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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행복한 나날

엄마로 돌아온 신은정

“운명처럼 만난 남편과의 결혼생활, 남편 닮은 아들 보며 느끼는 행복”

글·김유림 기자 사진·지호영 기자 || ■ 장소협찬·로얄네이쳐 카페

입력 2010.11.16 13:47:00

드라마 ‘태왕사신기’가 낳은 커플, 박성웅·신은정 부부는 결혼 후 안팎으로 웃을 일이 많아졌다. 지난 4월 아빠를 쏙 빼닮은 아들 상우가 태어난 데 이어 박성웅은 ‘제빵왕 김탁구’로 연기 인생에 도약기를 맞았다. ‘두 남자’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신은정을 만났다.
엄마로 돌아온 신은정


자그마한 체구에 넉넉한 아이보리색 셔츠를 걸쳐 입은 모습이 20대 소녀 같다. 편안한 옷차림새만큼이나 평온한 얼굴로 등장한 신은정(36)은 생후 5개월 된 갓난쟁이와 씨름하는 초보엄마라고 하기에는 여유가 느껴졌다. “아이 낳고 팔 두께가 두 배가 됐다”며 볼멘소리를 했지만 여전히 그는 호리호리한 몸매에 생기 있는 피부를 유지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SBS 일일드라마 ‘호박꽃 순정’으로 2년 만에 본업인 연기자로도 돌아왔다.
“임신 초반에 한 번 위험했던 적이 있어서 열 달 내내 조심조심했어요. 특히 신종플루가 극성을 부릴 때여서 바깥출입은 거의 하지 않았죠.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촬영장에 나가니까 의욕도 넘치고 재미있어요.”
그럼에도 현재 그의 최고 관심사는 단연 아이다. 지난 4월에 태어난 아들 상우는 아빠를 쏙 빼닮았다고 한다. 임신해서부터 은근히 아들이길 바랐던 남편은 태명도 아빠를 똑 닮으라는 의미에서 ‘판’이라 지었는데, 소원대로 아들이 태어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고.
“제가 호랑이 띠고, 남편도 ‘태왕사신기’에서 ‘백호의 신’으로 나와서, 주위 사람들이 ‘백호가 호랑이 아내를 만나 백호해에 백호를 낳았다’면서 축하해주셨어요(웃음).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팔불출이 된다고 하는데, 저 역시 내 아이와 관련된 거라 하면 뭐든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 같아요. 남편도 동네방네 아이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어요. 촬영장에 가도 만나는 사람마다 휴대전화로 아기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느라 바쁘대요(웃음).”
더욱이 얼마 전 박성웅(37)이 출연한 ‘제빵왕 김탁구’가 온 국민의 사랑을 받으면서 아이는 집안의 ‘복덩이’로 불린다. 신은정이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드라마 촬영을 시작한 남편은 감독의 큐 사인이 떨어지기 전 차분히 눈을 감고 아이 얼굴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러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연기도 더 자연스럽게 잘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남편은 드라마 복귀를 앞둔 그에게도 ‘연기 잘할 수 있는 비법’이라며 가르쳐줬다고 한다.
“제가 직접 해보니까 신기하리만큼 마음이 편안해져요. 덕분에 감정연기나 리액션 등 모든 게 여유 있어지더라고요. 아이를 낳고 연기자로서 좀 더 성숙해진 느낌이에요.”

