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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SSUE

고교선택제 경쟁률 톱 10

비교육특구 고교 인기 비결

글 박혜림 기자 사진제공 신도림고·숭의여고·서울사대부고 || ■ 자료제공 서울시교육청

2010. 06. 08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처음으로 실시한 ‘고교선택제’에 따른 서울시 1백96개 학교별 지원 경쟁률이 최근 공개됐다. 사교육 1번지(대치·목동·노원)에 자리한 고교의 강세가 예상된 가운데 뜻밖에 1위를 차지한 곳은 아직 졸업생조차 배출하지 않은 신도림고. 이처럼 비교육특구에 위치했으면서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학교의 인기비결을 취재했다.

고교선택제는 ‘학생에게 학교를 선택할 권리를 준다’는 취지로 서울시교육청이 2010학년도부터 일반계 고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제도로 총 3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서울 전체 고교 가운데 2개 학교를 지원하는 것으로 추첨을 통해 학교 정원의 20%를 선발한다. 2단계는 학생이 거주하는 학군 내 2개 학교를 지원하는 것으로 추첨을 통해 정원의 40%를 선발한다. 마지막 3단계는 1·2단계에서 모두 떨어진 학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학교에 배정한다.
명문대 진학률이 가장 높은 학교가 고교선택제 1단계 경쟁률 1위를 차지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지난해 개교한 구로구의 신도림고가 그 영예를 안았다. 이 외에 숭의여고·건대부고·한영고·서울사대부고가 비(非)교육특구 지역에 있으면서도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며 10위권 안에 들었다.

#과학고 버금가는 일반고 목표, 친환경·우수 시설
구로구 신도림고등학교

고교선택제 경쟁률 톱 10

신도림고



지난해 3월 문을 연 공립고 신도림고가 교육특구의 고교를 제치고 17.1대 1의 경쟁률로 1위를 차지한 것은 깜짝 뉴스였다. 신도림고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수학·과학 중점학교다. 오세창 신도림고 교장은 “개교 직후부터 교사들이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민족사관고·세종과학고 등 명문고를 방문해 수학·과학 교육 현장을 직접 보고 올 정도로 적극적이다. 과학고 수준의 수업을 일반고에 적합한 방식으로 바꿔 가르칠 뿐만 아니라 차차 과학고 수준에 버금가는 전문적인 수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도림고는 신설학교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 교장은 “학생들이 신도림고의 주인이라고 느끼도록 입학식 날, 스펜서 존슨의 책 ‘선물’을 선물하고 교복 디자인을 정할 때도 학생들을 참여시켜 다수결로 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건물에 친환경 페인트와 자재를 사용했으며 대학 도서관 분위기를 풍기는 개방형 도서관도 갖췄다. 또 입학과 동시에 학생 개개인에게 맞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게 하는 것도 특징이다. ‘개별맞춤형 지도’라고 일컫는데 대입에서 입학사정관제 비중이 커지는 만큼 교사와의 상담을 통해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 방향을 정하고 준비해나간다.
#깐깐함으로 정평,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많이 보내는
동작구 숭의여자고등학교

고교선택제 경쟁률 톱 10




15.9대 1의 경쟁률로 3위를 차지한 숭의여고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홍보를 할 때 “우리 학교는 생활지도가 너무 깐깐하니 감당할 자신이 없으면 선택에 신중을 기하라”고 말한다. 그만큼 학생들에 대한 선생님의 지도가 꼼꼼하고 그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치마는 무릎 아래로 내려와야 하고 운동화 대신 단화를 신어야 한다.
우남일 숭의여고 교장은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학급별’로 모든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수학여행도 학급별로 갈 정도인데 선생님이 학생 한명 한명을 꼼꼼하게 관리하고 지도하려는 의도다”라고 말했다.
등교시간은 일반 학교보다 약 40분 빠른 오전 7시15분으로 등교 후에는 35분 동안 주요 교과의 문제풀이를 한다. 우 교장은 “성적 향상도 향상이지만 아침 일찍부터 등교를 하니 학생들이 밤늦게 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하려야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동작구에 위치한 숭의여고는 주변에 서초구·강남구가 있어 상대적으로 교육 환경이 열악하다. 이에 목표를 최상위권 학생보다는 중상위권 학생을 중점적으로 키우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정했고 명문대 합격률은 크게 높지 않지만 서울 내 4년제 대학 합격률이 높은 학교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학교는 설립된 지 1백7년이 됐지만 교사 평균 연령이 39세로 젊다. 토요일에는 희망자를 대상으로 시사토론 수업과 논술구술 수업을 진행한다.

