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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기대되는 만남

‘러브 스위치’ 신동엽 이경규 환상 콤비의 스위치를 켜다

글 문다영 사진 지호영 기자

2010. 04. 16

이경규·신동엽이 뭉쳤다. 오랜 세월 정상의 인기를 누려왔으면서도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 케이블 채널 tvN 새 리얼리티 쇼 ‘러브 스위치’ 진행을 맡은 두 사람은 벌써부터 “21세기 최고의 남녀 매칭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러브 스위치’ 신동엽 이경규 환상 콤비의 스위치를 켜다


케이블 채널 tvN에서 최근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러브 스위치’는 프랑스에서 큰 인기를 끈 ‘테이크 미 아웃(Take Me Out)’의 포맷을 빌려온 리얼리티 남녀 매칭프로그램. 20~30대 싱글녀 30명은 한 남성의 외모·가치관·일상생활을 담은 영상을 보며 총 세 차례에 걸쳐 남성을 선택할 기회를 갖는다. 어느 순간에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성들은 바로 본인 앞에 놓인 램프를 끄고, 여성들의 선택이 완료되면 남자는 남은 여성 중 최종 데이트 상대를 선택하는 형식이다.
이경규(50)·신동엽(39)은 각각 남성과 여성의 입장에 서서 의견을 조율해주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며 이상형 토크쇼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서로 다른 성향 조화 이뤄 재미 주고 싶어
신동엽(이하 신) 예전에 ‘일요일일요일밤에-건강보감’에서 경규 형을 비롯해 다른 패널들과 함께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단둘이서 호흡을 맞추기는 처음이에요. 사실 스타일이 비슷하다면 투톱으로 함께 진행할 필요는 없죠. 그런 면에서 좋은 콤비 같아요. 제가 가지지 못한 걸 경규 형은 많이 가지고 있고, 또 경규 형에게 없는 ‘사람에 대한 배려!’를 제가 가지고 있으니까요(웃음).
이경규(이하 이) 사실 같이 하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더 오래 일을 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가 동엽이었거든요(웃음). 서로 스타일이 다르잖아요. ‘나중에 한번…’하고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기회가 왔어요. 이왕 함께하게 된 것 잘해야지 다짐하고 있습니다. 두 개의 무대가 마주 보고 설치되어 있는데 저는 남성 쪽에 서 있고, 동엽이가 20~30대 여성들과 함께 서 있어요. 사실 제 나이가 되면 여성분들 생각은 별로 알고 싶지 않거든요.
어, 제가 듣기론 ‘30명의 여자와 마주 보고 싶다’고 하셨다고….
하하. 그게 아니라 여자분들과 있으면 멘트에 신경 쓸 일이 많아요. 그리고 저는 통째로 몰고 가는 스타일로 진행을 하고, 동엽씨는 아기자기하고 자상한 스타일이니 프로그램 내의 소소한 것들을 챙기는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거죠.
그런데 정말 남자가 여자를 보는 눈과 여자가 여자를 보는 눈, 또 반대의 경우가 굉장히 다르더라고요. 저희 둘 다 결혼도 했고, 특히 경규 형은 얼마나 경험이 많으시겠어요. 그런데도 저희가 ‘이 정도면 괜찮은 남자인데…’라고 생각하면 여성분들은 전혀 다른 답을 내놓아요. 또 여자분들끼리는 남자가 보는 것과 다르게 내숭녀·가식녀 등을 한눈에 알아보시더라고요. 남녀 시점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져요. 요즘 여자들이 남자를 고르는 기준을 배우고 있어요.

‘러브 스위치’ 신동엽 이경규 환상 콤비의 스위치를 켜다

이경규와 신동엽은 각각 남성과 여성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이끈다.



