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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궁금한 그녀

예능 9단’ 국민 MC 김원희 시시콜콜 인생 뒷담화

“남편은 착한 사람, 유재석은 친한 친구, 인간적인 매력은 김용만, 김정은 김선아는 커피메이트…”

글·김지영 사진·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11.10.21 14:39:00

‘올해 백상예술대상 TV 부문에서 여자 예능상을 거머쥔 이는 개그우먼도 아나운서도 아니다.
‘놀러와’와 ‘자기야’의 안방마님 김원희.
앞에 나서기보다 분위기 메이커로 게스트들을 받쳐주다 보니 어느새 장수 MC가 됐다.
TV 밖에서는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그의 진짜 이야기.
예능 9단’ 국민 MC 김원희 시시콜콜 인생 뒷담화


김원희(39)는 1992년 MBC 공채 21기 탤런트로 데뷔했지만 MC 경력 또한 10년이 넘는다. 94년 드라마 ‘서울의 달’로 스타 반열에 오른 이후 연기와 진행을 병행해왔다. 방송 관계자들은 그의 강점으로 편안하고 친근한 진행을 첫손에 꼽는다. 어떤 MC와 짝을 이루든, 게스트로 누가 나오든 안방에서 이야기하듯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끈다는 것이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장수한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이하 놀러와)와 SBS ‘스타부부쇼 자기야’(이하 자기야)도 예외가 아니다.
“어쩌다 보니 프로그램마다 오래가네요. 파트너 복이 많아서일 거예요. 일 욕심을 내지 않은 것도 한몫 했다고 볼 수 있죠. 일이 들어온다고 다 하진 않았거든요. 프로그램을 색깔 없이 여러 개 하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안정적으로 유지해왔어요. 연기자라는 자존심을 지키려고 다작을 하지 않은 건데 결과적으로 그게 저한테 도움이 됐어요.”
8월 말 서울 강남의 한 카페. 6년 만에 만난 그는 세월을 비껴간 듯 보였다. 호탕한 웃음소리도, 인형처럼 작고 깜찍한 얼굴도 예전 그대로였다. 내숭 없고 소탈한 성격도 여전했다. 굳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구릿빛으로 그을린 피부와 전보다 볼륨감이 생긴 몸매 정도랄까.
“살이 많이 쪘어요. 피부는 원래 까만 편인데 최근 괌 여행을 다녀오면서 제대로 탔죠(웃음).”

남을 밟고 일어서는 연예가 생리, 조금씩 알 것 같아
▼ 프로그램 준비는 어떻게 하나요.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아니면 내가 궁금한 걸 주로 물어봐요. ‘놀러와’는 궁금한 사람들이 나오니까 진짜 즐기면서 재미있게 해요. ‘자기야’를 진행할 땐 끼어들기보단 열심히 들어요. 부부간에 서로 터놓고 못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자리라 마치 병원에서 상담하는 것 같은 힐링 효과가 있어요. MC는 진행한다기보다 맥을 짚어주는 역할을 하죠.”
▼ ‘놀러와’를 진행하면서 실수한 적은 없나요.
“방송은 한 시간밖에 나가지 않지만 실제로는 대여섯 시간씩 찍어요. 실수해도 편집 과정에서 덮어주니까 굳이 실수담이랄 건 없어요.”
▼ ‘놀러와’는 팀워크가 좋다고 소문나 있던데…
“정말 그래요. 작가가 바뀌긴 해도 보통 3~4년씩 가요. 고정 식구들은 방송 끝나고 남아서 뒤풀이를 해요. 그 재미에 팀워크가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 유재석씨와 동갑내기 친구고 워낙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서 오피스커플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아요.
“유재석씨가 결혼한 후 흑염소를 한 번 해줬어요. 우리는 스스럼없이 선물도 자주 하고 그래요. 가족 같은 사이니까(웃음).”
▼ 남편에게도 해줬나요.
“우리 남편은 흑염소 안 먹어요. 냄새난다고 싫어해요.”
▼ 유재석씨와 호흡이 가장 잘 맞겠네요.
“유재석씨와는 친구 같은 사이고 인간미 넘치는 건 김용만씨죠. 예전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도 함께한 적이 있고, 오래된 사이라 스스럼이 없어요. 워낙 진행을 잘해서 언제든 흔쾌히 받쳐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에요.”
▼ 진행을 할 때 다른 MC나 출연자들과 멘트를 더 많이 하려고 신경전을 벌이지 않나요.
“보이지 않게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지죠. 말을 더 많이 하려고 욕심내는 사람이 있어요. 전 그런 게 싫어서 상대가 욕심내면 ‘그냥 너 해’ 그러고 말아요. 인정사정없이 치열하게 사는 건 체질에 맞지 않아요. 험난한 연예계에서는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서는 일이 흔하다는데 전 눈과 귀가 꽉 닫혀서 그런 분위기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다가 2~3년 전부터 알겠더라고요.”