고교선택제 경쟁률 톱 10


#춤, 노래로 꿈 키우는 복합문화공간
광진구 건국사대부고
건대부고는 광진구 내에서도 명문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학교가 아니다. 그런데도 13.9대 1의 경쟁률로 1백96개 학교 중에서 5위, 광진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학생들이 쾌적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공간을 개선하는 데 힘쓴 덕분이다. 대표적인 예가 복합문화공간 ‘쿠스 아고라’인데 카페테리아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에서 학생들은 춤·음악 공연을 하고 당구와 탁구도 친다. 또 쿠스 아고라 내에 마련된 입시자료방에는 재학생·졸업생이 기증한 책들이 구비돼 있다. 운동장에는 천연 인조잔디를 깔고 골프연습장을 마련하는 등 질 높은 시설이 많다. 덕분에 건대부고는 지난해 서울시교육청과 한국교육행정연구원에서 선정하는 ‘좋은 학교 가꾸기 우수학교’가 됐다.
‘이중언어반’도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경쟁력이다. 영어에 관심이 많은 학생을 따로 모아 수업시간 동안 영어를 섞어 사용하는데 외국어고등학교에서 받는 수업의 효과를 느낄 수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좋다.

#아침 독서 프로그램, SKY대학별 고사반 집중 교육
강동구 한영고등학교
13.7대 1의 경쟁률로 6위로 선정된 한영고는 입학사정관제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마련했다. 학생들은 오전 7시45분부터 8시5분까지 20분간 아침 독서를 하고 독서기록장을 작성해야 한다. 또 다독왕 선발대회, 독서 골든벨 등을 실시하는데 한마디로 독서를 강제하고 장려한다. 한영고 나진정 교사는 “3년 동안의 지속적인 독서는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도움이 되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넓힌다”며 “실질적으로 논술과 입학사정관제 대비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나 교사는 “봉사활동 역시 학교생활을 통해 자연스럽게 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영봉사단’을 통해 소록도 봉사, 장애우 돕기, 호스피스 활동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한다”며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바라보게 하면서 대입도 전략적으로 대비하는 일석이조 교육”이라고 말했다. 학교 전반 활동을 포트폴리오화하는 게 목표라는 설명이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심층심화반을 따로 마련한 것도 특징이다. 성적 우수자를 대상으로 일반적인 방과후수업과 차별화된 논술, 텝스, 한국사인증시험,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준비 등을 한다. ‘SKY대학별 고사반’을 마련해 대학별·계열별로 10개 반을 나누고 50여 명의 교사를 투입해 집중 교육한다.

#탄탄한 동문, 일일 기자·플로리스트 진로 체험
성북구 서울사대부고

고교선택제 경쟁률 톱 10


13.3대 1로 7위를 차지한 서울사대부고는 비평준화 시절 명문고 중 하나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정·재계, 예술계 등 각종 분야에 선배들이 포진해 있어 풍부한 인맥을 자랑하고 장학금의 기회도 많기 때문에 학부모가 특히 선호하는 학교다.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방과 후 중점학교’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될 정도로 공교육이 탄탄하다는 점도 주목받는 요인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중등 진로 직업 체험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업 세계를 직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으로 인기가 높다. 플로리스트를 초대해 꽃꽂이에 도전하고, 직접 취재부터 기사작성, 편집 등을 체험하며 신문기자의 세계를 맛보기도 한다. 우수한 외국어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독일어 전문가 육성을 위한 수업,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원어민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함께 가르치는 수업 등이 있고 학교 홈페이지에도 영어 섹션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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