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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부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 나선 이혜원의 야망

글 문다영 사진 조영철 기자, 동아일보 사진 DB파트

입력 2010.06.16 14:14:00

중국 다롄스더FC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안정환의 부인 이혜원이 결혼생활 9년 만에 처음으로 가족과 떨어져 한국을 찾았다. 홀로 한국행을 감행한 이유와 부부의 인생계획을 들었다.
‘안정환 부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 나선 이혜원의 야망


“늘 경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가 처음으로 저 혼자 어딜 나서니 무척 낯설어요. 공항에서부터 옆자리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적막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가방에 아이들 간식이나 기저귀가 없는 것도 이상하고요. 심지어 호텔에서는 아들 리환이가 다다다다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니까요. 남편 혼자 밥을 챙겨먹을 생각에 미안하다고 했더니 ‘내가 경기를 치를 때 당신이 늘 이런 마음이지 않았겠냐’며 오히려 저를 위로해줘서 너무 고마웠어요.”
언제나 가족이 최우선이던 안정환(34)의 부인 이혜원(31)이 색다른 도전에 나선다. 자신의 생활을 바탕으로 많은 이에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현재 레스토랑과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며 먹을거리와 입을 거리 사업을 하고 있는데 새롭게 ‘바를 거리’인 화장품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평소 고추장·된장 등 발효제품에 관심이 많던 그의 어머니가 10년 전부터 발효화장품 연구가들과 추진해오던 사업에 그도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육아에 관한 글로 책을 엮어 ‘읽을거리’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이혜원라이프스타일컴퍼니’사이트를 통해 담을 계획이다.
“제 피부가 좋다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어떤 화장품을 쓰냐고 물어볼 때마다 난감했어요. 테스터용 발효화장품을 받아서 쓰고 있었는데 그대로 말하면 안 믿어주시더라고요. 제가 효과를 톡톡히 봐서 그런지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여리고 고운 피부라는 의미를 지닌 ‘땅드르포’라는 브랜드로 나서게 됐어요.”

‘안정환 부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 나선 이혜원의 야망

1 이혜원은 “닳을까봐 잘 안보여주는데”라며 휴대전화 속 리환의 사진을 보여줬다. 2 안정환·이혜원 부부와 리원·리환이 함께한 행복한 가족사진 .



“벌써부터 아빠 챙기는 리원의 효도에 매일이 함박웃음”
화장품 사업은 본인 욕심이 있기도 했지만 남편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주위에서는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제품을 론칭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이혜원은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이제 남편은 슬슬 은퇴 준비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은퇴 후엔 실직자가 된 기분이라 우울해한다고들 하더라고요. 저는 그런 기분을 남편이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어요. 남편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도 했지만 은퇴 후 바로 사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 남편을 대표이사로 임명했어요.”
4년 전 처음 쇼핑몰 사업을 시작할 땐 말리던 안정환도 이번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안정환이 반대하자 이를 악문 이혜원이 원단부터 배송까지 세심하게 챙겨가며 쇼핑몰을 성공시키자 그의 능력을 인정한 것.
정신없이 바쁜 일상이 즐거운 그에게 지난 2008년 태어난 둘째 리환은 더욱 큰 행복을 느끼게 하는 존재다. 리원과 리환이 함께 앉아 놀고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세상 다시없는 행복을 느낀다고. 남편 안정환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 안정환은 중국 매체와 인터뷰를 했는데 “두 아이 중 누가 더 예쁘냐”는 질문에 “리원이는 커가는 모습이 예쁘고, 리환이는 아기라서 사실 요즘 그 아이 때문에 산다”고 기쁨을 표했다가 장모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고. 이혜원 역시 “글을 읽을 수 있는 리원이 그 기사를 볼까봐 조마조마했다”면서도 “내가 태어나서 제일 잘한 일이 2세를 낳은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뿌듯해했다. 그런데 셋째는 망설여진단다. 결혼 때부터 안정환은 늘 딸 둘, 아들 하나면 좋겠다며 셋째를 갖고 싶다는 말을 해왔으나 이혜원은 “딸을 낳는다는 보장이 있으면 낳겠다”는 입장이다.
여느 부모와 다름없이 이들에게도 아이들이 하루하루 성장해가며 하는 말이며 행동은 크나큰 행복이다. 특히 아빠 안정환을 좋아하고 따르는 리원의 속 깊은 행동에 부부가 녹아든다고.
“아빠의 축구경기를 본 날이었어요. 남편이 집에 들어와 누워 있는데 리원이가 다가오더니 아빠 다리를 만지작만지작하는 거예요. 안마는 아니었지만 리원이가 ‘아빠 다리 아팠겠다’라고 해서 남편이 너무 행복해했어요. 게다가 둘째가 생기면 첫아이의 질투가 심하다는데 리원이는 그렇지도 않아요. 영민하고 성숙한 아이죠. 예전에 리원이가 뛰어다니면 잠자던 리환이가 깨곤 해서 ‘리원아, 네가 자고 있는데 누군가가 시끄럽게 해서 네가 깨면 엄마는 그 사람에게 화를 낼 거야. 리환이도 마찬가지겠지?’했더니 눈물을 흘리면서 알아듣더라고요.”

