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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노컷 인터뷰

김장훈 싸이 유쾌한 수다 한판

“열정·장난기, 아버지란 이름까지 다른 듯 닮은 두 남자의 완타치”

글 문다영 사진 박해윤 기자

입력 2010.01.19 15:29:00

언제부터 이들이 이토록 각별했을까. 새삼 떠올려보면 그 시기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둘은 마치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너무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공연에 대한 진지함, 노래에 대한 열정, 멈출 수 없는 장난기까지 참 닮았다.‘완타치’라는 타이틀의 합동 콘서트를 연 그들을 첫 콘서트 직후 만났다.
김장훈 싸이 유쾌한 수다 한판


TRACK 01 ‘챔피언’들의 ‘낙원’
김장훈(42)과 싸이(32)는 자타 공인하는 공연계의 ‘챔피언’이다. 김장훈의 발차기, 싸이의 몸짓 한 번에 좌중이 환호한다. 각자 콘서트를 열어도 늘 매진연속인 이들이 뭉쳤으니 관객의 호응은 두말할 것도 없다. 오는 3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국투어 공연제목인 ‘완타치’는 ‘한판 뜬다’는 뜻. 싸이가 1부, 김장훈이 2부를 각각 맡아 개별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며 3부에서는 둘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펄펄 나는 스타들이 대기실에서 서로의 공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온몸이 근질댈 것 같다. 역시나, 무대 뒤에서 한 시간을 머물던 그들은 마치 날개를 단 듯 무대 위를 활보했다.
김장훈(이하 김) 저도 가수고 피가 끓으니까 싸이가 공연하는 걸 보면 뛰쳐 올라가고 싶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무대에 오르지 않으니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 좋더라고요. 관객과 한몸이 돼 찡하기도 하고, 묘미가 있어요.
싸이(이하 싸) 제대 후 공연 연출력에 100% 확신이 없었고, 긴 공백은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 원래 사부(김장훈)에게 배우고 싶었죠. 2003년 난생 처음 가진 공연을 장훈 형이 연출해줬거든요. 제가 장훈 형에게 같이 무대에 서달라고 부탁했어요. 제가 많이 겸손해진 것 같아요(웃음).
그런데 우리가 같이 공연하니 주위에 시샘의 눈초리가 많아. 따로 해도 잘되는데 우리 둘이 합치니까 DJ D.O.C의 이하늘도 “조심해”하더라고. 내가 형인 게 다행이지.
가수들에게 빈축 좀 샀어요. 그런데 따져보면 각자 서울 콘서트에 통상적으로 2만7천 명 정도 오는데 둘 합해 4만 명이니 다른 가수들이 고마워해야죠. 물론 저희도 2백 개 넘는 연말 공연에서 많은 관객을 모시기 위해 차별화 전략 좀 썼어요. 제가 웨딩드레스 입은 포스터 보셨으려나.
포스터 촬영을 앞두고 저는 “나이가 많다”며, 싸이는 “딸이 있다”며 신부 역할을 상대에게 미뤘어요. 제수씨도 “오빠, 이이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제 이런 거 시키지 말아요”라고 거들더군요. 거참, 불리한 상황에 제가 엄마를 부를 수도 없고(웃음). 한마디만 했어요. “내가 하는 게 웃기겠니, 싸이가 하는 게 웃기겠니?” 단박에 싸이에게 “당신이 해”라고 하더라고요.
후~결국 제가 하게 돼 육체파 신부들을 위한 큰 사이즈 드레스를 입었어요. 아, 그런데 연예인의 숙명이랄까. 정말 내가 이렇게까지 공연에 욕심이 있었나 하면서 흉부에 자꾸 휴지를 넣고 있더라고요. 이왕 육체파, 제대로 하고팠어요.
그 과정을 보며 희비가 교차했달까. 내가 안 하길 천만다행이구나 생각했다고.
아 참! 다들 형보고 훌륭한 한국인이라고 하는데 전 실체를 봤어요. 자꾸 제 흉부에 손을 대시더라고요?!
헝그리해서.
형 여자친구 있잖아.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장훈 형 여자친구는 바로 무대예요. 연기자는 나이가 들면 맡는 역할에 한계가 생기잖아요. 하지만 무대 위 조용필은 영원한 오빠죠. 장훈 형도 무대 나이는 그저 ‘김장훈’이에요. 외롭고 끼니 불안정하고 잠도 잘 안 자는 거 싫지만 형이 올인하기 위해서, 나이 따지지 않고 오롯한 김장훈으로 자유롭게 살기 위해선 지금 이대로가 가장 맞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요. 이번 공연 앞두고도 3일 동안 5시간도 안 잤고, 밥도 거의 안 먹었어요. 형의 전부를 무대에서 쏟아내는 것 같아요.

