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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Global Talk

중국의 공립이 경쟁력 있는 이유

글&사진·이수진

입력 2010.11.08 14:24:00

중국의 공립이 경쟁력 있는 이유


지금 중학교 1학년인 큰아이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가 나올 무렵 또래 엄마들 사이에서 사립초등학교에 보낼지 말지 고민하는 경우가 제법 있었다. 나는 사실 아무런 고민도 하지 않았지만 예찬론부터 무용론까지 이야기만큼은 많이 들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다른 듯 또 비슷해서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명문대 입학을 위해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좋은 학교에 목을 매는 ‘쩌샤오러(학교 고르기 열풍)’는 한국 못지않다. 더군다나 부모 외에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어른 여섯 명이 아이 한 명을 키운다’는 ‘외둥이 천국’이 아닌가.
‘쩌샤오러’는 부모의 능력에 대한 시험이기도 하다. 좋은 학교에 들어갈 만큼의 재력과 ‘백’을 갖췄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모들은 아이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온갖 인맥을 동원하고 명문 초등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는 학군에 집을 사서 주소지를 옮기기도 한다. 이 때문에 명문 초등학교 입학이 가능한 학군이거나 명문 중·고교 부근의 집은 ‘쉐취팡’이라 불리며 ‘현대판 맹모’들 사이에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다.
다만 사립보다는 명문 공립학교에 대한 선호가 압도적이다. 사학의 역사가 짧은 중국의 경우 아직까지 명문 공립의 힘이 세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명문 공립학교로는 중국 최고 정관계 실력자들의 자녀가 많이 다니는 초중고 12년제의 징산학교·베이징대부속 소학교(이상 초등학교), 1백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들을 배출한 베이징4중·런민대부중·칭화대부중(이상 중·고등학교) 등이 꼽힌다.
일부 유명인사나 상류층은 사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고 국제화된 커리큘럼을 구비한 사립학교를 선호한다. 영화배우 이연걸의 두 딸과 판빙빙의 남동생은 베이징 최대 규모의 사립기숙학교인 후이자 학교에 다닌다. 이 학교는 초·중·고등 과정이 모두 있는데 1년 학비는 급식, 스쿨버스, 교복 및 기타 잡비 등을 제외한 수업료가 7백60만~8백만원 수준이다. 반면 공립의 경우 무상교육인 중학교까지는 몇 십 위안의 잡비 외에 수업료는 면제된다. 고등학교 학비는 학기당 13만 원 안팎이다.

교사들이 안정적인 공립 선호해 공교육 수준 높아
그런데 어지간한 중산층은 물론 부유층 사이에서도 사립보다는 명문 공립학교의 인기가 더 높다. 최근 들어 ‘귀족학교’라 불리는 사립에서 ‘온실 속의 화초’로 키웠다가 사회적 경쟁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인 데다가 실제로 명문 공립의 경쟁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공립학교 경쟁력의 최대 자산은 역시 교사들의 자질이다. 아직까지 학교의 권위가 살아있는 중국에서 교사들이 안정된 공립학교 근무를 희망하면서 공립학교가 우수한 교사를 통해 교육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역시 갈수록 확대되는 교육 빈부격차의 해결이라는 힘겨운 숙제를 떠안고 있다. 하지만 공립 사립 할 것 없이 무너진 공교육의 그늘아래 사교육이 창궐하는 한국의 교육현실에 비춰보면 어쨌거나 건재한 공교육의 모습은 부러운 대목이다.

중국의 공립이 경쟁력 있는 이유

1 2 대부분의 중국 사립학교에서는 발레와 골프, 악기 수업을 별도로 진행한다. 3 중국 최고 사립으로 꼽히는 후이자의 학부모 총회.



이수진씨는…
문화일보에서 14년 동안 문화부, 산업부, 경제부 기자로 일하다 올해부터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의 외국전문가로서 인민화보 한글판 월간지 ‘중국’의 한글 책임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중1, 초등 5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

여성동아 2010년 11월 5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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