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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찍고 통일대국 대통령까지? 배우 황정민의 파죽지세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현일수 기자, TV조선 제공

2012. 03. 08

제26회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밥상’ 소감으로 감동을 안긴 우리 시대 소시민 연기의 달인 황정민. 그의 필모그래피가 달라졌다. 소위 말하는 ‘배지’ 달린 배역을 연달아 맡게 된 것. 스크린에서는 변호사 출신 서울시장 후보로, 브라운관에서는 통일된 한반도의 과학자 출신 대통령으로 분했다.

서울시장 찍고 통일대국 대통령까지? 배우 황정민의 파죽지세


“멋있는 척은 혼자 다 하는 캐릭터예요. 남한 쪽 물리학 박사이자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채취하는 기지의 수장인 서명준 역할을 맡았습니다.”
황정민이 TV조선 드라마 ‘한반도’에서 연기하는 서명준은 훗날 통일된 한반도의 대통령이 된다. 그가 이 작품을 고른 이유는 하나였다.
“어릴 때 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하고 공부했어요. 막상 ‘만약 통일이 된다면?’에 대한 해답이 없었던 것 같은데,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보여드리고 싶어요. 서명준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제게 너무나 커다란 산처럼 느껴져서 그걸 어떻게 살갑게 느껴지도록 표현할지가 큰 고민이죠.”
영화 ‘댄싱퀸’에서 변호사 출신 시장 후보를 맡은 그의 모습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떠올리게 하고, 과학자 출신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서명준의 모습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닮았다. 그러다 보니 각종 인터뷰에서 작품뿐 아니라 ‘정치’에 대한 질문도 제법 받았다고.
“영화 촬영을 마치고 나니 서울시장이 바뀌었는데 변호사 출신이더라고요. 작품 속 이야기와 똑같아서 놀랐죠. 드라마에서도 북한의 수장이 바뀌는데, 촬영중에 실제로 북한의 정세가 바뀐 거예요. 대본 집필은 4년 전부터 한 건데 말이죠. 어떻게 이런 우연이 있나 싶어요. 정치 참여 권유요? 하라는 말도 없었지만 하지도 않을 겁니다. 저는 배우가 좋거든요.”

대통령은 그냥 직업일 뿐
그에게 수상의 영광을 안긴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의 시골 노총각,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의 우체국 말단 직원 등 몇몇 작품을 제외하면 황정민은 줄곧 순박한 소시민을 연기해왔다. 구수한 마스크에서 풍기는 편안함 때문이리라. 그는 “서명준도 대통령이 되긴 하지만 대단히 소시민적인 인물”이라며 “사람이 대통령인 것이 아니라 직업이 대통령이라는 것을 마음에 담고 연기한다”고 했다.
드라마 초반부 메탄하이드레이트 채취 기지로 대우조선소 시추선이 등장한다. 빌딩 10층 높이의 촬영장에서는 스태프 모두 안전모를 써야 했다. 그는 “저희를 도와주는 분들이 말하길 ‘여기서 다치는 건 없다, 단지 죽음만 있을 뿐’이라고 하더라”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만큼 어려운 촬영이라 3주간 날이 선 채 예민하게 촬영했어요. 워낙 배경이 좋으니까 촬영하는 재미는 있었죠.”
그와 호흡을 맞추는 북측 책임연구원 림진재 역은 김정은이 맡았다. 그가 본 황정민은 “연기하면서 놀라움을 주는 사람”이었다. 맥가이버처럼 화학 실험 하면서 혼자 소품도 만들고, 루마니아 촬영 당시에는 캠핑 장비를 챙겨와 직접 요리하는 등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였다는 것.
“정말 유연하고 연기를 주고받으면서 희열이 느껴지는 사람이죠. 수년 전 박신양 선배님에게서 받았던 느낌이에요. (정민)오빠와는 서로 주고받는 부분에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비록 꽃미남은 아니지만, 그만의 힘이 있고, 매력적이죠.”
황정민에게 두 번째 드라마 도전 소감을 묻자 “촬영장 적응이 다 됐다”며 활짝 웃었다.
“저는 대극장에서도 소극장에서도, 심지어 변두리 운동장에서도 공연해봤던 사람이거든요. 제가 ‘황적응’이라고요, 처음 드라마를 찍을 때부터 적응을 잘했어요. 촬영장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다같이 으싸으싸 하는 분위기라 정말 행복해요. 3일 찍어서 방송에 1분 나오든 3시간 찍어서 1분 나오든, 그 1분이 제대로 나오기를 바랄 뿐이죠.”
서울시장 찍고 통일대국 대통령까지? 배우 황정민의 파죽지세

드라마 ‘한반도’에서 황정민은 수심 5m 깊이의 대형 수조 세트에서 30시간 가까이 촬영하는 열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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