김장훈 싸이 유쾌한 수다 한판


우리 둘 다 쏟아붓기 바빠요. 욕심이 많아서 아끼는 것도 못해요. 스크린 크기 하나에도 서로 경매하듯 경쟁하죠.
제가 그래도 나름 신혼인데 형이 새벽 4시에 전화를 해요. 이미 수십 번 회의 해서 결정한 내용을 가지고 “정말 괜찮겠니?”라고 묻죠. 그럼 전 자다 일어나서 또 한참 얘기하고 논의해요. 형은 한 공연을 위해 잠도 안 자고 수십 번, 수백 번 묻고 또 물어요.
보통 사람들은 고정비용, 고정시간 말고 나머지는 취미에 쓰잖아요. 저흰 다른 취미 대신 공연에 시간과 돈을 쏟아붓는 거죠.
이윤은 직업에서 추구하는 거라 생각해요. 우리 직업은 가수고… 공연은 정말 꿈이에요. 티켓을 판매한 돈이 우리에게 오면 그걸로 또 무대를 꾸미고 관객에게 꿈을 드리는 거죠.
어떨 땐 무대에서 이대로 죽고 싶다 생각해요. 그저 너무 행복해서 죽고 싶을 때가 있어요. 영화 ‘사랑한다면 그들처럼’에서 사랑이 정점일 때 절벽에서 뛰어내린 커플을 이해해요. ‘지금보다 더 행복한 순간이 없을 거야’라는 생각. 무대에서의 저는 어린 소년들보다 더 어린 아이가 돼서 기대고 싶고, 내가 여자가 될 때도 있고. 눈물 나고 행복하고…. 관객과 함께 행복할 땐 죽어도 상관없어요.

TRACK 02 어깨에 짊어진 ‘아버지’란 이름
세 살 배기 딸쌍둥이 아빠인 싸이, 옆구리 시린 김장훈 모두 아버지란 이름을 갖고 있다. 미혼인 김장훈에게는 무려 1백37명의 자녀가 있다. 기부천사, 독도지킴이로도 모자라 1백37명 아이들을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 김장훈에게 넓고도 깊은 바다의 사랑이 느껴진다. 너무 큰 사랑을 나누느라 그의 반쪽은 찾을 생각도 못하는 걸까.
하하. 집에서도 그런 얘기 잘 안 해요. 나이 먹어도 여전히 어머니에게 저는 아이니까 엄마라고 부르는데, 엄마가 결혼하라 하시기에 “객관적으로 생각해봐요. 엄마가 딸 가진 사람으로서 나 같은 사람한테 시집 보내겠어요”라고 했더니 “그건 그렇다”며 2년 동안 결혼 얘길 꺼내지 않으시더라고요(웃음). 그러다 또 “훈아, 다 괜찮은데 집에 들어갈 때 불 꺼져 있으면 너 외로울까봐”라며 말문을 여시기에 “나 늘 불 켜놓고 다니는데”라고 응수했죠. 얼마 전에는 “네 아이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 “그럼 결혼 말고 아이만…” 이랬다가 혼났어요. 사실 전 굳이 있어야 한다면 아이보다는 아내가 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 연예인을 사귄 적이 있는데 서로 일이 바쁘면 연락이 안되잖아요. 행선지를 모르니 자연스럽게 연애가 안되더라고요. 연애든, 결혼이든 모든 게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혹자는 형에게 “여자가 싫으냐” 이런 질문도 하는데 여자는 굉장히 좋아해요. 대신 신중해요. 데이트 한번 하면서 차를 4번 바꿔 타니 발각될 리가 없죠. 물증은 없지만 지인들의 증언이 있어요. 형이 운전을 못해서 운전해주는 동생들이 푸념처럼 늘어놓거든요.
하하하.
형은 결혼 안 해서 주위로부터 말을 듣는데 저는 결혼을 했어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 같아요. 제가 공연할 때만큼은 대한민국 기혼자 중 가장 자유로운 것 같아요. 유부남으로 봐주질 않으시니 일부러 무대에서 쌍둥이 아빠다, 유부남이다 이런 얘길 하죠. 굉장히 자유로운 측면도 있지만 제가 결혼한 걸 개의치 않는 것도 좀 싫더라고요.