조바심 들 무렵 찾아온 임신 소식
지난 2008년 드라마 ‘태왕사신기’에 함께 출연하며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은 각자 적지 않은 나이를 생각해 신혼 초부터 아이를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1년이 다 돼가도록 소식이 없자 조금씩 조바심이 들기 시작할 무렵, 감사하게도 아기가 찾아왔다. 그는 믿기지 않는 상황에 3번이나 임신 테스터를 사용했다고 한다.
“남편과 함께하는 해외촬영을 앞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서 임신 테스트를 해봤는데, 두 줄 중 한 줄은 뚜렷하게 나오고 한 줄은 흐릿한 거예요. 순간 울컥하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어쩌면 임신일지도 모르는 거니까요. 또 하나를 뜯어서 해봤는데 똑같이 나와서 또 하나를 뜯었어요(웃음). 결과는 마찬가지였고요. 그날 저녁까지 아무 말 안 하고 있다가 잠자리에 들기 전 남편한테 그 세 개를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면서 분명히 임신이라며 펄쩍펄쩍 뛰더라고요(웃음). 다음 날 병원에 가서 임신이란 걸 확인하고는 바로 촬영팀에 전화해서 사정을 얘기하고 스케줄을 취소했어요.”
임신 초반에는 입덧 때문에 과일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쇠고기 마니아였던 그는 임신하자 식성도 반대가 돼 고기보다는 채소와 과일을 즐기는 날이 많았다. 특히 귤과 사과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그래서인지 아기 피부가 유난히 고운 것 같다”며 웃었다.

엄마로 돌아온 신은정


요즘 그는 여느 엄마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옹알이, 표정 하나, 손짓 하나에도 큰 감동을 받곤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자신을 보고 방긋 웃어주는 아이를 보면 에너지가 충전되는 듯한 기분이라고. 무엇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출산한 탓에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탈 없이 잘 자라주는 것만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그는 앞으로도 아이가 자신의 뜻대로 커주기를 강요하지 않고, 단지 인생의 멘토로서 길잡이 역할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제가 존경하는 분이 계신데, 그분은 어려서부터 아들과 속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해요. 주로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 채팅으로 얘기를 나누는데, 하루는 대학생이 된 아들이 ‘엄마 키스는 어떻게 하는 게 잘하는 거예요’하고 물어왔대요. 그러자 인터넷으로 ‘키스 잘하는 법’을 찾아 여러 개를 스크랩한 뒤 맨 마지막에 ‘아들아, 사실 키스는 테크닉보다 상대방을 향한 너의 진심이 더 중요한 거란다’하고 메모를 남긴 뒤 아들에게 건네줬다고 해요. 저도 그런 친구 같은 엄마가 되면 좋겠어요. 또 아이에게 물질적인 풍요로움보다 건강한 사고방식과 따뜻한 인간미를 안겨주고 싶어요. 야구를 좋아하는 남편은 아이를 야구선수로 키우고 싶어하는데, 어려서부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주면 안 된다며 유치원도 안 보내겠대요(웃음).”



결혼 후 “러브신 용납 못한다” 선언한 남편
신은정은 남편의 ‘연예인답지’ 않은 모습에 끌렸다고 한다. 예전부터 연예인과의 결혼은 결사 반대였던 그는 처음 남편을 소개받았을 때 평범한 외모와 인간적인 면 때문에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다만 훤칠한 키나 예사롭지 않은 눈매, 다양한 감정표현 등을 보면서 연기자로서 좋은 조건을 갖췄다는 생각은 들었다고 한다. 연애를 하면서부터는 그동안 가려져 있던 남편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의상이며 헤어스타일까지 그가 일일이 나서 스타일링을 해줬다. 남편은 처음에는 쑥스러워 변신을 꺼려했지만, 주위 반응이 좋다는 걸 알고부터는 전적으로 그에게 스타일링을 맡기고 있다. 그래서인지 신은정은 결혼 후 남편이 멋있어졌다는 칭찬을 자주 받는다고 말한다.
부부 사이에 주도권은 누가 갖고 있을까. 결혼하고 한 달간은 자주 다퉜다는 그는 “남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남편한테 많이 맞추는 편”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친구 많고, 술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 술자리에도 자주 나갔다고 한다. 처음에는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남편을 이해하지 못해 잔소리를 많이 했는데, 다투는 대신 함께 즐기는 쪽을 택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남편 또한 아내의 그런 노력을 잘 알기에 이제는 누구보다 가정적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결혼 후 연기자로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데뷔 후 10년 가까이 무명 시기를 보낸 박성웅은 ‘태왕사신기’를 연기 인생의 터닝 포인트로 맞아,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에 연달아 출연하며 확실히 이름을 알렸고, 신은정 역시 지난해 드라마 ‘에덴의 동쪽’으로 MBC 연기대상 조연 부문 황금연기상을 받았다. 실제로 두 사람은 연애시절부터 연기와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서로에게 훌륭한 카운슬러가 돼줬다고 한다. 이는 결혼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한 가지 달라진 건 박성웅이 아내의 러브신에 극도로 민감해졌다는 점이다.
“남편은 상당히 보수적이에요. 자기는 남자라 베드신, 키스신도 괜찮지만 저는 안 된대요. 만약 그런 배역이 들어오면 못 한다고 하든가, 작가한테 그 부분은 빼달라고 하래요. 하지만 저는 남편과 생각이 달라요. 남편이 다른 여배우와 강도 높은 애정신을 찍는다 해도 상관없거든요. 연기자라면 그게 어떤 것이든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남편과 얘기가 끝나지 않았어요(웃음).”