▼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계기라기보다 눈을 떴다고 할까요. 나이도 있고, 남의 일에 참견하다보니 눈이 떠지더라고요. 겁이 나기도 하고, 영원히 몰랐으면 더 좋을 뻔 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는 2005년 두 살 연상의 사진작가 손혁찬씨와 15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이들 부부는 경기도 일산 김원희의 친정 근처에 살고 있다. 친정아버지는 무척 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혼 전부터 딸이 시집가면 매일 아침 집에 들러 밥을 지어주겠다고 선언했을 정도. 그런 덕분에 형제 간에 우애도 깊다. 그는 1남4녀 중 둘째딸인데 부모님과 형제들이 모두 경기도 일산에 모여 산다. 김원희는 ‘놀러와’와 ‘자기야’ 외에도 케이블 TV E채널의 ‘다이어트 리벤저’를 단독 진행하고 있다. 남는 시간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과 쇼핑몰도 운영한다. 화장품 브랜드는 스캔들. 그가 기획과 디자인에 참여한 화장품에는 ‘김원희’라는 이름이 제품명에 들어간다. 패션 잡화를 파는 쇼핑몰 키미쇼(www.kimmyshow.com)는 그를 비롯한 네 자매가 함께 만들었다.
▼ 결혼 후 친정아버지가 정말 아침마다 찾아와 밥을 해주시던가요.
“매일은 아니고 가끔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엄마 편에 보내주세요. 엄마도 요리를 잘하지만 아빠 솜씨가 그 못지않거든요. 특히 장조림 맛이 일품이에요.”
▼ 살림은 직접 하나요.
“하죠. 잘 못해서 그렇지. 맞벌이 부부니까 가사를 분담해요. 빨래와 설거지는 주로 제가 하고, 청소나 그 밖의 웬만한 일은 남편이 거의 다 해주고요. 식구가 둘밖에 없으니까 치울 게 많지 않거든요.”
▼ 잘하는 요리가 뭔가요.
“부대찌개요. 남편도 좋아해요. 망칠 일도 없고 김치찌개에 소시지만 넣으면 부대찌개가 되던 걸요.”
▼ 재테크는 어떻게 하나요.
“펀드도 하고 주식도 하고 남들 하는 것 조금씩 해요. 예전에는 수입을 부모님이 전적으로 관리해주시고 저는 용돈 타 썼어요. 그러다 직접 관리해보니 수익률 올리는 방법을 잘 몰라서 수입이 생기면 무조건 보통예금에 맡겼어요. 그랬더니 은행 PB(자산운용관리사)가 왜 그렇게 사냐며 조언을 해주더라고요. 그때부터 재테크에 조금 눈을 떠서 많은 돈을 중국 펀드에 넣었는데 막차를 타서 큰 손해를 봤죠. 공격적인 투자를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더라고요. 전 펀드나 주식 중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걸 찾아서 해요.”
▼ 남편이 호남에 성격도 순해 보이던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내가 하는 일에 불만 없는 걸 보면 정말 착한 사람이에요. ‘자기야’ 하면서 깨달았어요. 제가 꼬투리 잡힐 만한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남편이 잘 참아준다는 걸요. 시댁에 갈 일이 있어도 제 일을 최우선적으로 배려해주고, 잔소리도 많이 안 하고….”
▼ 부부싸움을 안 하겠네요.
“스무 살 때 처음 만났는데 그때부터 티격태격 엄청 많이 싸웠죠. 대신 오래 끌지 않아요. 사랑만은 아니고 믿음, 의리 같은 복합적인 감정으로 함께한 세월이 20년이니까 서로 자존심 세우는 게 얼마나 쓸 데 없는 일인지 잘 알아요. 그래서 웬만하면 다투고도 얼마 지나지 않아 서로 미안하다고 해요. 다만 가끔 기 싸움할 때는 있죠. 이번에는 미안하다고 안 하겠어, 그 정도지 심각하게 문제를 키우지 않아요.”



예능 9단’ 국민 MC 김원희 시시콜콜 인생 뒷담화


예능 9단’ 국민 MC 김원희 시시콜콜 인생 뒷담화

김원희의 네 자매는 우애가 각별하기로 유명하다. 네 자매와 친정식구들은 모두 경기도 일산에 모여 산다.



