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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교육의 경쟁력, 교직을 사랑하는 교사들

글·사진 | 이보영(핀란드 통신원)

입력 2011.12.02 17:11:00

핀란드 교육의 경쟁력, 교직을 사랑하는 교사들


세 아이를 통해 핀란드 학교를 간접 체험 하면서 학교가 본연의 임무를 잘 수행해 나갈 때 개인과 국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깨달았다. 핀란드 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한 외국인이 핀란드 교육 전문가에게 그 비결을 물어보니 “오페타야, 오페타야, 오페타야!”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오페타야’는 핀란드어로 교사라는 뜻이다. 그는 ‘교사’라는 대답을 3번 반복함으로써 모든 공을 교사에게 돌린 것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핀란드에서 더 좋은 선생님, 혹은 덜 좋은 선생님은 본 적이 있지만 ‘나쁜 선생님’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사실 감동의 연속이었다. 선생님께서 매일 수첩에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내일 준비물은 무엇인지 자세히 써주셨다. 처음에는 이 선생님이 유별나게 아이들에게 정성을 기울인다고 생각했다. 조금 지나고 나서야 저학년 담당 교사들은 대부분 매일 수첩을 통해 학부모들과 소통한다는 것을 알았다.
한번은 아이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참관한 적이 있었는데 교사가 설명한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한 몇몇 아이들에게 보조 교사 한 명이 붙더니 그중 이해가 가장 더딘 아이에게 또 다른 보조 교사가 붙었다. ‘한 명의 아이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 핀란드 정부의 교육 정책 표어이긴 하지만 이렇게 학급 전체의 완전 학습을 이끌어내는 수업을 보니 ‘핀란드에서는 공부를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이 더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핀란드 교육의 경쟁력, 교직을 사랑하는 교사들

1 아들 미꼬가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예전 담임 선생님을 만나 기념 촬영을 했다. 2 수업 내용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에게는 보조교사가 붙어 이해를 돕는다.



아이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 체벌 대신 인내와 격려로 교육
핀란드에서는 보통 초등학교 1~6학년까지 담임교사가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한 교사가 계속 같은 반을 맡으므로 아이들과 교사 사이가 더 돈독해지는 것 같다. 아이들은 때때로 성을 뺀 이름만으로 선생님을 부른다. 그렇다고 핀란드 교사가 권위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교사들은 체벌과 같은 외부 요인을 빌리지 않고 ‘가르친다’는 기본 의무에 충실함으로써 자신의 권위를 지켜 나간다. 핀란드에서는 아이들이 숙제를 안 해오면 체벌로 다스리기보다 아이가 숙제를 해올 때까지 독려하고 인내로 기다린다. 중요한 것은 혼내는 것이 아니라 숙제를 통해 아이가 필요한 학습을 하고 책임감 있게 과제를 수행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핀란드에서 교사는 학생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존경과 존중을 받는다. 혹자는 핀란드에서는 교사직이 의사나 변호사보다 더 인기 있다고 한다. 교원 양성 학과 입시 경쟁률은 보통 10대 1을 넘으며 고교 졸업 성적 상위 10%에 들어야 입학이 가능하다. 인기 많은 직업이라서 월급도 많을 줄 알았는데 월급 수준은 의외로 그렇게 높지 않다. 핀란드 평균 임금을 약간 웃도는 정도다.
몇 달 전 핀란드 교육 전문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핀란드 교육 성공의 비결이 정말로 핀란드 교사가 세계 최고로 잘 가르치기 때문이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세계 최고의 교사는 아니지만 아마 교직을 가장 사랑하는 교사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핀란드에서는 교사가 다른 직업에 비해 월급이 많다거나 연금이 높다거나 기타 금전적 혜택이 많은 것이 아니므로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은 그야말로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거나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행복한 교사는 행복한 아이들을 낳고 행복한 아이들은 자라서 행복한 사회와 국가를 만든다. 이 전염성 강한 행복 바이러스야말로 진정한 교육 강국 핀란드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보영씨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교육공학 석사과정을 거쳤다. 1999년부터 핀란드에 거주하고 있으며 핀란드 교육법을 소개한 책 ‘핀란드 부모혁명’ 중 ‘핀란드 가정통신’의 필자이기도 하다.

여성동아 2011년 12월 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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