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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아빠의 조언

아들 성공으로 이끄는 아빠의 특별 교육법

‘세 아이 아빠’ KBS 의학전문기자 이충헌 주장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입력 2010.10.19 14:29:00

정신과 전문의이자 KBS 의학전문기자인 이충헌은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둔 아빠다.
어느 날 막내딸이 두 오빠보다 조리 있게 말하는 모습을 본 그는 발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아들들에게는 딸과 다른 교육법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에게 깊은 교감과 제대로 된 가르침으로 아들을 경쟁력 있게 키우는 법에 관해 들었다.
아들 성공으로 이끄는 아빠의 특별 교육법


요즘은 어딜 가나 알파걸 세상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또박또박 의사표현을 하고 상위권을 독식하는 여자아이들은 중·고·대학에서도 훨훨 날아다닌다. 아들 가진 부모들은 자식을 남녀공학이 아닌 남학교로 보내기 위해 이사까지 할 정도가 됐다. 여성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채 만년 2위 인생을 살아가는 베타보이는 어쩌다 생겨났을까. 정신과 전문의이자 KBS 의학전문기자인 이충헌(43)은 “발달 속도가 느린 아들을 이해하는 부모가 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가진 집이라면 한 번쯤 또래 여자아이에 비해 아들이 뒤떨어진다는 걸 느꼈을 거예요. 이는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뇌 발달이 2년 정도 느리기 때문이죠. 남자아이들이 말하는 걸 보면 답답할 때가 많은데 이때 부모가 즉각적으로 다그치면 더욱 부정적인 결과를 낳게 돼요.”
남자아이는 언어를 담당하는 뇌 영역과 집중력을 결정짓는 전두엽의 발달이 느리다. 아이들끼리 노는 걸 지켜보면 아들들은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반면, 딸들은 구체적으로 표현하려 애쓰는 걸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또 발생한다. 성실한 태도와 올바른 생활규범을 가르치는 학교교육 자체가 아들들이 적응하기에 유리하지 않기 때문.
이충헌 기자는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학교 환경은 아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아들은 공부를 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언어 능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숙제를 빼먹거나 수업에 집중하지 못해 지적당하기 일쑤라고. 때문에 입학과 동시에 담임선생으로부터 “또 숙제를 잊었니?”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겠니?” 등의 꾸지람을 듣게 된다. 이 경우 부모는 부모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들에 실망감을 나타낸다.
“내 배로 낳았지만 그 속이 어떤지는 대부분 잘 모르죠. 일반 가정의 엄마들은 처음에는 아들을 어떻게든 지도를 하려고 해보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만 해도 감당하기 벅찰 때가 많아요. 이럴 때 아빠가 아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막대합니다. 훈육과 공감을 기반으로 아빠가 아들을 적절하게 이끌어준다면 경쟁력을 갖추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라게 되죠.”

사춘기 전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뇌 발달 2년 정도 느려
정신과 전문의인 이충헌 기자는 평소 자신의 세 아이의 행동 유형을 유심히 지켜봤다고 한다. 처음에는 세 아이의 강점과 단점을 파악해 부족분을 채워주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들들의 행동에 눈길이 갔다고.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고 세 살 아래인 막내딸은 유치원에 다녀요. 둘이 노는 걸 지켜보니 마치 친구 같은 데다 정신연령마저 거의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오빠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죠. 거기다가 동생이 오빠보다 말도 구체적으로 더 잘해서 전달력이 확실히 높아요. 둘째 아들은 ‘이것, 저것’ 등 지시대명사를 주로 사용하고 감정 표현도 ‘좋아, 싫어’ 정도로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걱정도 되더라고요.”
초등학교 때부터 꾸지람을 듣고 자란 아들은 매사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꺼려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부모가 아무리 옆에서 동기 부여를 해주고 부족한 능력을 채워주기 위해 사교육의 도움을 받아봐도 별 소용이 없다. 이충헌 기자는 “우선 아들이 태생적으로 딸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어나면서부터 아들과 딸은 전혀 다른 행동반응을 보여요. 쌍둥이를 낳아도 남자 아기는 움직이는 물체에, 여자 아기는 사람에 더 많은 관심을 두죠. 생후 9개월 아기들이 짚고 일어설 무렵 아들은 딸보다 왕성한 활동성을 보입니다. 근육이 발달하고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엄마에게 돌아오는 횟수도 적죠. 신이 나서 주변을 구석구석 탐험하며 공간과 사물을 탐색하는데 시간을 보내는 거예요.”

