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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도전은 계속된다

이번에는 ‘역전의 여왕’ 김남주 ‘시즌 2’에 대처하는 자세

글·이혜민 기자 사진·지호영 기자

2010. 11. 17

CF 퀸 김남주가 어느 날부터 배우로 불리기 시작했다. 출산 후 첫 복귀작으로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찍고부터다. 그런 그녀가 다시금 여왕 시리즈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다.

이번에는 ‘역전의 여왕’ 김남주 ‘시즌 2’에 대처하는 자세


“시리즈로 살아남은 유일한 드라마이니까 어깨가 무거워요(웃음).”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 남편 뒷바라지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아내 천지애를 연기해 ‘천지애 신드롬’을 몰고 온 김남주(39)가 드라마 ‘역전의 여왕’으로 돌아왔다. 화려한 골드미스로 살다가 결혼과 동시에 현모양처가 되지만, 남편을 구하기 위해 다시 사회로 진출해 고군분투하는 황태희 역을 맡은 것이다. 전작이 뛰어났기 때문에 ‘시즌 2’에 임하는 자세부터 남다르다고 했다.
“전작에 못 미쳐도, 넘쳐도 질타하실 것 같아서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웃음을 주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니까 고민도 되고요. 근데 그것 때문에 너무 부담스러워하니까 김승우씨가 ‘네가 개그맨도 아닌데 웃기는 것에 대해서 왜 그렇게 고민하느냐’면서 ‘편하고 진지하게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마음 편안하게 먹고 장면마다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있어요(웃음).”
시즌 2가 제작되는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이 순간을 기다리며 다른 작품을 고사해왔다. 한동안 CF 스타로 불린 자신을 배우로 거듭나게 한 ‘내조의 여왕’에 대한 애착이 그만큼 컸던 것이다. 이 작품으로 데뷔 16년만에 각종 연기상을 수상한 그는 인생의 전환점으로 ‘내조의 여왕’을 꼽는 데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이번에 정준호씨 하고 같이 출연하다 보니까 옛날 생각이 나는데, 예전에 ‘왕초’라는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가 단역이 된 적이 있거든요. 그런 경험 때문인지 항상 연기에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 데다 CF 스타라는 이미지가 강해 배우로서의 입지는 거의 없는 상태였고요. 당시 저는 스스로를 배우 김남주로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시청자들이 인정해주시지 않으니까 말하기도 쑥스러웠어요. 김승우씨랑 결혼하고 나선 배우들이 집에 놀러오면 제 자신이 되게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죠. 두 아이를 낳고 살면서는 그저 좋은 엄마로 남아야 되겠다 싶었고요. 그런데 ‘내조의 여왕’을 찍은 뒤로는 누군가를 만나도 그때처럼 작아지는 느낌은 안 들어요. 덕분에 연기자로서 기를 펴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전작 주인공만큼이나 이번 주인공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일보다 가정을 택하고, 남편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황태희 모습에서 새삼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황태희가 저랑 가장 많이 비슷한 점은 가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거예요. 저는 신인 때부터 결혼하는 게 꿈이었거든요. 만약 결혼과 일, 둘 중 하나를 고른다면 가정을 택할 정도로요. 저는 남자가 바로 서야 가정이 행복해진다고 보기 때문에 남자 쪽이 더 잘되기를 바라는 편이에요. 남편을 위해 고군분투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이기도 하고요.”

고생하는 남편 생각에 드라마 촬영 중 눈물 나
내조 얘기가 나오자 이야기가 술술 풀렸다. 그에게는 남다른 비법이 있는 듯했다.
“저는 남편 기죽는 거 싫거든요. 결혼 후 한동안 현금이 없어서 김승우씨가 힘들어한 적이 있는데, 그때 은행에 묶어놓은 돈을 깨서 줬어요. 남자들이 볼 때는 최고죠 뭐(웃음). 그리고 주변사람들에게 남편 험담을 하지 않아요. 살다 보면 남편한테 화날 때가 있는데 친구들에게 얘기하면 당시 제 마음은 좋아질지 몰라도 나중에 보면 결국 남편에게 안 좋은 것 같더라고요. 결국 친구들이 김승우씨를 그런 사람으로 아는 거니까요.”
이렇듯 그가 남편을 애지중지하게 된 건 결혼하고 나서부터다. 결혼 6년 차인 그는 남편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세월이 갈수록 짙어진다고 했다.
“신혼일 때는 잘 몰랐는데, 아이가 자라나면서부터 가장의 무거운 어깨가 보이더라고요. 그런데 그 무게를 김승우씨 혼자 감당한다 생각하니 너무 불쌍해 보였죠. ‘역전의 여왕’ 촬영하면서 드라마 속 제 남편인 준수가 ‘난 어떻게든 내 힘으로 당신이랑 소라를 먹여살리겠다’고 하니까 진짜 남편 김승우씨 생각이 나서 그랬는지 평소 눈물 흘리려면 한참을 준비해야 하는데 그 신을 찍을 때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가장으로 살아가는 게 참으로 힘든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가장의 면면이 많이 그려질 거예요.”
김남주는 “주부로서의 이런 경험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물론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도 있다. 빡빡한 드라마 촬영 스케줄 때문이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어서 촬영장에서 울기도 했어요. 아이들이랑 떨어져 있는 게 쉽지만은 않죠. 아이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면서 별의별 고민을 다 하는 거죠. 그렇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해요. 그래봐야 고작 3, 4개월 촬영하는 거니까 이것 끝내고 나서는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면 되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나중에 엄마의 좋은 모습이 있었다는 걸 보여주려면 이 정도의 희생은 필요하다고 봐요. 그래도 촬영 때문에 집을 오래 비우게 되면 아무래도 불안하긴 해요(웃음).”
하지만 연기력을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에 그랬던 것처럼 현재를 즐기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상황이 어려웠을 때도 긍정적인 편이었거든요. 배우인 나를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않아도 나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은 있을 거야, 그래도 신인 때보다는 조금 나아졌잖아, 지금이 더 좋잖아 하면서 제 스스로를 다독였어요. 그런 마음으로 살다 보니까 현재를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역전의 여왕’도 그런 마음으로 찍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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