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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라이징 스타 ①

‘제빵왕 김탁구’로 국민배우 된 윤시윤

글 이혜민 기자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10.09.15 14:12:00

분명 인터뷰하는 대상은 윤시윤인데 김탁구를 만난 것 같다.
웃음도 말투도 심지어 청바지, 신발도 모두 탁구 모습 그대로다.
긍정적이고 겸손한 모습까지 쏙 빼닮았다.
김탁구와 일체화된 윤시윤. 드라마 한 편으로 단박에 국민배우로 거듭난 윤시윤의 성공기는 드라마 주인공 김탁구의 성공기와 여러 면에서 닮아 있었다.
‘제빵왕 김탁구’로 국민배우 된 윤시윤


“저는 부족하지만 탁구는 대단한 아이기 때문에 자신 있습니다! 얼마나 저를 버리고 탁구가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6월 초 진행된 KBS ‘제빵왕 김탁구’ 제작발표회는 썰렁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식모 신세경을 짝사랑하던 ‘까칠한 준혁 학생’ 윤시윤(24)이 드라마 주연으로서 포부를 밝혔지만 이 말을 귀담아들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수목드라마 경쟁작 주인공인 김남길(SBS ‘나쁜남자’), 소지섭(MBC ‘로드넘버원’)에 비하면 그는 연기력도 인지도도 부족했다. 하지만 ‘제빵왕 김탁구’는 경쟁작들을 일찌감치 따돌리고 방송 첫 회부터 수목극 1위를 달리더니 급기야 지난 8월18일에는 올해 방영된 드라마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인 44%를 기록했다.
윤시윤을 만나 드라마 성공에 대한 소감부터 물었다. 높은 시청률로 들뜰 법도 했지만 그는 도리어 스스로를 낮추고 있었다. 또박또박 답하는 그의 눈이 똘망똘망 빛났다.
“시청률 40%가 넘는다는 것은 사람의 힘이 아닌 신의 영역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겸손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죠. 더 노력해야 되겠다고 고개를 숙이게 되고, 대본도 더 보게 되고요. 선배님들께 자꾸만 더 연기에 관해 여쭤보게 됩니다.”
주인공이 보는 ‘제빵왕 김탁구’의 성공비결은 뭘까. 장난기 많은 그는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 멋쩍은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다시금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희망을 말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예쁜 남녀가 있으면 사랑하기를 바라고, 약한 사람이 강한 사람을 이기는 걸 바라잖아요. ‘제빵왕 김탁구’는 그런 부분을 잘 살려낸 것 같아요. 저희 또한 TV를 켰을 때 시청자가 재미있게 보실 수 있게, 사람 냄새 나는 연기에 중점을 두고 촬영에 임하는데 그래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습니다(웃음).”
덧붙여 그는 희망적인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은 긍정의 결정체, “탁구에게 있다”고 설명한다. “힘들 때 잠깐 띠는 미소에 힘이 있다”고 말할 줄 아는 윤시윤은 ‘긍정의 힘’을 아는 청년이었다.

‘제빵왕 김탁구’로 국민배우 된 윤시윤


드라마가 인기 있는 것은 ‘희망’을 말하기 때문

“(작품 초반에 등장한) 어린 탁구가 없었다면 성인 탁구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어릴 때만 해도 탁구는 정직하고 강직하고 진실이 통한다는 것을 아는 ‘어린 왕자’였거든요. 그러다 자라면서는 (엄마를 찾기 위해 방황하며) 누군가를 때리기도 하면서 거칠고 정리되지 않은 야생의 탁구로 변했어요. 하지만 탁구가 마지막으로 돌아가야 할 곳은 어린 탁구의 모습이에요. 지금은 빵이라는 환경을 통해 어릴 때 탁구 모습으로 회귀하는 과정에 있는데요,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고 진실된 것을 사랑하는 모습으로 돌아가는 탁구란 아이 덕분에 이 드라마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시윤이 틈나는 대로 오재무군이 연기한 어린 탁구를 보며 그때 감정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연기 경력이 짧은 그로서는 해맑은 어린아이의 성품을 재현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탁구가 팔봉제과점의 팔봉선생에게 빵을 배우듯 선배 연기자들에게 연기를 배웠다.



