만나는 한 움큼의 고사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름이 일찍 올 것 같다는 저의 호들갑에 할머니는 ‘밤꽃이 피어야 여름이 온다’고 하셨는데요, 어느새 밤나무에 꽃이 필 준비를 하네요. 곧 여름이 오겠어요. 밤꽃이 피기 전에, 저도 여름 준비를 해야겠어요.
아침에 만난 행복 한 움큼

4 당귀, 오가피, 취나물은 튀겨 먹으면 별미다.



알싸한 향 가득~ 초피순김치

아침에 만난 행복 한 움큼


“초피는 산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향이 강해요. 가을에는 빨갛게 익은 열매를 말려 가루를 내 추어탕에 넣어 먹지요. 봄에는 통통한 새순을 따다 장아찌를 담그거나 젓갈 조금 넣고 김치를 담가 먹고요. 향이 강해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저희 부부는 입맛 없을 때 한두 개 먹으면 입안이 개운해져 좋아합니다. 초피순을 따서 김치를 담그고, 향이 독특한 당귀, 오가피, 취나물 등을 따다 튀김을 했어요. 튀김옷은 튀김가루와 물을 각 1컵씩 섞어 만들었답니다.”



준비재료
초피순 60g, 간장 5큰술, 멸치액젓·설탕 1큰술씩, 고춧가루 2큰술
만들기
1 초피순을 따서 씻은 다음 물기를 완전히 뺀다.
2 간장, 멸치액젓, 설탕, 고춧가루를 섞어 양념을 만들어 초피순을 버무려 바로 먹는다.

아침에 만난 행복 한 움큼

1 모시로 만든 볼레로. 2 하얀 밤꽃 핀 마당 모습. 3 다양한 색의 모시. 4 시집올 때 시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치마와 저고리.



밤꽃 피는 여름을 생각하며 만든 모시 볼레로
시집올 때 시어머니는 “모시는 물을 뿌리고 손으로 잘 쓰다듬어 올을 바르게 펴 입어야 예쁘단다”라는 말씀과 함께 모시로 치마와 저고리를 직접 만들어주셨어요. 그 후 모시로 저고리를 몇 번 더 지어주셨지요. 올여름에는 원피스와 함께 입을 볼레로를 모시로 제가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어머니께 이것저것 노하우를 물어보고 도전!”

아침에 만난 행복 한 움큼


준비재료 모시 36×270cm, 실, 바늘
만들기
1 앞판, 뒤판, 소매를 각각 시접 1cm로 해 도안대로 재단한다.
2 뒤판 좌우를 중심선에서 곱솔로 연결한다.
3 앞판, 뒤판 어깨를 곱솔로 연결한다.
4 소매는 소매통이 넓어 모시 폭이 좁을 수 있으므로 소매 폭이 나올 만큼 연결한다.
5 몸판과 소매를 곱솔로 연결한다. 이때 한 번 박고 어깨의 곱솔로 된 부분은 시접 부분에 가윗집을 주고 시접을 몸판 쪽으로 넘긴 후 다시 박는다. 가윗집을 넣은 어깨 기둥은 남기고 시접을 자른 후 한 번 더 꺾어 박고 남긴 기둥을 자른다.
6 소맷단과 옆선을 통솔로 연결한다.
7 앞판 아랫부분이 한 겹일 경우 원단이 뒤집어지는 경우가 있어 원하는 모양으로 덧단을 댄다.
8 앞판, 뒤판, 목둘레를 곱솔로 바느질한다.
9 소매를 곱솔로 마무리한다.

아침에 만난 행복 한 움큼


김희진(41) 씨는…
강원도 삼척 산골로 귀농해 남편은 천연염색을 하고, 그는 규방공예를 하며 살고 있다. 초보 시골 생활의 즐거움과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블로그(http://blog.naver.com/meokmul)를 통해 전하고 있다.

여성동아 2012년 6월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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