남자들은 단순해요. 대부분 여자들의 분위기만 보고 판단하거든요. 그런데 여자들은 까다롭다고 할까, 첫 녹화 때 남자 손에 핏줄이 없다고 싫어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새삼 여자들이 얼마나 섬세한지를 깨달았어요. 또 외모도 중요하죠. 어떤 분은 남자 출연자가 나오자마자 외모만 보고 스위치를 꺼버리기도 했는걸요. 만약 저희가 30명의 여성 앞에 선다면 동엽이는 자연스럽게 외모를 보는 1단계에서 통과할 것 같아요. 저는 1단계가 좀 위험하지만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매력 있는 남자라서 외모만 보고 스위치를 끈 여성들은 후회할걸요(웃음).
경규 형은 한국 코미디의 신화와 같으니 3단계 끝나고 나면 10명 정도는 남을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러브 스위치’처럼 여성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현실에서는 남성이 여성을 선택하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여성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적었잖아요. 여성들이 선택하는 남성들의 외모·환경·직업 등을 보면 여성들이 남성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판단하는지를 알 수 있죠. 사실 제가 KBS ‘샴페인’ 속 ‘이상형 월드컵’ 코너를 진행하며 생각했던 게 이 포맷이거든요. 선택자 한 명이 스타들의 사진만 보고 선택하는 건 외모만 보는 1차적 기준인데 늘 그 프로를 진행하면서 ‘아, 장동건씨나 전지현씨 등 후보자들이 직접 나온다면 정말 재미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상형 월드컵’은 스타가 스타를 선택하는 것이고, ‘러브 스위치’는 일반인이 일반인을 선택하는 것이니 많은 차이가 있겠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쌍방의 마음을 알아보고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하고 대입하는 게 재미있어요.



해외 오리지널 프로 능가하는 수작 만들 터

‘러브 스위치’ 신동엽 이경규 환상 콤비의 스위치를 켜다


해외에서 인기가 입증된 프로그램의 포맷을 따라가는 만큼 쉬운 점도 많지만 국내에도 남녀 매칭 프로그램이 많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경규와 신동엽이 진행을 맡은 ‘러브 스위치’는 시청자에게 식상한 프로그램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21세기에 보여줄 수 있는 남녀 매칭의 마지막 형식”이라고 말한다. 자신 있게 신동엽은 이왕이면 이경규가 같은 채널에서 진행하는 시청률 1위 프로그램 ‘화성인 바이러스’를 뛰어넘고 싶다는 각오까지 밝힌다. 그에 비해 ‘다작(多作)주의’ 이경규는 두루두루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두 MC가 바라는 지향점은 ‘러브 스위치’의 모태가 된 기존 해외 프로그램을 뛰어넘는 수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 주는 ‘화성인 바이러스’가 이기고, 한 주는 ‘러브 스위치’가 이기면 좋겠어요. 한 프로그램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좋지만 저는 여러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한 프로그램에만 매진하다 안되는 것보다는 다작 중에 대박이 걸리는 게 좋잖아요. 또 집에 있으면 나가라는 말을 듣는 나이라…(웃음). 사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트렌드와 유머의 유행 등에 뒤처지다 보니 공장이 돌아가듯이 저도 이런 프로 저런 프로 하면서 저를 훈련 시키고 새로운 저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를 만들어요. 같은 사람이 프로그램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기가 쉽진 않지만 진행 방식에 차별화를 두고, 동엽이에게 기대기도 하고 그렇게 포장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많이 하면 그만큼 소재가 풍부해져서 좋아요. 분장실이나 대기실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그 내용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활용하고 소재로 삼는 일이 굉장히 많거든요. 대표적인 분이 김구라씨인데 게스트가 나오면 “다른 프로에서는 이렇게 말했잖아요”라면서 새로운 소재와 웃음거리를 주죠.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 자연스럽게 내공이 쌓이고 거기서 얻은 경험들이 진행의 자양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꽤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해오면서 ‘양심냉장고’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했는데 요즘 분들은 과거와 달리 정말 개성이 넘쳐요. 개인기도 한두 개씩은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카메라 앞에서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죠.
요즘 일반인이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긴 하지만 진짜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힘들어요. 해외 프로그램에서는 대놓고 서로를 음해하고 미워하는 모습, 최후의 남녀가 서로 데이트를 하고 키스까지 하는 모습 등을 여과 없이 보여주더라고요. 그런데 한국에서 ‘러브 스위치’가 ‘진짜 리얼리티’를 보여주면 지탄받죠. 정서가 다르잖아요. 10여개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같은 포맷의 프로그램들은 재미보다는 선택과 거절 등에 초점을 맞춰 긴장감 위주로 진행하는데 그것도 국내 예능 프로그램 정서와는 맞지 않다고 봐요. 그래서 리얼리티를 살리되 경규 형과 저만의 장점을 내세워 재미있고 유쾌한, 전혀 새로운 프로그램을 보여드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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