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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안, 유년 시절 외로움 판타지 소설로 빚어내다

글·김유림 기자 사진·현일수 기자

입력 2010.12.16 16:20:00

최근 들어 책을 펴내는 연예인이 많아졌다. 그 실력도 만만치 않아 베스트셀러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또 한 명의 연예인 작가가 탄생했다. 평소 ‘4차원 소녀’로 불리는 조안은 장르도 그답게(?) 판타지 소설이다.
조안, 유년 시절 외로움 판타지 소설로 빚어내다


하늘색 바탕에 소년인지 소녀인지 구분 안 되는, 눈이 땡그란 아이가 그려져 있다. 탤런트 조안(28)의 첫 번째 소설 ‘단 한마디’ 표지 모양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표지 속 아이는 작가 조안과 너무도 닮아 있다. 미지의 세계에서 온 듯한 아이의 표정이 신비감을 자아내는데, 표지를 포함해 책에 삽입된 일러스트도 조안이 직접 그런 것이다. 지난 11월 중순 한 인터넷서점이 주최한 ‘독자와의 만남’ 자리에서 대면한 그는 “제 책을 읽은 독자들과 만난다는 게 연기로 상 받을 때보다 더 떨린다”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책은 옴니버스 형식의 짧은 단편들로 엮여 있다. 그중 책의 제목으로도 사용된 ‘단 한마디’의 내용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어렵게 아이를 얻은 부모는 어느 날 꿈속에서 만난 천사를 통해 아이가 평생 살면서 단 한마디밖에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낙심한 부모는 아이가 인생을 살면서 기쁘거나 슬플 때, 사랑에 빠졌을 때, 위험에 닥쳤을 때,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단 한마디’를 찾아 평생 고민하다 목숨을 다하기 전 아이에게 그 말을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조안은 “여러분이 부모라면, 아이에게 어떤 말을 들려주시겠습니까?”라고 글을 맺는다. 다소 엉뚱하고 불완전한 맺음이란 생각도 들지만 책 전체에 펼쳐져 있는 조안의 기발한 상상력과 순수함이 잔잔한 울림을 준다.
“원래 동화를 좋아해요. 엄마가 어릴 적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주셨는데, 그때 기억이 많이 남아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엄마는 늘 바쁘셨기 때문에 어릴 때 엄마가 동생과 제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너무 기다려지고 빨리 끝날까봐 늘 조바심 났던 것 같아요. 또 어려서부터 혼자 공상하는 걸 좋아해서 제 머릿속에 있는 얘기들을 한 번쯤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사실 어릴 적 꿈은 만화가예요. 중학생 때 반 아이들에게 선물을 받고 만화를 그려주면서 만화가의 꿈을 키우기도 했죠. 출판사에서 책에 일러스트도 넣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판타지 소설 하면 밝고 가벼울 것 같지만 ‘단 한마디’는 조안의 어린 시절 지독히 앓았던 외로움에서 시작됐다. 맞벌이하는 부모님 때문에 어린 시절 그는 엄마 아빠와 헤어져 할머니집에서 또 이모집으로 옮겨 다니며 자랐다고 한다. 동생이 태어난 뒤에는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박탈감도 심하게 느꼈다고.
“유난히 외로움을 많이 탔어요. 어릴 적,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무척 좋아했는데 주인공 제제가 꼭 저 같다는 생각에 매일 울면서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러면서 ‘나는 왜 태어났을까. 세상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또 진실로 나를 사랑해주는 분은 하느님 밖에 없다고 생각해,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 빨리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사실 이런 얘기하면 엄마가 너무 속상해하셔서 죄송해요. 어릴 때는 부모의 사랑을 잘 이해하지 못하잖아요. 그리고 지금은 절대로 빨리 죽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아들 딸 낳고 아주 오래오래 살 거예요(웃음).”
어려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조안은 학교에 들어가서도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 한다. ‘내가 말을 걸면 저 친구가 좋아할까? 나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운동회 때 청군 백군 나눠서 응원을 하잖아요. 응원가로 ‘개똥벌레’를 많이 불렀는데, 당시 저는 개똥벌레가 마치 저 자신과 같다는 생각에 운동장 뒤로 가서 하염없이 울기도 했어요(웃음). 이번 소설은 외로움 많이 타고 미성숙했던 과거의 제가 쓴 거라 생각하시면 돼요.”
책 속에는 주인공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소년과 소녀가 등장할 뿐인데, 글을 쓴 자신뿐 아니라 책을 읽는 독자들도 소년과 소녀에 각자 자신을 투영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한다.
데뷔 후 연기자로서 꾸준히 성장해온 그에게 어린 시절의 아픔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솔직하게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조안은 “무겁고 모난 돌멩이도 자꾸 만지고 밖으로 꺼내면 어느 순간에는 동그랗게 닳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감 부족하고 외모 콤플렉스도 느껴

조안, 유년 시절 외로움 판타지 소설로 빚어내다


이날 그는 또 다른 의외의 얘기를 들려줬다. 연기자라는 선택받은 직업을 갖고 있지만 누구보다 자신감이 없고, 특히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린다는 것. 성형외과를 두 번이나 찾아갔지만 매번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되돌아왔다고 한다. 특히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고.
“이런 얘기는 처음 하는 건데, 차라리 어릴 때 고쳤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거울을 부숴버리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거든요. 그런데 이제 와서 고치기에는… 얼굴도 다 알려졌고(웃음). 가끔 인터넷을 하면서 제 외모에 대한 댓글을 접하는데, 다크서클이 심하다는 식의 글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안 그래도 어려서부터 다크서클이 심해서 별명이 판다곰이었거든요. 성형의 유혹을 느낄 때면 ‘하느님이 멀쩡한 팔다리를 주신 게 어디야. 건강한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지’하고 자기 위안을 해요(웃음).”
조안은 자신감 부족하고 소심한 성격 때문에 처음 연예활동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인간관계에 있어 기술이 부족하다보니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스스로 한계를 느낄 때도 있었다고.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는 또 사람을 통해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세 자매’에 출연하면서도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특히 여러 가지로 힘들 때 명세빈 언니가 큰 힘이 돼줬어요. 세빈 언니는 정말 성인 같아요. 앞으로 본받고 싶은 선배예요.”
요즘 그를 힘들게 했던 일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최근 기사가 난 대로 조안은 얼마 전 공식 연인인 오만석과 결별설에 휩싸인 적이 있다. 당시 두 사람은 “결별설은 잘못된 소문”이라는 공통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조안은 “여전히 잘 만나고 있다”며 더 이상의 질문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조심스레 밝혔다.
지난해 영화 ‘킹콩을 들다’로 연기 폭이 넓어졌다는 평을 받은 조안은 평생 배우의 길을 가되,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을 위한 동화도 쓰고 싶다고 한다.

여성동아 2010년 12월 5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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