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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킥’으로 인기 돌풍 ‘해리’ 진지희 인터뷰

“세경 언니가 맡은 식모 연기 탐나, 멋진 오빠와 러브라인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글 문다영 사진 지호영 기자 MBC 제공

입력 2010.02.17 13:01:00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해리’역으로 사랑받고 있는 진지희. ‘빵꾸똥꾸’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최고의 아역스타로 떠오른 진지희의 야무진 꿈과 딸을 주목받는 스타로 키운 어머니 구유진씨의 얘기를 들었다.
‘지붕킥’으로 인기 돌풍 ‘해리’  진지희 인터뷰


“안녕하세요….”
“새벽에 촬영이 끝나서 5시간밖에 못 잤어요. 그래서 힘들어하네요.”
방송에서 보여주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엄마 구유진씨(35) 뒤에서 힘없는 목소리로 인사하는 진지희(11). 다행히 출연자 대기실에서 TV와 과자를 접한 진지희는 금방 어린아이의 활달함을 되찾았다. 얼마 전 감기에 걸려 구토와 고열에 시달리는 등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PD의 배려와 주위의 큰 사랑에 마냥 행복하다며 웃는다.
‘빵꾸똥꾸’란 유행어로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터라 진지희도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다만 아직 나이가 어려 인터넷의 뜨거운 반응은 접하지 못했다. 진지희는 “밥을 먹으러 가거나 하면 주변 분들이 ‘너무 예쁘다’고 한다”며 “그런데 얼굴을 만지거나 볼을 꼬집어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고 말한다. 최근엔 전화번호도 바꿨다. 진지희의 학교 친구들이 그의 전화번호를 여기저기 알려주는 바람에 팬이라며 전화를 걸어오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 진지희는 “방학이 돼서 친구들이 보고 싶지만 그 일이 있어서 번호를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말한다.
어린 나이지만 극중 웃음의 키워드 역할을 톡톡히 하는데, 그 비중이 커진 만큼 기억에 남는 장면이 많다고 한다.
“‘아내의 유혹’과 영화 ‘록키’를 패러디한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얼짱 남학생인 정교빈을 유혹하려고 얼굴에 점을 찍고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 춤을 추거든요. 춤을 추는 게 창피했지만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나요. 또 ‘록키’는 체육선생님인 엄마(오현경)와 야구선수 출신 아빠(정보석)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신신애(서신애)한테 지는 바람에 아침마다 체력훈련을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계속 계단을 오르내려야 했지만 다행히 뛰어내려갈 수 있는 높이의 계단이라 힘들지는 않았어요.”
‘지붕 뚫고 하이킥’ 안에서는 아빠, 오빠에게 버릇없이 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진지희는 실제로도 ‘정보석 아빠’ ‘오현경 엄마’라고 부르며 따르는데 그중 정보석에게 배우는 면이 많다고 한다. 진지희는 “정보석 아빠가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잘 가르쳐주시고,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는 조언을 많이 해줘서 고맙다”며 “가장 닮고 싶은 배우도 정보석 아빠인데 아빠의 카리스마가 가장 닮고 싶은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다들 좋아해주실 거면서 처음엔 왜 그렇게 미워하셨어요?”

‘지붕킥’으로 인기 돌풍 ‘해리’  진지희 인터뷰


진지희는 외동딸이라 진짜 언니 오빠였으면 하는 출연진도 있다. 극중에서 가장 사이가 안 좋은 신세경과 윤시윤이다.
“세경 언니랑 시윤 오빠가 정말 좋아요. 세경 언니는 마음씨가 정말 좋으신데 친언니면 더 예뻐해주고 잘해줄 것 같거든요. 시윤 오빠는 아이를 좋아해서 저를 귀여워해주세요. 오빠도 외동아들이라 그런지 인형이나 학용품 같은 선물을 많이 해줘요.”
일일드라마 ‘노란손수건’으로 데뷔해 벌써 7년 차 배우인 진지희는 직접 이 시트콤을 선택했다. 사실 엄마인 구씨는 “내가 봐도 싫은 캐릭터라 욕먹겠다 싶어 내키지 않았는데 지희가 ‘웃기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인기를 얻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또래 친구인 서신애를 괴롭히는 터라 처음엔 많은 비판을 감당해야 했다. 평소엔 막역한 친구 사이지만 극중에서 해리가 신애를 때릴 때면 서신애 어머니가 눈물을 짓기도 해 함께 바라보는구씨도 죄책감에 시달렸다. 무분별한 악성댓글에 신고할까도 생각했지만 “인기의 증거고, 신고하면 더 안 좋을 것 같다”는 진지희 아버지의 만류로 그만뒀다. 그런데 진지희는 주위의 평판에 “별로 속상하지 않았다”고 답한다.
“연기일 뿐이라는 걸 알 테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주위에서도 ‘나중엔 다시 좋아해줄거야’라고 위로해주셨고요. 그런데 절 미워하던 분들이 이제 다시 좋아해주시니까 ‘이렇게 좋아해줄 걸 왜 처음엔 그랬나’싶어서 좀 서운하긴 했어요(웃음).”