엄마로 돌아온 신은정

날마다 부부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아들 상우.



98년 S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그는 지금껏 큰 기복 없이 꾸준히 연기생활을 해왔다. 물론 ‘톱스타’는 아니었지만 연기자로서 자부심은 잃지 않으려 애썼다고 한다.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그를 답답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는 “스스로에게 떳떳한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몇 년 전 어떤 분이 저한테 ‘지름길을 두고 왜 돌아가려 하냐’고 물은 적이 있어요. 저 자신을 드러내는 데 너무 미숙하다는 거였죠. 쉽게 말해 연기자로 뜨고 싶으면 방송 관계자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회식 자리 같은 데서 높은 분들에게 저 자신을 어필하라는 거였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성공의 길은 그분이 생각하는 것과 달랐어요. 여자라는 점을 무기 삼을 생각은 전혀 없었고요. 대신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 되고 싶어
하지만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는 찾아왔다. 연기와 연예활동에 대해 회의를 느껴 2년 가까이 활동을 접은 것. 그 배경에는 고 이은주의 자살이 숨어 있다. 신인시절 ‘카이스트’에 함께 출연한 두 사람은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줄곧 가깝게 지내며 서로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사이였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05년 갑자기 이은주가 생을 마감하자 신은정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은주가 떠나기 2주 전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그날 은주를 보면서 무엇 때문에 힘든지 알겠더라고요. 그러고 나서 갑자기 은주가 떠나니까 드라마는 물론, TV조차 보기 싫어졌어요. 이쪽 일과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가 가식적으로 보이더라고요. 그때 마침 중국에서 섭외가 들어왔고 온전히 도피하려는 마음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중국으로 떠났어요.”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까지 국내 복귀를 생각지 않았던 그는 인천공항에 내려 휴대전화 전원을 켜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고 한다. ‘카이스트’ 때부터 친하게 지낸 송지나 작가가 ‘태왕사신기’에 출연해달라는 음성메시지를 남긴 것. 결국 그는 송 작가에 대한 믿음으로 다시 연기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뒤라서인지 그때부터 그는 연기를 대하는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고 한다. 신은정은 송 작가에 대해 “다시 연기할 수 있게 해줬을 뿐 아니라 결혼까지 시켜주신 고마운 분”이라고 말했다.
신인시절부터 자신에게 늘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온 그는 결혼 후 엄마가 된 뒤에도 그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는 듯 보였다. 자신이 꿈꾸는 미래상을 설명하면서 “아이와 남편을 생각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이 유난히 빛났다.
“연기자란 직업이 루머에 시달리기 쉽잖아요. 제가 잘못하면 남편을 비롯해 모든 가족이 힘들 게 뻔하죠. 연기에 대한 욕심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아무래도 당분간은 아이에게 좀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할 것 같아요.”
결혼 전부터 아이 욕심이 많았다는 그는 아직 어린 아들이 마음에 걸린다면서도 벌써부터 둘째에 대한 소망을 넌지시 내비쳤다. 둘째는 내후년쯤 계획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내 소원대로 딸이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성동아 2010년 11월 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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