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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이경섭의 속 시원한 한방

탈모 고민 해결법

스트레스·다이어트는 모발도 못 당해!

사진 | 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11. 11. 03

요즘 학업, 취업, 결혼 등 정신적인 과로와 스트레스로 탈모에 시달리는 젊은 여성들이 많다. 잦은 염색과 파마가 두피와 모발을 손상시키는 것은 물론 흡연과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불균형한 영양 섭취도 탈모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탈모 고민 해결법


예비 신부인 29세 직장인 Y씨는 결혼식이 임박해 말 못할 고민을 안고 진료실을 찾았다. 결혼식을 앞두고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는데 정수리 쪽에 탈모가 심해진 것이다. 처음엔 스트레스로 생긴 일시적인 증상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를 감을 때마다 빠지는 머리카락의 수가 늘더니 정수리 부분이 휑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얼굴에 열이 오르는 증상과 함께 피부 트러블이 생겨 결혼식을 앞두고 걱정이 쌓여만 갔다. 조금만 신경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아도 얼굴이 화끈거리며 심지어 두피까지 열감이 느껴지고 가렵다는 그는 결혼 후 건강한 아기를 임신하기 위해서도 몸을 보양하며 치료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한의학에서는 모발은 혈지여(血之餘)라 해서 혈액이 그 양분이 된다고 보았다. ‘동의보감’에 ‘혈이 충분하면 머리털에 윤기가 있고 혈이 부족하면 머리털에 윤기가 없으며, 혈이 열을 받으면 머리털이 누렇게 되고 혈이 상하면 머리털이 희어진다’고 했다. 모발은 신장에 속하는데 신장의 상태는 머리카락에 나타난다. 따라서 두피와 머리카락이 건강하려면 혈(血)이 충분해야 하고, 튼튼하게 하려면 신장의 기가 튼튼해야 한다.
그러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피를 탁하게 만들고 간의 기운이 울체(기운의 흐름이 막힘)되게 해서 열이 머리 쪽으로 뜨고 신장 기능이 약해져 탈모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여성 탈모 환자들은 복부나 하체는 찬데 얼굴과 두피에만 열이 오르는 상열하한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목이나 어깨 결림, 눈 충혈, 안면 홍조, 여드름 등 머리에 열이 오르는 증상과 함께 하복부 냉증이 동반되므로 탈모 치료 시 이런 증상도 치료해야 한다.

견과류 많이 먹고 긴 머리 스타일은 피해야
탈모의 원인은 개인에 따라 다르다. 한방에서는 환자의 체질에 따라 풍열, 습담, 기혈의 상태를 살펴서 몸 내부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간기를 소통시키고 약해진 신장의 기운을 끌어올리는 전신적 치료를 통해 건강한 몸을 만들어 탈모가 해결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탈모 치료는 단기간에 해결되는 쉬운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치료 결과를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탈모 증상이 있다면 긴 머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물리적으로도 힘을 많이 받아 머리카락이 잘 빠질 수 있고, 머리를 감은 후 말리는 것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남은 습기가 두피 염증을 유발해 탈모를 일으키기 쉽기 때문이다. 충분한 영양 섭취는 두피 건강에 필수다.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채소와 과일, 필수 지방산과 아미노산이 풍부한 견과류나 어류를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약재 중에는 측백엽(측백나무의 어린 가지와 잎으로 만든 약재)이 탈모에 도움을 준다. 측백엽은 혈액의 열을 내려주고 머리카락이 희어지거나 빠지지 않게 하는 작용이 있다. 옥수수기름은 양질의 지방산인 올레산, 리놀산과 레시틴, 비타민 E 등이 풍부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방지할 뿐 아니라 윤기가 나게 하며, 검은깨는 신장의 기능을 북돋워 발모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Y씨는 치료 후 얼굴에 열이 오르는 증상이 호전되면서 피부 트러블도 없어지고 빠지던 머리카락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는 예전보다 컨디션도 좋아지고 건강해진 느낌이라 결혼식에서 아름다운 신부가 되리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탈모 고민 해결법


이경섭 원장은…
경희대 여성의학센터 교수, 강남경희한방병원장. 여자로 태어나 자라고 노화되는 일생을 한의학적으로 예방·관리·치료하는 데 전념하는 한방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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