‘지붕킥’으로 인기 돌풍 ‘해리’  진지희 인터뷰


지금이야 못된 행동도 귀여워 보이지만 방영 초기에는 진지희의 실제 성격이 극중 ‘해리’와 똑같은 것 아니냐는 말도 많았다. 이에 대해 구씨는 손사래를 친다.
“물론 아직 어린아이니까 아기 같은 면도 있지만 외동딸인데도 듬직하고 기특한 면이 많아요. 저도 지희가 연기하는 걸 보면 정말 내 딸인가 싶은 걸요. 집에선 소리도 안 지르는 아이가 어디서 배워서 저리 잘하나 싶죠. 촬영장에서 애교와 어리광이 많아지긴 해요. 그래서 저도 집과 촬영장에서 전혀 다른 엄마가 돼요. 촬영장에선 힘들어하는 게 안쓰러워 응석을 다 받아주는 편이에요. 편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요. 하지만 집에선 호랑이 엄마죠. 촬영을 마치고 집에 와서 해리처럼 굴면 ‘너 이제 해리 아니야. 짜증내지 마’라고 혼을 내요. 어릴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다 보면 버릇이 없어지기 쉬운데 저는 지희가 예의 바른 아이로 컸으면 좋겠어요.”

“아이 아역배우 시키고 싶다면 인내심이 가장 중요해”
피곤한 얼굴을 하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금세 방긋 웃는 모습이 천생 연예인이다. 진지희는 사진관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그 사진관을 통해 아기모델 선발대회에 등록, 입상하면서 연예계에 입문했다. 구씨는 “TV에 나오면 좋겠다 싶은 마음도 있었고, 아이가 워낙에 성격도 활발하고 붙임성 있어서 잘하겠다 싶어 시키게 됐다”고 설명한다.
멋모르고 시작한 연예계 생활이다 보니 직접 매니저로 뛰어든 구씨의 고생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대중 없는 촬영시간부터 아이의 의상을 고르는 일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다.
“처음엔 여러 가지에 놀랐어요. 아침 일찍 촬영이 있다는 것도 신기했고, 1분 나오는 장면을 위해 몇 시간씩 촬영하는 것도 생소했죠. 특히 의상을 갖추는 게 힘들었어요. 제작진이 의상을 제공하기도 하고, 지희 옷을 입을 때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협찬이 필요했죠. 그래서 직접 전화를 해서 협찬을 부탁했어요. 그런데 워낙 악동 역할이라 업체에서 꺼리더라고요. 물론 이제는 많은 곳에서 먼저 제의를 해주세요. 요즘은 다른 연예인 스타일리스트에게 색감이라든지 패션 센스에 대해 조언을 받고 있어요. 적응이 되니까 보람도 있고,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게 행복하기도 해요.”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엄마와 매니저 일을 동시에 하려다 보니 허덕일 때가 많았다. 이런 그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은 다름 아닌 남편. 반도체회사에 근무하는 진지희 아버지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쉬는 날이면 함께 촬영장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구씨는 “남편 덕분에 지희의 연예계 활동이 더 수월한 것 같다”며 “아역배우 엄마로서 느끼는 장·단점이 많다”고 말한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아이들도 많고, 그 꿈을 적극적으로 돕고 싶은 부모도 많은 요즘, 그들과 같은 마음이던 구씨는 예비 아역배우 부모들에게 조언을 해줬다.
무엇보다 부모가 먼저 연예계에 적응해야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연예계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제 경우 전혀 다른 세계에서 받는 에너지에 희열을 느꼈고, 지희도 많은 걸 경험하고 배운다는 점이 좋았어요. 엄마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구씨는 또 단기간에 인기 스타를 만들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과 빠른 정보습득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멀리 바라봐야 해요. 단기간에 스타가 되는 아역배우는 거의 없거든요. 엄마가 끈기와 인내심을 가져야 해요. 조급함은 금물이죠. 그리고 다른 아역배우 부모들과 정보를 교환하는 게 큰 도움이 돼요. 저는 지희와 함께 출연하는 신애가 소속사가 있어 신애 엄마에게 많은 정보를 얻는 편이에요. 아이와 둘이 다니다 보면 놓치는 정보가 많아서 엄마들끼리 모여 요즘 어떤 작품 오디션이 있는지, 공부는 어떻게 시켜야 하는지 등에 대해 논의하죠. 비슷한 고민을 공유하며 의지하고 힘을 얻어요. 요즘 엄마들의 바람은 한 가지예요. 내 아이가 유승호처럼 됐으면 하는 거죠. 유승호는 아역배우의 표본이잖아요. 관리를 잘했고, 자연스럽게 성인배우로 발을 딛는 데도 성공했죠. 본받고 싶어요.”