김장훈 싸이 유쾌한 수다 한판


나도 자유로운 아버지인데 뭘. 얼마 전 방송에도 나왔는데 지인의 부탁으로 쌀을 기탁하는 행사에서 생후 두 달 된 은혜를 만났어요. 은혜가 심장·폐 기형이라 수술을 받지 않으면 못 산다고 하더라고요. 고민을 하며 집에 가던 길에 이대로 외면하면 후회할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은혜를 딸 삼았어요. 얼마 전 수술을 마친 은혜에게 찾아갔더니 품에 안겨오며 제 얼굴을 만지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경기도 부천에 1백20명, 서울 응암동과 화곡동에 14명, 충청도에 2명의 아이들이 더 있는데 검정 옷을 입으면 아이들이 자꾸만 울어서 아이들을 만날 땐 밝은 색 옷을 입어요.
나도 우리 딸들 때문에 버릇이 생겼어요. 쌍둥이가 세상에 나온 지 두 달 만에 제가 군대에 갔기 때문에 아내가 아이들에게 계속 제 공연 DVD를 보여줬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혹시나 알아보지 못할까봐 젤로 고정시킨 헤어스타일을 바꾸지 못하겠어요(웃음). 가장이란 타이틀이 제게 안 어울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이들이 자고 있을 때 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다가 과격하거나 난폭한 곡이 떠오르면 ‘아이들이 클 텐데’라는 생각에 멈칫해요. 아내는 무대 위 내 본연의 모습을 좋아하고 지지해주는데 참 많은 경험을 하면서 ‘무대에서, 그리고 음악 안에서만 싸이로 살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정상적으로 살자’고 다짐하게 됐어요. 그런데 딸들이 절 닮았는지 끼가 많아요. 아침에 일어나면 걸어가서 CD를 틀고 춤을 춘다니까요(하하). 참으로 걱정이 되지만 혹시라도 가수가 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줄래요.
난 아이들에게 한마디만 할 거야. 학교는 중퇴하지 말라고. 깊은 말은 못하지만 제가 어린 나이에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세상의 무서움을 경험했거든요. 학교는 다녀야 해.

TRACK 03 마흔 둘, 서른 둘의 ‘사노라면’
1년 전 이맘때 만난 김장훈은 “술 친구가 없다”며 “박경림은 임신 중, 성시경·싸이는 군대에 있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긴 기다림을 끝으로 마음 맞는 두 친구가 드디어 만났으니 그 행복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 그런데 서로가 닮아가는 것뿐 아니라 대중까지도 두 사람을 하나로 보는 게 조금은 신기하고 우습다고 한다.
제가 얼마 전에 군인 4천 명에게 치킨 2천 마리를 보냈어요. 제가 군 생활 때 가장 좋아한 건 치킨이고, 싫어한 건 행사 연습이라 행사날 보냈죠. 그랬더니 댓글에 “김장훈하고 다니더니 끼리끼리 잘한다”는 말이 있더라고요.
나한테 김장훈이라고 해? 어려보이니까 좋네(웃음). 싸이랑 있으니까 자꾸만 “김장훈도 군대 보내라”라는 말들이 들리더라고요. 웃기면서도 어이가 없더라고요. 아, 누군가 제가 독도 광고를 낸 걸 보고 저에게 독도에 가서 살아보면 어떻겠냐는 말도 했네요. 백두산 지키면 백두산에서 살아야 하고, 온난화 지키려면 오존층 가서 살아야 하나요? 그건 아니죠. 어쨌든 저는 댓글을 아예 안 봐요. 신경 쓰기 싫거든요. 그런데 싸이 넌 보더라.
창작의 근간이 분노일 때가 많아서 곡이 떠오르지 않을 때 봐요. 심지어 ‘낙원’을 작곡할 때도 분노로 만들었죠. 그래서 가끔 “오예~~”라고 해가며 악플을 봐요. 그중 제가 뽑은 베스트는 제대하던 날 어느 분이 달아주신 댓글이에요. ‘한국사람 삼세번!’ 웃기죠? 더 갈 일도 없지만 더 이상 군대 얘기 하기도 그래요. 제대한 지 1백일이 넘었는데 남자라면 다 아는 얘기들이잖아요. 제가 데뷔 9년 동안 남들은 한 번 하기도 힘든 경험을 참 많이 했어요. 그 덕에 겨우 20개월 활동했죠. 2010년엔 3백65일 활동하려고요. 오늘 공연 중에도 틈틈이 울었어요. 감정이 복받치더라고요.
관객들도 굉장히 많이 울더라고요. 이 느낌을 영원히 간직할 거예요. 관객이 웃는 것도 좋지만 그건 두 번째예요. 가장 아름다운 게 우는 모습이에요. 우리와 하나가 돼서 같은 감정을 갖는 거죠.
난 공연할 때 뛰어주는 게 제일 좋아. 일상에서 광기를 내긴 좀처럼 힘든데 공연 때만큼은 자신을 버리고 미쳐줬으면 해요. 울고, 미치고… 우리 공연 재밌겠죠?

여성동아 2010년 1월 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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