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빙판길에서 ‘꽈당’ 엉덩방아를 찧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실외 낙상사고의 40% 정도가 겨울철에 발생한다. 살얼음이 얼어 길이 미끄럽기도 하거니와 차가운 기운이 근육을 수축시키고 뻣뻣하게 만들어 몸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또 눈이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몸이 움츠러들고 시야가 흐려져 사고를 당하기 더 쉽다. 연말연시 음주로 몸의 균형이 흐트러져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잦다. 낙상 사고의 80% 정도는 가벼운 찰과상으로 끝나지만 골다공증이 있거나 평소 몸이 약한 노인의 경우 장기간의 투병으로 이어져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장 다치기 쉬운 부위는 손목과 고관절
낙상 시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손목이다. 대개 미끄러질 때 반사적으로 바닥에 손을 짚는데 이때 체중의 2~10배 정도 힘이 손목에 가해져 골절이 발생한다. 그 경우 골절 부위 변형과 함께 심한 통증이 생기고 붓는다. 손목 골절은 방사선 검사만으로도 쉽게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낙상 후 손목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엉덩이와 허벅지를 연결하는 고관절 부위에 부상을 입을 경우에는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한다. 고관절은 어느 정도 손상을 받더라도 다리뼈나 팔처럼 통증이 심하지 않고 부기가 적어 처음에는 이상 여부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진 노인들 중에는 고관절이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통증과는 별개로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낙상사고를 당했다면…
미끄러져 넘어질 때 중심을 잡으려고 몸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거나 손을 잘못 짚으면 오히려 부상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넘어질 때는 몸의 힘을 빼고 등을 바닥으로 향해 눕듯이 편안하게 넘어지거나 옆으로 넘어지는 게 안전하다. 또 낙상사고를 당했을 때는 무리해서 일어나려고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하지 않다고 방치했다가 후유증이나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사고 후 특별한 문제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낙상을 예방하려면…
평소 운동을 통해 관절과 관절 주변 조직을 강화하면 이러한 부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몸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관절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실내자전거 타기, 수영 등이 도움이 되며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스트레칭을 병행하면 관절의 운동범위를 늘려주고 근육 내 피로물질 배출을 돕게 되므로 효과가 더 좋다. 신발은 굽이 낮고 바닥에 미끄럼방지 처리가 돼 있는 것을 신고, 손은 주머니에서 빼 최대한 균형을 잡으며 보폭을 줄이면서 걷는다. 또 고개를 숙이거나 몸을 움츠리고 걷기보다는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앞을 보고 걸어야 하며 얼음이 두껍게 언 곳은 물론 계단이나 건물의 출입구 등 살얼음이 생기기 쉬운 곳도 주의해야 한다.
김성찬 원장은 …
한양대 의대 및 대학원을 졸업한 정형외과 전문의. 군포병원 원장. 외유내강, 튼튼한 골격과 근육조직이 건강의 시작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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