▼ 지혜롭네요.
“저희는 상대방의 영역에 가리지 않고 침범하고 서로 상처주고 그러지 않아요. 다른 일로 싸우다가 예전에 서운했던 일을 다시 꺼낸다던가, 시댁이나 처가 이야기를 한다던가 하는 일도 절대 없죠. 오래된 커플 치고는 좀 독특하죠. 둘 다 혈액형이 A형이라서 그런가(웃음).”
▼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어요. 연예인들이 한창 쇼핑몰 붐을 탈 때 네 자매가 모여 함께할 만한 일을 찾다가 이거다 한 거죠. 동생이 일본에서 디자인학교를 나왔는데 출산 후 회사를 그만둔 상태여서 전공을 살리고 싶어 했어요. 저나 다른 자매도 패션에 관심이 많아 쇼핑몰 운영을 만만하게 봤어요. 사무실도 얻고 한 1년 동안 구상만 하다가 재미로 시작했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 자매들끼리 우애가 돈독해지는 건 좋지만 재미로 할 만한 일은 아니더라고요. 처음에 사업을 너무 쉽게 본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마음 맞는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나이 잊게 돼
그는 봉사에도 열심이다. 연예인 봉사단체인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의 부회장 겸 총무다. 따사모는 2003년 4월 결성됐다. 그와 정준호, 장동건, 차태현 등 10여 명의 연예인이 뜻을 모았다. 처음엔 어려운 처지의 동료를 돕다 차츰 활동영역이 넓어져 지금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까지 살피고 있다. 그와 절친한 탤런트 김선아(36)와 김정은(35)도 따사모 회원이다. 세 사람을 가리켜 연예계에선 ‘3K’라고 부른다. 김원희는 사람들이 자신을 마당발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인맥이 협소하다, 대신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 가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 따사모 활동은 요즘도 계속 하고 있나요.
“따사모 연예인들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길 원해요. 2004년 말에 사단법인으로 등록했다가 반납한 것도 그 때문이에요. 회원 수가 그 사이 30여 명으로 늘었어요. 그래도 소수 정예죠. 매달 한 번씩 모이고 봉사는 ‘번개’로 해요. 운영 경비는 외부 도움 없이 다 우리 돈으로 지불해요. 회비도 걷고 CF 출연료 일부를 내놓기도 하죠. 그 돈으로 현재 3백명의 초중고생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어요.”
▼ 김선아·김정은씨와는 어쩌다 가까워진 건가요.
“마음이 잘 통해요. 나이로 사귀지 않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려서 그런지 나이를 잘 의식하지 못해요. 김규리, 채림은 따사모 회원은 아니지만 자주 어울리는 친구들이고요.”
▼ 만나면 뭐 하나요.
“예전에는 술도 마시고 그랬는데 지금은 다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한자리에서 커피를 계속 시켜 마셔요. 커피 중독자처럼(웃음). 그러다 보면 대여섯 시간이 후딱 지나가요. 어쩔 땐 새벽까지 가요.”
▼ 어릴 때부터 친구가 많았나요.
“지금도 그렇지만 제가 먼저 다가가기 보단 사람들이 먼저 다가오더라고요. 그것도 축복이죠. 낯을 가리는 편이라 다가오는 사람들과 다 친해지지는 않지만 한 번 친해지면 오래 가요. 그래서 친구들한테 그러죠. 우린 깨지면 안 된다, 같이 놀 친구가 없다고요. 하하하.”
▼ 새벽에 들어가면 남편이 화내지 않던가요.
“다 이해해줘요. 친구들과 아무 때나 만나는 데 불편함이 없게 해줘요. 그런 면에서 내가 굉장히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남편의 배려를 당연시하면 안 되겠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별과 이혼이 흔해진 요즘에도 20년을 함께한 남자와 변함없는 사랑을 나누고 있는 김원희. 인터뷰를 마치며 그에게 그 비결을 물었다.
“부부가 일심동체라면서 모든 감정을 공유하는 건 좋지 않아요. 슬픔도 아픔도 고통도 함께 나누면 둘 다 지칠 것 같아요. 한 사람은 힘이 있어야 힘없는 상대방을 끌어주죠. 전 밖에서 있었던 일을 남편에게 시시콜콜 얘기하지도 않고 관심을 안 보인다며 속상해하지도 않아요. 부부는 존중할 건 존중하면서도 독립적일 필요가 있어요. 서로 의지한답시고 침범하지 말아야 할 영역을 후벼 파는 건 안 좋은 것 같아요.”

여성동아 2011년 10월 5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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