‘안정환 부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 나선 이혜원의 야망




그동안 이혜원과 아이들은 안정환의 구단 이적에 따라 일본, 독일, 프랑스에서 지냈고, 현재는 중국에서 생활하는 중이다. 이런 환경의 변화가 아이들의 교육이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될 법한데 이에 대해 이혜원은 “오히려 다양한 문화와 교육방식을 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딸 리원의 경우 독일 유치원에서 몬테소리 교육을 접했고, 프랑스에서는 친환경적 교육을 받았다. 또 일본에서 지낼 때 기억이 있어 현재 살고 있는 중국 아파트에 거주하는 일본인을 발견하면 다가가 “곤니찌와(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고.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리원이 처음 배운 말은 다름 아닌 한국인이란 뜻의 ‘한궈’다. 이혜원은 “오히려 리환이가 리원이처럼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접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생활 중 불편한 점도 있다. 바로 운전이다. 중국은 교통신호 위반이 일상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교통사고가 잦기로 유명하다. 이런 까닭에 대부분의 구단이 선수와 계약시 집과 차를 제공하는 데 비해 중국은 자동차가 지급되지 않는다고. 과거 외국 선수가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나 사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 도로를 경험해본 이혜원 역시 “아무래도 생활이 불편해 차를 장만하긴 했지만 절대로 운전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찍 결혼한 게 아쉬울 때도 있지만 살가운 남편 덕에 행복해”
오랜 해외생활은 이혜원을 이삿짐 싸기의 달인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대부분 해외 거주자들이 겪는 외로움이나 우울증은 없었다는데 그 이유는 부부간 대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 꼬마들이 밤 9시에 잠들면 자정까지 3시간은 오롯이 부부만의 시간이에요. 서로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다 하다 보니 어떤 날은 새벽 2~3시까지 대화를 한 적도 있어요. 심지어 서로 다른 일을 해도 바로 곁에 있는 걸 좋아해요(웃음). 사실 결혼을 남들보다 일찍한 탓에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이들이 부럽기는 해요. 가족이 최우선인 삶에 후회는 없어도 아쉬움은 있죠. 그런 점을 남편이 잘 메워 줘요. 어느 정도냐 하면 작은 못 하나 박는 장소까지 상의하는 사람이죠. 얼마 전에는 구단에서 등번호를 바꿔주겠다는 제의가 왔는데 그때도 저한테 먼저 물어보더라고요. 중국에 와서 그동안 36번을 썼는데, 재밌는 게 선수들 사이에선 3, 6, 9 이런 숫자가 볼륨감이 느껴져 둔해 보인다고 선호하지 않는대요.

‘안정환 부인’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 나선 이혜원의 야망


그래서 제가 19번이 어떻겠냐고 했죠. 샤프함과 볼륨감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국가대표 때 번호라서요. 남편도 흔쾌히 19번을 택했어요. 참 감사한 게 남편은 늘 힘이 되는 말을 해줘요. 사업 준비로 힘들어서 울 때도 ‘네가 하는 거니 다 잘될 것’이라고 격려했고, 얼마 전에 제가 아팠을 때에는 ‘늘 나만 약 챙겨주더니 너도 먹어야겠지?’라면서 약을 직접 챙겨주더라고요. 남편은 저에게 살갑고 다정한 말 한마디 더 해주는 것을 ‘살아가는 지혜’라고 농담처럼 말하는데 저에겐 용기가 되고, 힘이 돼요. 늘 감사하죠.”
선수들은 낮잠이 많은 탓에 오전에는 절대 먼저 전화하지 않기, 경기가 있는 날에는 몸이 무거워질 것을 우려해 닭고기 음식은 하지 않기 등 여러 요소에서 배려와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하는 축구선수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더욱이 부부가 빼어난 외모 덕에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기까지 한데 얼마 전에는 이혜원이 ‘성형미인’이라는 중국발 기사로 인해 국내가 떠들썩해지기도 했다. 당시 자신의 홈페이지에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고 적어 더욱 화제를 일으켰던 이혜원은 “왜곡과 과장이 불러온 사건”이라고 말했다. 사실 중국 기사의 취지는 “아시아 유명 축구선수의 아내 중 이혜원이란 이가 있다”는 단순한 소개글이었는데 이 기사가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갑자기 성형미인으로 바뀌었고, ‘혐한(嫌韓) 풍조’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대해 그는 “당시 중국기자도 황당해했다”며 “많이 아팠지만 이제는 초월했다”고 웃어넘겼다.
안주하기보다 더 많은 꿈과 목표를 가지고 달려온 똑순이 주부 이혜원. 남편이 은퇴하면 한국에서 지낼 것 같다는 그는 가족과 함께 누릴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더욱더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여성동아 2010년 6월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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