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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With specialist | 배정원의 섹스 상담소

섹스 못하는 여자

사진 | REX 제공

입력 2012.03.08 15:51:00

‘당신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섹스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갖고 있는 경우엔 아름답고 황홀해야 할 섹스가 오히려 지옥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섹스 못하는 여자,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섹스 못하는 여자


섹스 관련 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접한다. 얼마 전 필자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에 올라온 33세 여성 A씨는 ‘섹스가 무섭다’고 호소했다. 결혼한 지 2년 됐지만 지금껏 남편과 섹스를 단 한 번도 하지 못했다는 놀라운 내용이었다. A씨는 산부인과에도 가봤으나 신체적 이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여러 번 마음을 굳게 먹고 섹스를 시도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섹스를 하면 얼마나 아플까’ 하는 공포가 밀려와 도무지 마음의 문을 열 수 없다는 것. 혼자 연습 삼아 손가락을 질 안으로 넣어봤지만 한 마디 이상은 넣기 힘들었다는 고백은 눈물겹기까지 했다.
이 여성의 문제는 성교통이다. 성교통은 섹스를 하는 도중 통증을 느끼는 경우와 A씨처럼 삽입을 할 때 질 입구가 저절로 긴장하고 수축돼 통증을 느끼는 질경련을 들 수 있다. 앞의 경우라면 남자가 섹스 방법을 바꾸거나 질윤활제를 사용하면 되지만, 애초에 삽입조차 하기 어려운 질경련은 반드시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하다.

삽입에 대한 공포, 살이 닿기만 해도 아파
물론 많은 여성들이 처음 섹스를 경험할 때 가벼운 질경련 증상을 겪는다. 하지만 이도 잠시, 곧 섹스라는 상황에 익숙해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황홀감을 경험하게 된다. A씨의 가장 큰 문제는 무의식중에 삽입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이 내재해 있다는 것이다. 섹스를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질 주변의 근육이 긴장되고 그 주변에 살이 닿기만 해도 아픔을 느끼는 것. 남자들에게 ‘군대 괴담’이 있는 것처럼 섹스 경험이 없는 여성들에게는 ‘삽입에 대한 괴담’이 있다. 남자의 성기가 몸 안에 들어오면 자신의 성기가 상처를 입고 심지어 찢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다. 이러한 걱정은 섹스 전 커다랗게 발기된 남자의 성기를 보는 순간 더욱 심해진다.
결혼한 지 3년 되도록 섹스를 하지 못한다는 B씨 부부도 상담한 적이 있다. 이들 역시 삽입 시 아내의 통증 호소가 문제였고, 결국 섹스리스 부부가 됐다. 여러 차례 상담 끝에 이 여성의 경우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정신적 학대가 원인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아버지는 명문대 출신 수재였고 어머니 역시 약사였는데, 아버지의 직장 생활이 평탄치 못하다 보니 어머니가 전적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아버지는 술만 마시면 어머니를 학대했다고 한다. 남편을 피해 딸의 방으로 숨어든 어머니는 어린 딸을 끌어안고 ‘너희들 때문에 내가 이렇게 불행하게 산다’며 울곤 했다. 결국 어머니의 불행한 모습을 보고 자란 B씨의 마음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자리하게 됐다.

부부가 함께 치료받아야 효과 커

섹스 못하는 여자




이처럼 질경련의 원인은 대부분 심리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도 꽤 장시간이 요구된다. 불안감의 정체가 밝혀지고 마음의 상처가 아물어야만 건강하게 섹스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질경련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원이 많지 않다. 과거 일본의 한 산부인과 의사로부터 질경련 치료를 전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또한 질경련은 비단 아내만의 문제가 아니다. 섹스를 거부하는 아내를 둔 남편 역시 조루나 지루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이 때문에 부부 중 어느 한쪽에 성적 문제가 있으면 결국 부부가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한다.
B씨의 치료 상담은 임신과 양육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남편에 대한 믿음을 키워주면서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기대와 행복으로 바꿔주려 애썼다. 몸의 감각 치료도 병행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아주 작은 사이즈의 질콘부터 아내 자신의 손가락을, 그리고 나중에는 남편의 손가락을 질 안에 넣어보는 시도를 한 끝에 B씨는 삽입 섹스에 성공했다.
기본적으로 알아둘 것은 여자의 질은 아기가 나올 정도로 신축력이 대단한 근육이라는 것이다. 최소한 남자의 성기가 들어갈 만한 충분한 공간이 확보돼 있다. 그러므로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성기, 질을 탐색하면서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심한 질경련 환자는 면봉이 닿기만 해도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이것은 마치 예방주사를 맞기 전에 느끼는 공포가 실제 주사를 맞을 때보다 더 큰 것과 같다.
섹스는 단순히 신체적 문제가 아니다. 몸과 마음이 같이 가는 것이 바로 섹스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순조롭게 섹스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인 것이다. 더욱이 부부에게 섹스는 사랑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간절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문제가 생기면 포기하고 밀쳐두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로 상대를 잘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여성동아 2012년 3월 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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