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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VIP 향연~ G20 정상회의 미리 보기

글·김명희 기자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Rex 제공

2010. 11. 16

오는 11월, 세계의 눈과 귀가 서울을 향해 쏠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주석 등 내로라하는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별들의 잔치’가 될 G20 정상회의 이모저모를 미리 살펴봤다.

세계 최고 VIP 향연~ G20 정상회의 미리 보기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만찬 중 대화를 하고 있다.



오는 11월11, 12일 양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0개국 정상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세계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다.
G20의 ‘G’는 그룹(group)의 약자로 모임을 뜻하고, 숫자 20은 참가국 수를 가리킨다. G20은 선진국 그룹인 G7(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과 신흥국 12개국(사우디아라비아 오스트레일리아 러시아 인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유럽연합(EU)으로 구성돼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6개월에 한 번씩 순번제로 맡는 의장국이 회의에 참석하는데 현재는 벨기에가 의장국이다.
각국 정상은 11월10~11일 전용기를 이용해 입국할 예정인데, 의장국인 우리나라를 제외한 각국 의전 서열은 대통령이나 국가주석이 총리급보다 우선이며 급이 같은 경우에는 재임기간이 오래될수록 서열이 높다. 이 순서로 봤을 때 의전 서열이 가장 높은 이는 룰라 다 실바(65) 브라질 대통령이다. 룰라 대통령은 드라마 같은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14세 때부터 금속노동자로 근무하다 왼손 새끼손가락이 잘리는 상해를 입었다. 부인이 출산 도중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해 아이와 함께 사망한 일을 계기로 노조활동을 시작, 정치와 인연을 맺었으며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된 데 이어 2006년 재선에 성공했다.

노동자·갑부… 배경 다양한 20개국 정상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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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은 후진타오(68) 중국 주석이다. 그 역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고 중국 명문 칭화대 졸업 후 수력발전소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국가 서열 1위까지 올랐다. 탈권위적이며 ‘중국의 대표적인 애처가’로 불릴 정도로 가정생활에 충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버락 오바마(49) 미국 대통령은 의전 서열은 높지 않지만 사실상 G20 정상회의를 이끄는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역사상 첫 흑백 혼혈 대통령으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여성 수반은 모두 3명으로, 저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하나씩 달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56) 독일 총리는 독일 최초 여성 총리이자 동독 출신 첫 총리다. 과학자 출신으로 정치 감각과 수완이 뛰어나고, 배포도 커서 일명 ‘독일의 대처’라고 불린다. 2006∼2009년 4년 연속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에 뽑혔다. 1982년 첫 남편과 이혼하고 98년 화학과 교수 요아힘 자우어와 재혼했으나 자녀는 없다. 클래식 감상을 좋아하며 휴가 때는 알프스에서 자전거 하이킹을 즐긴다고 한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7)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지난 2007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로써 이들 부부는 세계 최초의 ‘직선 부부 대통령’이라는 진기한 타이틀을 갖게 됐다. 변호사 출신인 데다가 언변과 친화력이 뛰어나 영부인 시절부터 ‘아르헨티나의 힐러리’라고 불렸다.
줄리아 길라드(49) 호주 총리 역시 호주 최초의 여성 총리다. 영국 이민자 출신으로, 솔직하며 대중 친화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미혼이지만 남자 친구가 있다고 한다.
최연장자는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86)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초대 국왕 압둘 아지즈의 13번째 아들로, 2005년 이복형인 파드 국왕이 서거한 후 왕위를 이었다. 재산이 무려 25조원에 달해 G20 정상 가운데 가장 부자지만 청렴한 성품으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가즈프롬 회장 출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5) 러시아 대통령 역시 상당한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시절부터 딥퍼플, 핑크플로이드 등 서방 록밴드를 좋아해 대통령이 된 후 딥퍼플을 크렘린 궁으로 초청한 적도 있다. 이탈리아 정장과 프랑스산 와인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3) 이탈리아 총리는 94~95년, 2001년~2006년 총리를 지낸 데 이어 2008년부터 다시 총리로 재직 중이다. 동시에 이탈리아 명문 축구 구단 AC밀란 구단주이자 최대 미디어그룹 메디아세트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재산규모가 10조원에 달해, 한 조사에서 이탈리아 갑부 순위 1위에 올랐으며 지난 5월 두 번째 부인 라리오 여사와 이혼했는데, 위자료로 매달 4억원 이상 지급한다고 한다.



