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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Green life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골 풍경

삼척 산골 아낙네가 보내온 편지

기획 | 한여진 기자 글·요리·제작 | 김희진 사진 | 박정용

2011. 12. 02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골 풍경


시골에서 가을걷이를 끝내고,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일은 아마 김장일 것입니다. 농사일이라고 해야 부모님 벼농사 조금 거드는 것이 고작이다 보니 별달리 힘든 줄 모르고 지내다가 김장철이 다가오면 슬슬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김장용 배추를 심을 때마다 ‘올해는 배추 조금만 심자’는 저의 간곡한 제안은 매번 대답 없는 메아리로 돌아오고, 어머니는 “온 가족이 봄까지 넉넉하게 먹어야 된다” 하시며 김장 준비에 들어가십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3백 포기는 족히 심으셨지요. 어느덧 배추가 쑥쑥 자라 밭에 초록색 꽃이 만발한 듯 보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속이 차는 것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지만 이 많은 배추를 모두 김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몸살기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1박2일 동안 엉덩이를 바닥에 붙일 새 없이 김장 담그기에 온 가족들이 매달려야 하거든요. 어머니는 가마솥에 양파, 멸치, 다시마, 표고버섯, 대파, 무 등을 넣어 찹쌀풀을 쑤시고, 형님과 저는 배추를 절여서 씻고 무를 채썰어 양념을 만들지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배추 버무린 후 남자들이 항아리에 옮겨 담고 나서야 김장이 끝납니다. 그때부터는 여기저기에서 “아이고 다리야, 허리야” 하며 소리치기 일쑤죠. 김장하고 나면 겨우내 반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든든하지만 이 많은 양을 하루이틀 만에 하니 몸살이 안 나려야 안 날 수가 없답니다. 어제 어머니께서 오셔서 김장을 하신다고 선포하고 가셨습니다. 겁부터 나지만 일 년 동안 먹을 귀한 음식이니 긴장 바짝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하렵니다.

절인 배추 활용한 채소쌈
“김장을 하다 보면 양념이 남기도 하고 절인 배추가 남기도 하지요. 양념은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김치 담글 때 사용하고, 절인 배추는 채소쌈을 만들어 먹는답니다. 파프리카, 오이, 새송이버섯, 부추 등 냉장고 속 채소를 채썰어 절인 배추로 돌돌 말아 만들면 보기에도 예쁘답니다.”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골 풍경


준비재료
파프리카, 오이, 새송이버섯, 쇠고기나 달걀 지단, 부추, 절인 배추
만들기
1 파프리카와 오이는 5cm 간격으로 채썬다.
2 새송이버섯과 쇠고기는 5cm 간격으로 채썰어 기름 두른 팬에 볶고, 부추는 삶는다.
3 절인 배추에 파프리카, 오이, 버섯, 쇠고기를 올린 뒤 돌돌 말고 삶은 부추로 묶는다.





Merry Christmas~ Happy New Year!
“연말이 되면 도시는 시끌벅적하고 화려하지만, 시골은 김장까지 끝나 한가해집니다. 12월이 되면 한 해를 돌아봐야 될 것 같아 괜스레 숙연해지기도 하고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와도 반짝이는 건 밤하늘의 별뿐이고 트리를 만드는 집도 많지 않아요. 지금껏 트리를 만들어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고 싶어 작은 트리 하나 만들어봤어요. 버선으로 오너먼트를 만들고 ‘happy new year’라고 수놓은 카드를 만들어 달았더니 생각보다 근사하네요!”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골 풍경


패브릭 카드 만들기

준비재료 무명, 흰색 면실, 금사, 머메이드지, 실, 바늘, 가위, 자
만들기
1 무명에 흰색 면실을 이용해 눈꽃 문양으로 플라이 스티치를 놓는다.
2 ①에 금사를 이용해 글자를 아웃라인 스티치로 놓는다.
3 ②의 뒷면에 한지를 붙인다.
4 머메이드지를 카드 모양으로 자른 뒤 수놓은 천이 들어갈 사이즈만큼 오려내 ③을 붙인다.

오너먼트 버선 만들기

준비재료 붉은색 원단(겉감용) 16×22cm 2장, 흰색 원단(안감용) 16×22cm 2장, 나뭇잎용 초록 원단 15×7cm 2장, 장식용 털 25×3.5cm, 끈용 초록색 원단 4×23cm, 실, 바늘, 가위, 자
만들기
1 붉은색과 흰색 원단은 한 장씩 겹쳐서 윗부분 1cm를 홈질로 연결한다. 이때 한 장에는 창구멍을 남긴다.
2 ①을 펼쳐 두장을 겉면과 겉면이 마주보게 한 뒤 시접 부분을 반으로 접는다.
3 ②에 버선 본을 대고 그린 뒤 모양을 따라 홈질한다.
4 시접을 자르고 창구멍으로 뒤집은 뒤 창구멍을 감침질로 막는다.
5 초록색 원단에 나뭇잎을 그린 뒤 모양에 맞춰 잘라 홈질해 뒤집는다.
6 버선에 나뭇잎과 끈, 장식용 털을 단다.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골 풍경


일 년을 마무리하는 시골 풍경


김희진씨(40)는…
강원도 삼척 산골로 귀농해 남편은 천연염색을 하고, 그는 규방공예를 하며 살고 있다. 초보 시골 생활의 즐거움과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블로그(http://blog.naver.com/meokmul)를 통해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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