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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반가운 얼굴

‘파워 디바’박미경 마흔 중반의 하이킥!

글 문다영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10.01.18 17:40:00

새 앨범 녹음이 한창이던 12월, 서울 광화문 근처 해장국집에서 박미경을 만났다. 장장 9년의 원거리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그는 남편의 지극한 사랑에 젖어 꽤 오랜 시간 활동을 하지 않았다. 5년 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오는 그는 첫 앨범을 발표하는 신인처럼 설레는 듯했다. 운명 같은 사랑, 숙명 같은 노래와 함께 사는 행복한 여자, 박미경과의 유쾌한 만남.
‘파워 디바’박미경 마흔 중반의 하이킥!


1월 8집 앨범으로 컴백하는 가수 박미경(45)을 만나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질문을 던졌다. 데뷔 이후 해가 지날수록 세련미가 더해가는 얼굴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여느 여자 연예인처럼 ‘카메라 덕분에’ ‘화장기술 덕분에’라는 답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시원스레 “성형!”이라고 말한다.
“눈과 코는 했어요(웃음). 하지만 턱은 건드리지 않았죠. 노래를 할 때는 얼굴을 움직여야 하니까 가수에게 턱은 참 중요해요. 그렇지만 얼굴부터 고치는 요즘 후배들에게 뭐라 하고 싶지 않아요. 후배들 환경에선 그게 현실이고, 맞는 거니까. 따지고 보면 예능에 부담을 갖던 제가 어느 날 문득 ‘맞아, 나도 물불 안 가리는 나이가 된 아줌마인데’란 생각에 ‘세 바퀴’에 나가 개그도 하고, 솔직하게 말하게 된 것도 환경에 적응한 거죠.”
사실 박미경은 지난해 컴백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해를 넘기고 말았다. 박미경은 소위 김창환 사단이라 불리는 김건모·클론·채연 등과 같은 소속사다. 박미경이 앨범 준비를 할 즈음 김건모의 앨범 발매와 콘서트가 진행되는 바람에 김창환을 비롯해 소속 작곡가들이 전부 투입됐다. 겨우 한숨 돌릴 즈음에는 채연의 앨범이 발매됐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건모씨 덕분에 콘서트 게스트로 나가며 존재감을 알렸다”며 웃어넘긴다.
“제가 결혼하고 미국 가서 사는 줄로만 알던 분들이 ‘아, 이제 다시 활동할 건가 보다’하고 인식해주시더라고요. 미국 갔다고 소문이 난 데는 예전 매니저의 역할도 한몫해요. 인터뷰가 곤란하다 싶을 땐 주저 없이 ‘미국에서 살고 있습니다’라고 했거든요(웃음).”
앨범에는 댄스와 발라드가 골고루 섞여 있다. 박미경 버전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클론의 ‘돌아와’는 TV로, 김건모가 작곡하고 김창환이 작사한 발라드곡 ‘어떡해’는 뮤직비디오로 홍보할 예정. 특히 ‘돌아와’에는 그만의 사연이 있다.
“클론과 김태영이 함께 부른 ‘돌아와’는 원래 제가 제의 받았던 거예요. 발성 공부를 위해 미국에 갔던 97년에 창환 오빠가 찾아와서 클론과 함께 ‘돌아와’를 불러달라고 했었거든요. 거절한 후에 그 노래의 인기가 대단해서 한이 맺혔었는데 이제야 푸네요.”
박미경은 2002년 미국인 사업가 트로이 아마도씨(50)와 결혼했다. 이후 방송에 신혼집을 공개했는데 동양식 창틀과 소품으로 꾸민 손님방과 여느 재즈바 못지않은 거실이 화제가 됐다.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살고 있다는 그는 “너무 집 같은 집은 싫어서 남들을 배려하는 공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남편과 저 둘 다 술과 사람을 좋아해요. 2차도 집에서 할 때가 많죠. 남편이 워낙 요리를 잘해서 남은 재료로 뚝딱뚝딱 안주를 만들어요. 덕분에 우리집은 외국 클럽 같아요. 연령층이 다양한 친구들이 한데 어울리거든요.”
두 사람은 93년, 하와이에서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이모가 하와이에 거주해 초등학교 시절 유학을 간 그는 미국 영주권자. 이런 까닭에 6개월마다 한 번씩 한국과 하와이를 오가야 했던 그는 그해 무료한 생활에 지쳐 어머니와 동생이 자주 가는 한인클럽을 찾았다.
“클럽에서 6줄짜리 베이스 기타를 치는 연주자 실력이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노래를 하겠다고 나섰어요. 처음엔 비웃는 분위기였다가 제가 ‘I can‘t stop loving you’를 부르고 나자 환호성이 들리더라고요. 저도 내친김에 하와이에 머무르는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겠다고 했죠. 한국 노래와 팝송을 부르며 즐겁게 살던 어느 날, 한 미국인이 ‘내 친구가 주는 것’이라며 꽃다발을 전해주더라고요.”

