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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은?

남편 10명에게 물었다

진행 김금기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10.02.09 15:35:00

가장 기억에 남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은?


가슴 설레는 꽃다발
여자와 달리 남자는 꽃다발 받을 기회가 거의 없잖아요. 꽃다발을 들고 걷는 것도 부끄러울 정도니까요. 작년 밸런타인데이에 저녁식사를 하러 만난 아내가 초콜릿과 함께 제 나이만큼의 빨간 장미꽃을 안겨줬습니다. 사실 꽃 선물을 좋아하는 아내를 볼 때마다 이게 왜 좋을까 싶었는데, 꽃다발을 받아보니 가슴이 벅차더라고요. 그날은 쑥스럽다는 생각도 잊고 꽃다발을 안고 당당하게 길거리 데이트를 즐겼어요. (이성윤·34·홍보대행사)

잊을 수 없는 미역국
결혼 전 자취방에서 독감과 힘겹게 싸우며 외로이 밸런타인데이를 보내고 있을 때, 아내가 미역국과 따끈한 도시락을 싸서 온 적이 있어요. 약속도 취소하고 이벤트도 못 해서 화를 낼 만도 한데, 지극정성으로 돌봐주는 따뜻한 마음에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류주영·38·회사원)

내 아내만이 만들 수 있는 초콜릿
기억에 남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은 아내가 직접 만든 초콜릿이에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 선물이 대단할 게 뭐 있냐고 생각하겠지만, 제 아내는 알레르기가 있어서 초콜릿을 먹지 못하거든요. 그런 아내가 간지럽고 불편한 것도 참아가며 직접 만들어준 초콜릿은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에요. 모양도 포장도 판매하는 초콜릿에 비하면 형편없었지만, 제게는 그 어떤 값비싼 초콜릿보다 달콤했답니다. (한민호·30·공무원)

나를 감동시킨 메시지
아내가 직접 만든 제 별자리 인형과 초콜릿을 선물받았답니다. 인형 겉에는 아내와 제 친구들, 그리고 아내 친구들을 포함한 50여 명의 축하 메시지가 적혀 있었고요. 친구들에게 일일이 부탁했을 아내의 수고가 고맙더군요. 무엇보다 가장 기뻤던 건 깜짝 선물을 준비한 아내의 사랑한다는 메시지였어요. (정성훈·32·제조업)



짜릿한 초콜릿 맛 키스
지난 밸런타인데이에 아내가 데이트를 하자고 하더군요. 마침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어서 가까운 극장에 갔는데, 영화를 보는 도중 아내가 안절부절 못하는 거예요.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려던 찰나 평소 애정표현이 없었던 아내가 키스를 해왔답니다. 그것도 초콜릿 맛이 나는 키스를 말이죠. 이벤트를 하려고 몰래 초콜릿을 먹었을 아내가 귀여웠어요. (박형민·33·영어 강사)

사랑 듬뿍 담긴 용돈
주말부부인지라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택배로 받았는데, 현금이 든 봉투였어요. 좋아하지 않는 초콜릿보다 돈이 좋긴 했지만 정성이 없어 보이는 것 같아 섭섭하더군요. 아내에게 전화해서 이게 웬 돈이냐고 물었더니, 요즘 많이 힘든 거 안다면서 이번 주말은 집에 오는 대신 그 돈으로 혼자 짧은 여행을 다녀오라는 거예요. 평소 알뜰한 아내가 저를 위해 준비한 선물에 감동받았어요. 물론 그 돈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가서 좋은 추억을 만드는 데 썼어요. (정명훈·42·엔지니어)

아내가 선물한 릴랙스 타임
지난해 밸런타인데이에 야근을 하고 지쳐서 집에 돌아왔어요. 아내가 반갑게 맞으며 밸런타인데이 기념으로 특별한 선물이 있다면서 저를 욕실로 데려가더군요. 향긋한 아로마 초들이 켜 있고 피로를 풀어준다는 입욕제도 준비돼 있어서 놀랐어요. 아내가 머리카락을 감겨주면서 인터넷에서 보고 배웠다는 두피 마사지를 해줬는데, 서툰 솜씨지만 일주일 피로가 거짓말처럼 사라졌어요. (장진혁·37·웹마스터)

힘을 주는 귀여운 거짓말
캠퍼스 커플로 만난 아내와 결혼을 일찍 했어요. 먼저 학업을 마친 아내가 직장을 다니면서 제 공부 뒷바라지를 했고 전 취업 고민하느라 밸런타인데이는 안중에도 없었지요. 그런데 아내가 갑자기 친구가 타로를 볼 줄 안다며 함께 보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는 점괘에 기분이 업됐는데, 알고 보니 아내가 친구에게 좋은 얘기만 해달라고 부탁했다더군요. 직장 다니랴 살림하랴 힘들었을 텐데 제 기운까지 북돋워주는 아내가 고마웠어요. (김민성·35·연구원)

호텔 이용권
회사로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보냈다는 아내 문자를 받았어요. 당연히 초콜릿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열어보니 아내가 연애 때 쓰던 향수더군요. 큰맘 먹고 준비했다는 호텔 예약권에도 향수가 뿌려져 있고요. 오늘 밤을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라는 저희만 아는 암호인지라 연애 초반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어요. 그날은 온종일 가슴이 두근거리고 퇴근시간만 기다려지더군요. (김진만·35·금융업)

아내가 되찾아준 취미
사진 찍는 게 취미지만, 일에 치이다 보니 딸아이 사진 찍어주는 일도 쉽지 않더라고요. 출퇴근하면서 무거운 D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도 번거롭고요. 그걸 눈치챈 아내가 평소에 들고 다니면서 찍고 싶을 때마다 촬영하라며 작고 가벼운 컴팩트 카메라를 선물해줬어요. 만만치 않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말을 한 적도 없는데 제 마음을 헤아려준 아내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유진호·39·회사원)

여성동아 2010년 2월 5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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