‘지붕킥’으로 인기 돌풍 ‘해리’  진지희 인터뷰


구씨는 누구보다 진지희의 미래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엄마지만 바빠질수록 건강이 나빠지는 딸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그는 “솔직히 국회의원에게 건의를 해서라도 바꾸고 싶은 부분이 오후 10시 이전에 촬영이 끝나게 해줬으면 하는 것”이라며 “성장단계에 있는 아이가 새벽까지 촬영해야 하는 게 안쓰럽고, 힘들어서 자고 있는 딸을 깨우는 게 가장 미안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간혹 그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면 주위에선 행복한 투정이라고 하지만 그저 아이의 재능을 밀어주고 싶어 발벗고 나선 구씨로서는 “괜히 지희의 건강을 해치는 게 아닌가”싶은 마음이 들어 안타깝다고.

“모든 배우를 뛰어넘는 배우 되고 싶어요”
인기 아역배우가 되고 보니 공부를 하지 못하는 것도 큰 걱정이다. ‘지붕뚫고 하이킥’ 초반에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학교에 갔고, 시험도 꼬박꼬박 봤지만 시청률이 올라가면서 방학 직전에는 거의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대기실에서 밀린 공부를 하거나 서신애와 함께 학습지를 하는데 뭐든 잘하고 싶은 진지희는 그것도 모자란 느낌이다.
“공부는 잘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촬영이 많아지면서 친구들은 공부 열심히 하는데, 저는 진도를 못 따라가서 걱정이에요. 엄마와 제 바람은 공부를 잘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촬영장에 있으면 공부하고 싶고, 학교에 있으면 촬영하고 싶어져요(웃음).”
최근 SBS 어린이 프로그램 ‘꾸러기 탐구생활’ MC를 하게 된 계기도 연기와 다른 분야인 MC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과 함께 공부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서 선택했다는 게 진지희의 설명이다.
진지희는 인기가 많아지면서 연예기획사로부터 소속 제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구씨는 아직은 이르다는 생각이 들어 제의를 거절했다.
“아직 어른들처럼 연이어 작품을 하진 않잖아요. 공부도 해야 하고요. 지희가 계속 배우의 길을 선택한다면 고등학생 즈음 소속사가 필요하겠죠.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실력을 쌓으면 때가 됐을 때 기회도 함께 올 거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어찌 될지 모르잖아요. 이 일의 시작은 부모의 의견이 컸지만 지희가 크고 나면 전적으로 지희가 하고 싶은 일을 시킬 거예요. 책임감도 있고, 스스로의 의지로 자기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엄마인 구씨는 먼 미래를 보고 있지만 진지희는 당장 이 일이 너무도 즐겁다며 웃는다. 끼니를 거를 때도 많고, 잠도 제때 자지 못하지만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 다만 이제 악역이나 부잣집 딸이 아닌 얌전한 소녀의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 진지희의 바람이다.
“활발한 역할만 해봤는데 세경 언니처럼 식모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음, 언니처럼 얌전한 성격도 좋지만 러브라인이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거든요. 상대역이요? 다 좋은데 멋진 남자면 좋겠어요(웃음). 그리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지만 우선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모든 배우를 뛰어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여성동아 2010년 2월 5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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