아들 성공으로 이끄는 아빠의 특별 교육법

세 아이의 아빠인 KBS 이충헌 기자는 아들 교육에 관심이 높아 지난여름 첫째 아들과 영국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이러한 차이점은 의학계 여러 전문의들의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펜실베이니아대 라켈거 박사는 남성과 여성의 두뇌 부위 활동이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남성은 성적 욕구·공격성 등 본능적인 충동을 통제하는 편도체의 활동이 활발한 반면, 여성은 언어·제스처 같은 상징적 행동과 관련된 대뇌 부위 활동이 두드러진다. 또 남성은 오른쪽 뇌의 신경연결이 더 조밀하기 때문에 공간을 지각하고 도형을 그리고, 조형물을 쌓는 데 더욱 관심을 보인다. 남성이 여성보다 길을 잘 찾고 공간 감각이 우세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러 특성이 있지만 유년기 대표적인 아들의 특성을 꼽자면 아들은 말하기보다 몸으로 표현하는 걸 더 좋아한다는 거예요. 이는 아직 충분하게 성숙되지 않은 전전두엽 때문이죠. 사춘기 이후 전전두엽이 완전히 발달하면 아들도 딸만큼 언어능력이 발달해요. 때문에 부모는 아들의 언어 발달 속도가 늦다고 조급해하며 다그치기보다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우며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자꾸 비난하다 보면 아들은 오히려 입을 다물고 말하기를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하죠.”



아빠는 아들의 미래, 아빠가 나서야 아들도 긍정적 남성성 가져
딸의 기준에 맞춰 아들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은 많은 조사로 입증됐다. 이충헌 기자는 이 때문에 “아들이 딸과 다름을 인정하고 남성성을 긍정할 수 있도록 아빠가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학교에서는 여자아이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집에서는 엄마에게 꾸지람만 듣는 아들이 긍정적인 남성상을 가질 수 있을까요? 주변에 동일화할 적절한 모델이 없으면 아들은 강인하면서도 부드러운 남성성을 내재화하지 못해요. 오히려 자신을 ‘여성이 아닌 존재’로 정의하게 되죠. 자칫 잘못하면 아들은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모습·보살핌과 애정 등 여성의 것으로 판단되는 일체를 거부하고 부정하게 됩니다.”
아들의 성장에 있어 아빠의 역할이 지대한 부분을 차지한다. 엄마는 줄 수 없는, 아빠만의 교육적 효과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충헌 기자는 19세기 영국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의 어린 시절을 예로 들었다.
“밀의 자서전을 보면 아버지에게 얼마나 혹독한 교육을 받았는지 알 수 있어요. 그의 아버지는 인도 총독 비서관으로 일하며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밀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모든 교육을 직접 맡아서 했다고 합니다. 시간이 나는 짬짬이 전날 읽은 책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고 질문을 주고받는 등 공부를 했죠. 이런 시간을 통해 밀은 아버지와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했고 그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해요. 덕분에 밀은 아무런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도 열여섯 나이에 불혹의 지성을 가질 수 있었어요.”
요즘 아버지들 또한 바쁜 삶을 살아간다. 주 중에는 일과 회식으로 바쁘고 휴일에는 밀린 잠을 자는 데 정신없다. 이충헌 기자는 아빠들이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들이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을 때 자신의 아들들은 한발씩 뒤처져간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그는 “평일에 일찍 귀가해 저녁을 함께 할 수 없다면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라도 아들에게 시간을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제 경우도 아침 일찍 출근해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일주일에 아이들 얼굴 볼 시간이 많아야 네댓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하지만 아들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교감하려고 애를 써요. 공놀이를 하면서 남자 특유의 경쟁심을 유발해 혼신의 힘을 다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들은 도전 의식을 갖고 건전한 경쟁을 통한 성취감을 느끼게 되죠.”
그는 “아빠는 아들에게 사회적 자극을 주는 핵심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빠와 자주 대화하는 아들일수록 상대방에 대한 존중 의식·포용력·논리력·사고력이 높다고 한다. 때문에 이충헌 기자는 낚시를 하거나 컴퓨터를 고치는 등 아빠와 접촉이 많을수록 아들이 아빠를 흉내 낼 기회가 늘어나기 때문에 놀이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질 것을 권했다.

