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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Green life

쪽빛 스커트에 감사의 마음 담아

삼척 산골 아낙네가 보내온 편지

기획 | 한여진 기자 글·요리·제작 | 김희진 사진 | 박정용

2012. 05. 07

쪽빛 스커트에 감사의 마음 담아

1 유채꽃 축제가 열린 삼척의 4월 모습. 2 요리에 넣으면 풍미를 더하는 진달래, 유채꽃, 미나리 등 꽃과 봄나물. 3 마당에 핀 노란 수선화. 4 은은한 보랏빛이 아름다운 제비꽃.



잔인한 달은 4월이 아니라 5월이 아닐까 합니다. 빠듯한 살림살이에 가장 지출이 많은 달이 5월이니까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모두 챙기다 보면 지갑이 가장 얇아지거든요. 저도 그런 것 같아요. 이맘때면 늘 부모님께 무얼 선물할까 조카들은 어떤 선물을 좋아할까 고민하며 백화점을 두리번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일까요? 5월이 되면 유난히 고마운 분들이 떠올라요. 며칠 전 저희 작업장을 지어준 목수 내외를 만났는데 불쑥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10여 년 전 천연염색 모임에서 우연히 만난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힘든 일 있을 때 같이 아파하고 기쁜 일 있을 때 같이 웃어주던, 시골로 내려와서 가장 큰 힘이 된 이들입니다.
귀농을 생각하는 이들은 대부분 꿈꾸는 집이 있어요. 시골로 가기도 전에 상상 속으로 몇 채의 집을 짓고 허물곤 하지요. 참으로 고맙게도 그 부부는 처음 귀농했을 때 외로움과 어려움을 같이 이겨내주고 상상 속에 있던 집을 현실로 옮겨준 고마운 분들이랍니다. 전생에 어떤 인연이 닿았길래 그럴까요? 아내분이 지난번 제가 만들어준 원피스를 마음에 들어합니다. 이참에 쪽빛으로 염색한 천으로 스커트를 하나 더 만들어 선물해야겠습니다. “언니, 고마워요”라고 편지를 써서 함께 선물하면 더욱 좋겠죠.

봄꽃 메밀국수 · 도토리묵무침
“아침에 나가니 마당에 별이 내려앉은 듯 질경이 새잎이 돋아나고 제비꽃이 수줍게 고개 숙이고 있네요. 동네에는 진달래와 유채꽃이 가득 피었고요. 진달래, 제비꽃 따다 메밀국수와 도토리묵무침을 만들었어요. 화사한 봄꽃이 먹기도 전에 입맛을 확 살려주네요.”

쪽빛 스커트에 감사의 마음 담아


준비재료
메밀국수 100g, 도토리묵 1모, 유채·미나리·부추 20g씩, 국수양념(초고추장·오미자청 2큰술씩, 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 약간씩), 묵양념(간장 3큰술, 오미자청 2큰술, 다진 마늘·다진 파·깨소금·참기름 약간씩), 진달래꽃·유채꽃·제비꽃 약간씩
만들기
1 메밀국수는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다. 도토리묵은 먹기좋은 크기로 자른다.
2 유채, 미나리, 부추는 3cm 길이로 자른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국수양념과 묵양념을 각각 만든다.
4 그릇에 채소를 담고 메밀국수를 올린 뒤 꽃을 올리고 국수양념을 붓는다.
5 그릇에 도토리묵을 담고 채소와 꽃을 올린 뒤 양념을 곁들인다.



쪽빛 스커트에 감사의 마음 담아


쪽빛 천으로 만든 개더 스커트

“무슨 선물할지 고민 많으시죠? 저는 만들기 쉽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일명 고무줄 치마인 개더 스커트를 선물로 만들어보았어요. 남은 천으로는 두건을 만들었고요. 두건은 머리 사이즈에 맞춰 천을 삼각형으로 자른 뒤 세 면을 시접 1.5cm로 해 두번 접어 박으면 돼 만들기가 쉽답니다. 스커트는 아이와 같이 커플 룩으로 입어도 좋고요.”

쪽빛 스커트에 감사의 마음 담아


준비재료 겉감 150×180cm, 안감 110×150cm, 고무줄 약간, 스티치용 실, 펜, 자, 가위, 바늘
만들기
1 치마 패턴을 그림과 같이 종이에 그린다.
2 원단을 반으로 접어 패턴을 그린 종이를 놓고 앞판, 뒤판을 각각 그린다. 이때 시접은 허리둘레 1cm, 옆선 1.5cm, 아랫단 3cm로 한다.
3 안감도 겉감처럼 그리는데, 안감 길이는 겉감 치마 길이보다 짧게 한다.
4 재단한 원단은 겉감과 안감의 옆선을 오버록 처리한다.
5 겉감의 앞판과 뒤판 옆선을 이어 박는다.
6 안감의 앞판과 뒤판 옆선을 박는데, 안감 위쪽은 고무줄이 들어갈 만큼 비워둔다.
7 겉감과 안감의 허리선을 연결해 박는다.
8 겉감 시접을 안감 쪽으로 넘겨 안감이 넘어오지 않도록 상침한다.
9 겉감과 안감 위쪽을 고무줄 폭만큼 박고 고무줄을 넣는다.
10 아랫단은 접어 박는다.
11 꽃 모양을 초크로 그려 자수실 5번사로 러닝 스티치하고 꽃술은 블리언 스티치한다.

쪽빛 스커트에 감사의 마음 담아


김희진(41) 씨는…
강원도 삼척 산골로 귀농해 남편은 천연염색을 하고, 그는 규방공예를 하며 살고 있다. 초보 시골 생활의 즐거움과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블로그(http://blog.naver.com/meokmul)를 통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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