“현장에서는 압박감 때문에 슬픈 분위기를 소화하기 어려운데, 한번은 탁구가 정말 많이 울어야 할 때 박성웅 선배님께서 어린 시절의 탁구에 대해서 2시간이나 설명해주셨어요. 선배님의 그런 열정과 배려 덕분에 가슴 아프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박상면 선배님은 코믹 표정을 잘 짓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생동감 있게 연기할 수 있는지 표정이나 애드리브를 잘 알려주세요. 정성모 선배님은 제가 대본 분량이 많아 외우기 어렵다고 했더니 다른 연기자의 대본을 함께 읽고 기억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해주셨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촬영에 임하는 스태프와 곳곳에서 응원해주는 시청자의 사랑 또한 팔봉선생이 탁구에게 보내는 믿음만큼이나 강력했다.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그는 탁구가 빵을 만드는 것처럼 진실 어린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저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노력하면 이해해주실 거란 믿음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했습니다. 만약 제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워하고 그래야 하지만 정말 (저 자신이) 엉망이 아닌 이상, 노력하면 더 나아지고 발전해나갈 거란 생각에 걱정하지 않았어요. 물론 예전보다 지금은 연기력 논란이 많이 줄었지만 제가 부족한 것을 알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고 힘을 내서 할 예정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했다며 “밤을 새우며 피땀 흘려 준비하는 부분이 아직 부족하다”고 아쉬워했다. ‘더욱더 노력하고 겸손해지겠다’고 다짐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진심이 통했는지 시청률 경쟁이란 ‘경합’에서 그는 좋은 성적을 거뒀고, 김탁구 부자가 14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하는 장면을 찍으면서는 마침내 연기자로서의 행복도 느꼈다.
“그동안 촬영한 모든 장면이 기억에 남지만 아버지와 만나는 장면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아요. 마음이 아프면서도 설 거든요. 그때만큼은 슬프고 서럽던 감정이 제 안에 들어와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그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연기자로서의 보람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인기도 자연스레 따라왔다.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찍을 당시에는 나이 어린 팬들이 많기도 했고 까칠한 캐릭터라 사람들이 접근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아주머니들까지 그를 좋아할 정도로 팬이 다양해졌다. 자신도 모르게 인파 속에 파묻힐 때가 있다는 그는 “그때마다 매니저 형이 나를 찾으러 온다”며 방긋 웃었다.

‘제빵왕 김탁구’로 국민배우 된 윤시윤


극중 아버지와 재회하는 장면 찍으며 희열 느껴

이렇듯 진심을 다해 노력하는 윤시윤이기 때문일까. 동료 출연자들 사이에서는 “시윤이가 아니었으면 탁구라는 인물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상상이 안 된다”는 말이 나온다.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순수한 탁구가 절로 연상된다는 것.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너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서인지 최근 들어 고민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 반 기쁨 반이 섞인 고민이었다. 이런 그를 보고 동료 연예인들은 “너는 인기에 취하지 않는 스타일이기에 문제없다. 쓸모가 있으면 언제고 다시 쓰임 당한다”며 그를 응원했다고 한다. 그래선지 그는 다시금 희망찬 윤시윤의 모습으로 돌아와 웃고 있다. 윤시윤이 인터뷰 말미에 “권투 경기를 보는데 모두가 이기기를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가) 까불거리면 관객들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비유를 들며 “이번 작품에 이어 다음 작품에서도 항상 열심히 임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은 그런 걱정을 해소했다는 의미로 들린다.
윤시윤. 그가 무엇보다 집중하고 있는 것은 김탁구, 현재의 자신이다. “어떤 결말이든 탁구가 빵을 보며 행복해하는 모습으로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그가 다시금 파이팅을 외쳤다.
“탁구가 만들어야 할 빵이 너무 많아요. 해드려야 할 맛있는 얘기도 많고요. 시청자분께 드릴 희망이 너무나 많으니 응원해주세요.”
‘까칠한 준혁 학생’이 ‘제빵왕 김탁구’처럼 무럭무럭 자라나길 기대해본다.

여성동아 2010년 9월 5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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