사랑으로 충만한 내 운명의 짝, 트로이

그가 트로이였다. 친구 핑계를 대고 박미경에게 수줍은 마음을 전했던 것. 친구의 제안으로 마지못해 한인클럽을 찾은 트로이는 한눈에 박미경에게 반했다. 박미경은 “남편이 ‘누나가 하와이에서 유명한 가수라서 늘 노래 잘하는 여자와 결혼하는 게 꿈이었다’고 고백하더라”고 회상했다. 특히 클럽에서 노래할 마음을 갖게 한 실력 있는 베이스 연주자가 트로이의 사촌이란 점은 ‘인연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트로이가 누나에게 “노래 잘하는 한국인이 있다”고 말함과 동시에 사촌 역시 “우리 클럽에 노래 잘하는 한국여자가 있다”고 전해 시집에서 예쁨을 받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클럽에서 노래하는 마지막 날, 드디어 쪽지를 주더군요. ‘데이트 하자. 싫다면 이게 끝이지만 추억으로 간직하겠다. 만약 데이트를 해준다면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될 것’이란 내용이었어요. 저요? 당연히 ‘예스’를 외쳤고, 사귀게 됐죠. 2002년 결혼할 때까지 둘 다 비행 마일리지가 1백만 점이 넘어요.”

‘파워 디바’박미경 마흔 중반의 하이킥!




9년의 장거리 연애에 감탄하자 “우리는 여전히 사귀고 있는 중”이란 답이 돌아온다. 함께 공유하는 추억이 너무도 많고, 둘뿐이기에 그 추억은 ‘결혼’이란 울타리에 갇히지 않고 계속 커져만 가는 중이다. “대부분의 한국남자와 달리 시간 여유가 있는 사람이 집안일 하는 게 당연하다며 청소, 빨래 모두 마다하지 않는 남편이 참 고맙다”고 말하던 박미경은 “아차, 자랑하면 안 되는데”라며 입을 다문다. 이유를 묻자 “자꾸 남편 팬이 생겨서”란다. 공연을 할 때면 박미경의 대기실에 팬들이 찾아오는데 그 중 남편을 찾는 팬들이 늘었다는 것. 그는 “‘트로이 왔어요?’라고 묻는 팬들에게 질투를 느꼈다”며 “지금이야 ‘내 신랑이 그만큼 나에게 잘해줘서 인기가 있구나’생각하지만 당시엔 솔직히 열 좀 받았다”고 회상한다.
2세 계획은 없는 걸까. 2006년 방송에서 “쌍둥이 낳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의지를 밝혔던 것과 달리 아직 소식이 없다.
“2006년에 2세를 갖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둘이 검사도 받았는데 행복하게도 결과가 지극히 정상이더라고요. 그래서 좋은 날짜를 고르는 전략을 짰는데 마침 그 시기에 하와이 사는 첫째 조카가 한국에 놀러온 거예요. 중학교 입학 전이라서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주고, 놀이공원 등 가지 않은 곳이 없어요. 우리 딸이라 생각하고 조카가 머무는 3개월 내내 끊임없이 챙겼죠. 그리고 드디어 조카가 출국하는 날, 공항에서 ‘잘가’라고 인사하던 남편이 조카 모습이 사라지자마자 외치더라고요. ‘오 마이 갓! 노 베이비~~!’’(웃음) 우리 부부는 아이를 너무도 좋아하지만 그보다 우리 둘과 자유를 더 사랑하기로 했어요.”

언제나 떨리는 무대, 그곳에서 펼칠 꿈
박미경은 준비된 뮤지션이다. 6~7세 때 피아노와 기타를 배웠다. 레슨 선생님도 3명이나 있었다. 박미경은 “사실 엄마 꿈이 가수였다”며 “이미자 선배님 작곡가로 유명한 배경호씨께 레슨을 받던 중 집에서 들통이 나서 가수의 꿈을 접은 엄마는 내게 그 꿈을 이어주고 싶었던 모양”이라고 말한다. 그 덕분에 절대음감의 소유자란 말을 들었고,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으면 악기별 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올 정도다.
40대 중반이 된 박미경은 20대 못지않은 몸매로 대중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몸매는 좋았다”며 “그 덕에 내 뒷모습을 보고 쫓아오다 얼굴 보고 실망한 사람들도 좀 있다”며 웃는다. 그러나 실상은 자기관리가 철저한 연예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릴 때부터 육상·농구를 해서 기본적으로 운동신경이 있는데다 운동하면 기분이 좋아져서 즐겨 해요. 솔직히 저 같은 경우는 댄스를 하니까 노래할 때 ‘헉헉’대지 않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하는 면도 있죠. ‘가수 박미경’이 춤 좀 춘답시고 노래 부르며 힘들어하는 건 용납이 안 돼요.”
몸매를 관리하고 싶은 또래 주부들에게 조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박미경은 “몇 시간이 아니라 일단 꾸준히 30분씩 시작하라”며 “30분이 쌓이면 몇 달, 몇 년의 시간이 되는데 가장 중요한 건 살 뺀다는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내 건강과 젊음을 위해서’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가수임에도 박미경은 여전히 무대가 떨린다고 말한다. 카타르시스를 느낄 여유도 없을 정도로 긴장하는 그이지만 그의 꿈은 모두 무대 위에서만 이룰 수 있는 것들이다.
“1억원짜리 그랜드 피아노를 사서 콘서트를 하고 싶어요. 아유, 근데 제가 검소한 편이라 집 한 채 값으로 피아노를 사기엔 선뜻 용기가 안 나네요. 피아노는 언젠가 이루고 싶은 꿈이고, 이제 다시 활동하며 생각한 건 ‘40대 아이돌’이 되겠다는 거예요. 힘, 정열, 모든 에너지가 넘치는 가수. ‘아직 죽지 않았다’가 아니라 늘 파워풀한 박미경이고 싶어요.”

여성동아 2010년 1월 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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