정상회의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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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오찬 모습.



각국 정상은 숙소에서 짐을 풀고 휴식을 취한 뒤 11월11일 오후 6시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환영 리셉션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중앙홀을 중심으로 G20 정상, 재무장관, 참가국 교섭대표를 위한 만찬장 세 곳이 마련되며 만찬장 인근에 국보급 문화재를 전시해 정상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재를 둘러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후 각국 정상들은 같은 장소에서 회의 의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며, 영부인들을 위해서는 별도의 만찬이 마련된다고 한다. 환영 행사는 오후 9시쯤 끝나고 각국 정상들은 숙소로 돌아간다.
이튿날 일정은 좀 더 빠듯하다. 오전 9시부터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상회의 전체회의 세션 1~2가 진행되며 오찬 후 전체회의 세션 3~4가 열린다. 이후 모든 회의가 마무리되면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이 마무리된다. 서울 정상회의를 마친 정상들 중 일부는 11월13일부터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다.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는 10월 말 열리는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사전 조율되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강하고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국제 협력 방법, 국제금융기구(IMF) 개혁 및 글로벌 금융 안정망 구축, 최근 세계 경제의 핫 이슈로 떠오른 환율전쟁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G20 정상회의에 맞춰 세계 경제계 거물들이 총집합하는 ‘G20 비즈니스서밋’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G20 비즈니스서밋’ 은 11월10일 환영 만찬을 시작으로 총 3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한다. 이 회의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요제프 아커만 도이체 방크 회장, 스티브 그린 HSBC 회장, 피터 샌즈 스탠다드차타드 CEO 등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 G20 정상회의, 안전 대책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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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들이 총출동하는 행사이니만큼, G20 정상회의의 안전 대책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G20 정상회의 경호를 총괄하는 곳은 대통령 소속 ‘경호안전통제단’이며 김인종 대통령실 경호처장이 단장을 맡고 있다.
각국 정상을 경호하는 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테러 방지다.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외국인 출입국 통제를 강화했으며, 9월부터는 ‘외국인 지문확인 시스템’을 가동했다. 전국 공항과 항만에 지문인식 얼굴대조 장비를 설치해 위험 인물의 입국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다. 정상회의가 임박한 11월8일부터는 서울 지하철역 물품보관함이 임시 폐쇄되고, 쓰레기통도 투명한 것으로 교체된다. 11월9일부터는 경호 안전구역에서 화약류 사용이 금지된다.
G20 정상회의 기간인 11월11, 12일에는 회의장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중심으로 반경 2㎞ 내외가 경호 안전구역으로 설정돼 집회 및 시위가 전면 금지된다. 11월12일 오전 0시부터 오후 10시 사이에는 일반인이 코엑스 단지 안에 들어갈 수 없으며, 반경 600m 내에서는 검문검색을 실시한다. 코엑스 반경 600m 이내 지역에 사는 주민이나 상근자는 별도의 출입증을 받거나 주민등록증에 출입 스티커를 부착하고 검문검색을 거쳐야만 출입할 수 있다. 경찰은 코엑스 건물 외곽에 ‘전통 담장형 분리대’를, 무역센터단지 외곽(현대백화점 제외)에 ‘녹색 펜스’를, 반경 600m 외곽에 높이 2.2m짜리 안전방호벽을 각각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11월12일 오전 0시부터 오후 11시 사이에는 영동대로·경기고 사거리에서 삼성역 사거리 방향과, 테헤란로 삼성역 사거리에서 현대백화점 사거리 방향 도로가 차단된다. 봉은사로와 아셈로는 왕복 6차로의 양방향 하위 1개 차로를 제외하고 전면 통제된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는 강남구와 송파구에 3.6t 이상 화물차량과 건설기계, 고압가스 탱크로리, 폭발물 운반차량이 통행할 수 없다. 각국 정상이 이용하는 주요도로 역시 ‘G20 전용로’로 지정돼 한시적으로 통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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