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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FASHION ESSAY

런더너와 ‘컬러’로 맞짱 뜨다

정소나의 패션 스토리-두 번째

기획 한여진 기자 글 정소나 사진 이준호

입력 2010.01.13 15:57:00

런더너와 ‘컬러’로 맞짱 뜨다


런던은 컬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도시다. 언뜻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블루, 핑크, 레드 등 비비드 컬러를 매치해 ‘어쩜 저렇게 예쁘게 입었을까’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옷차림의 젊은이들은 물론, 오렌지 스트라이프 카디건에 화이트 컬러 팬츠를 매치한 뒤 산뜻한 그린 컬러 로퍼로 포인트를 준 백발의 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다. 얼마 전에는 바이올렛 컬러 투피스에 퍼플 컬러 펌프스를 매치한 옷차림에 시선이 빼앗겨 슬쩍 따라가 보니 일흔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여서 흠칫 놀랐던 기억도 있다. 빨간색 플레어스커트에 하늘색 스타킹을 신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소녀를 짝사랑하는 총각마냥 사라질 때까지 바라본 적도 있다. 그러고 보니 런던의 상징인 이층 버스도 우리에게는 크리스마스 시즌에나 실컷 볼 수 있는 ‘새 빨간색’이며,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인 엘리자베스 여왕도 화려한 코르사주가 달린 모자부터 신발까지 한 가지 컬러로 통일하고 나타나 우아하게 손을 흔든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이들의 컬러 감각이 부러울 따름이다.
런던에 온 지 2년째 접어들면서 이런 컬러 파워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요즘은 한국에서는 감히 도전하지 못할 컬러 의상을 종종 입는다. 과감하게 빨간 스타킹을 신기도 하고, 비비드 옐로 컬러 퍼 재킷을 입기도 한다. 처음에는 ‘혹시 사람들이 나만 쳐다보지 않을까?’생각하기도 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게다가 컬러 조화에 대해 런더너들에게 여러번 칭찬을 듣자 컬러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특히 심플한 블랙 드레스에 옐로 퍼 재킷을 입었을 때는 눈인사만 나누던 친구들도 다가와 ‘어디서 샀니?’ ‘색이 정말 예쁘구나.’ ‘예쁘게 입고 왔네.’ ‘오늘 어디 가니?’ 하면서 말을 붙였다. 신상 명품 블랙 코트를 자랑 삼아 걸치고 가도 시답지 않아 하던 이들이 관심을 쏟아내니 이곳에서는 역시 컬러가 힘 좀 쓰는 듯 하다. 희망에 찬 새해를 앞두고 런더너들의 옷차림은 더욱 화사해졌다. 칙칙한 컬러보다는 희망이 담겨 있을 것만 같은 비비드 컬러에 눈길이 가는 모양이다. 울적할 때면 새빨간 립스틱을 꺼내 바르고 애써 콧노래를 부르던 우리네 어머니들처럼 말이다.
여기서 잠깐, 한국에서라면 사실 비비드 컬러 매치가 부담스럽다. 이 때는 머플러나 스타킹, 슈즈, 백 등의 액세서리를 이용해 포인트를 주는 것이 요령. 의상은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택하고, 상의나 하의 중 어느 하나는 무채색이나 톤 다운된 컬러를 매치해야 2NE1 같은 아이돌 스타일의 표절이라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아, 이제 자신감이 생겼으니 런더너들과 컬러 배틀 한번 해야겠다. 노력만이 타고난 컬러 감각을 자랑하는 런더너에게 대처하는 서울라이트의 자세니까.

런더너에게 배우는 Color Styling

사시사철 흐리고 우중충한데다 오후 4시만 되면 어김없이 해가 지는 날씨 탓에 런더너들은 그들만의 ‘컬러 센스’로 회색빛 도시에 색을 더한다. 패셔니스타들도 어렵다고 입 모으는 컬러 매치법을 거리에서 만난 런더너의 패션을 통해 배워본다.

런더너와 ‘컬러’로 맞짱 뜨다




1 인디고 데님 블루종에 레드 스트라이프 스커트, 레드 컬러 스타킹을 매치한 캐주얼 룩. 화이트 컬러 벌키 니트 롱 머플러를 늘어뜨려 멋을 더했다. 자칫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레드 컬러를 인디고 컬러와 매치해 발랄하면서도 안정감이 느껴진다.


2 클래식한 더블 버튼 디자인 코트에 바이올렛 컬러 레깅스, 레드 브라운 컬러 니트 베레를 코디한 산뜻한 옷차림. 매일 입는 단색 코트에 컬러풀한 스타킹이나 레깅스만 매치해도 경쾌한 컬러 룩을 연출할 수 있다.

3 채도 높은 옐로 컬러 코트에 블랙 레깅스를 매치해 산뜻하면서도 세련돼 보인다. 백과 장갑, 모자 등 액세서리는 블랙 컬러로 통일하고 부츠만 캐멀 컬러를 선택해 스타일에 재미를 더했다.

4 슬림해 보이는 터콰이즈 블루 컬러 벨티드 코트에 스키니 진을 매치해 클래식하고 활동적인 스타일을 연출했다. 핸드백을 사선으로 걸쳐 메 포인트를 줬다.

5 블루 바이올렛 컬러 사파리 재킷과 진 팬츠로 활동적인 느낌을 냈다. 파스텔 블루 톤의 스카프를 여러 번 돌려 묶어 볼륨감을 더하고, 블랙 컬러 퍼 모자, 장갑, 부츠 등을 이용해 따뜻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게 연출했다.

런더너와 ‘컬러’로 맞짱 뜨다


6 옐로 컬러 코트를 그레이, 블랙 등 모노톤 컬러와 매치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옐로 컬러와 모노톤 컬러를 세련되게 매치한 센스가 남다르다.

7 허리 라인을 살려주는 벨티드 코트와 스키니 진 팬츠를 매치해 화사하면서 날씬해 보이도록 스타일링했다. 캐멀 컬러 레이스업 부츠와 같은 컬러의 페도라로 개성 있는 컬러 룩 완성!

8 삼원색을 이용한 컬러 스타일링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톤 다운된 레드 컬러 코트와 네이비에 가까운 블루 톤 스타킹, 머스터드 옐로 컬러 미니 백을 선택해 세련돼 보이면서 경쾌한 분위기를 냈다.

9 하이 웨이스트 하운드 투스 체크 코트에 H라인 니트 스커트를 매치해 여성스럽게! 스커트와 레깅스, 부츠는 그레이와 브라운 등 채도가 낮은 컬러를 선택해 안정감을 주고, 모자와 이너웨어, 코트는 레드 톤으로 선택해 발랄하게 연출했다.

런더너 정소나는… 패션을 공부하기 위해 2008년 여름 남편과 함께 런던으로 떠난 용기 있는 2년차 주부.
영국 출신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 폴 스미스, 비비안 웨스트우드처럼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열공 중이다.

여성동아 2010년 1월 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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