아들 성공으로 이끄는 아빠의 특별 교육법


더불어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교육은 독서와 글쓰기. 그는 아이들이 잠들기 전 잠깐이라도 독서 토론과 글쓰기 훈련을 하도록 지도한다고 말했다. 읽은 책을 토대로 서로의 생각을 듣고 아빠가 사회생활에서 느낀 고충을 알려주기도 하고, 남성으로서의 이상적인 행동방식 등에 대해서도 토론한다고. 또 독서록을 쓰게 해 아들이 취약한 부분인 ‘구체적인 글쓰기’를 하도록 지도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들이 ‘아빠와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다’는 걸 느끼도록 하는 겁니다. 큰아들이 내년이면 중학교에 들어가는데 특별한 가르침을 주고 싶어서 지난여름 단둘이 영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어요. 머리를 맞댄 채 함께 여행코스를 짜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명소들을 거치며 견문을 넓혔죠. 아들이 여행지에서 부딪히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직접 몸으로 깨우치면서 한 단계 성장하길 바랐어요. 돌아와서 물어보니 아빠와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둘째도 좀 크면 함께 배낭여행을 떠날 생각이에요.”
이충헌 기자는 얼마 전 아빠가 아들 교육에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한 책 ‘아들은 아빠가 키워라’를 출간했다. 그는 “아빠는 아들의 미래”라는 것을 강조하며 “바쁘다는 핑계로 아들 양육을 방관하는 아빠들이 자신의 역할 중요성에 대해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이충헌 기자 추천!
성공하는 아들 만드는 아빠의 교육법 3
· 야외활동하며 아들의 꿈에 관심 가질 것
아들에게 놀이는 지식을 쌓는 일종의 리허설이다. 놀이를 통해 접하는 다양한 상황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갖게 만들기 때문. 이를 위해 아빠는 아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놀아줘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야외활동을 하는 것. 아들과 함께 캠핑을 떠나 불을 피우고 바비큐 요리를 만들다보면 아들은 아빠의 다른 면을 발견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게 된다.
답답한 일상을 벗어난 곳에서 그동안 얘기하지 못한 속마음도 털어놓으며 신뢰감을 쌓는 것도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빠가 아들의 꿈에 관심을 갖는 것. 아들은 흥미가 있더라도 스스로 동기 부여하는 능력은 부족하기 때문에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적절한 경쟁심 자극으로 성장 도울 것
남자아이들 중 승리·복종과 같은 권력 의지가 강한 아이들이 있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이 경쟁심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학습 동기가 높고 성적이 좋은 남자아이들은 저조한 아이들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때문에 아들은 도전과 승패가 분명한 경쟁 체제가 필요하다. 그 속에서 실패를 자극제 삼아 승부 근성을 갖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스포츠. 아빠는 아들과 스포츠를 하며 경쟁심을 토대로 승리에 이르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다. 또 경쟁에서 이긴다 해도 자만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훌륭한 승자가 되는 법도 잊지 않고 가르쳐야 한다.
· 충동적·공격적 아들, 규율 지키도록 가르칠 것
보통 딸들은 부모가 시키기 전에 학교 숙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아들은 숙제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불안해하는 법이 없다. 이처럼 활동적 성향이 강하고 집중력이 부족한 아들에게는 반드시 규율이 필요하다. 작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나중에 큰일을 한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사소한 약속부터 지키는 습관을 들이게 해야 하는데, 이는 아빠의 몫이다. 아들은 아빠의 말을 더 귀담아듣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규율을 가르칠 때는 엄하고 이성적인 어투로 속삭이듯 타일러야 한다. 또 아들은 왜 그런지, 어째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논리에 맞게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빠도 사람인지라 반복되는 아들의 무성의한 태도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십상인데 그럴 때일수록 감정을 자제하고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또 아빠 말 안 들으면 혼날 줄 알아!’보다는 ‘앞으로 컴퓨터 30분만 하겠다는 약속을 어기면 그땐 일주일간 못하게 된다’며 잘못된 점과 그에 따른 결과를 명확히 얘기해줘야 한다.

여성동아 2010년 10월 5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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