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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거장과의 만남

‘아바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말하는 3D의 미래와 영화 철학

글 박혜림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0.06.17 09:30:00

세계적인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이 지난 5월12일 한국을 찾았다. ‘2010 서울디지털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캐머런 감독은 ‘상상력과 기술 신(新) 르네상스를 맞다’라는 주제로 3D의 현재와 미래뿐 아니라 감독으로서의 철학 등을 들려주었다.
‘아바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말하는 3D의 미래와 영화 철학


“3D 혁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2010 서울디지털포럼에서 만난 세계적인 거장 제임스 캐머런 감독(56)은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흑백영화에서 컬러영화로 미디어 패러다임이 변했듯이, 2D에서 3D로의 변화도 같을 것”이라며 “5년 안에 가정에서 3D 전용 안경 없이 3D 드라마·스포츠 중계 등을 자연스럽게 시청하게 될 것”이라는 예견도 덧붙였다. 영화 ‘아바타’로 28억 달러(약 3조3천억원)의 흥행 수입을 거두며 전 세계에 3D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무게감 있게 다가왔다.
그는 영화는 물론 방송 드라마·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자들이 3D에 뛰어들 것을 주문하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저비용으로 3D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2D를 3D로 전환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영화 ‘타이탄’은 8주 만에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해 혹평을 들었다”며 “클릭 한 번으로 2D를 3D로 바꾸는 마법상자는 결코 없다. 시작 단계부터 3D로 촬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겨울 국내에서 ‘아바타’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사람은 총 1천3백30만 명. 국민 4명 중 1명이 그의 영화를 봤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국내 개봉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영화 ‘아바타’는 인간의 의식을 주입한 가상의 새로운 생명체 아바타가 천연자원으로 가득한 행성 판도라에 들어가 토착민 나비족을 만나는 이야기다. 아바타는 나비족의 외형을 하고 있는데 주인공은 판도라의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나비족 무리에 들어갔다가 한 여인을 사랑하고 점점 나비족과 하나가 돼간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 이전에도 영화 ‘타이타닉’ ‘터미네이터’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영화에 적용해왔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는 “기술 혁신과 인간에 대한 스토리 간 균형이 중요하다”며 “내 영화의 성공 비결은 결국 상상력과 결부된 흡인력 있는 스토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3D 전도사를 자처하는 그이지만 기술에 경도돼 창의력이 압도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 실제로 ‘아바타’가 3D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이와 같은 흥행 성적을 거두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트럭 운전사에서 세계적 감독 된 원동력은 상상력

‘아바타’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말하는 3D의 미래와 영화 철학

1 캐머런 감독과 함께 방한한 배우 출신 아내 수지 에이미스. 2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창조해 낸 판도라 행성과 아바타, 나비족.



“상상력을 갖기 위해서는 어린아이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릴 땐 꿈을 꾸고 모든 것에 상상의 날개를 달지만, 나이가 들면서 한계에 봉착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되고, 더 나아가 그릇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기발한 상상력을 잃게 됩니다.”
그는 트럭 운전기사, 기계 수리공이던 젊은 시절에도 늘 영화감독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캐릭터를 구상하며 상상력을 키워왔다. 그는 “아바타는 95년에 생각하고 쓴 것이다. 지금 ‘아바타’의 속편을 생각 중인데 판도라 행성의 바다이야기가 주요 내용이다. 나비족이 외계 해양 생태계에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중심으로 그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나다·브라질의 원주민 권리 보호와 산림 황폐화, 에너지 자원 안배 문제 등 세계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관심이 상상력으로 구현된 것이 영화 ‘아바타’라고 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두려움은 선택이 아닙니다. 담대하게 위험을 감수할 때 남들보다 앞선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가 3D산업을 향해 남긴 조언은 그의 인생에도 적용된다. “내 라이벌은 나 자신이다. 지금까지 내가 과거에 이룩해온 작품이 나의 경쟁상대”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거장다운 자신감과 치열한 열정이 느껴졌다. 그가 영화를 통해 이루고픈 꿈은 무엇일까. 그는 “전 세계 아이들이 ‘아바타’를 보며 값진 가치를 느끼길 희망했다. 아이들이 내 영화를 보며 세상의 가치 있는 것을 감정적으로 터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제임스 캐머런이 한국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남편의 곁을 한결같이 지키던 배우 수지 에이미스(48)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그는 캐머런의 다섯 번째 아내로 영화 ‘타이타닉’에 조연으로 출연했다가 사랑에 빠졌다. 캐머런은 “내게 가족은 아주 중요한 존재다. 내겐 다섯 아이가 있는데 ‘아바타’를 만드느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이번 여름에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캐머런 부부는 자신들의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전 세계 어린이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쓰고 있다.

여성동아 2010년 6월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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