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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그녀의 재발견 ④

‘아나운서 꼬리표’ 뗀 최송현 애교 본능

글 김유림 기자 사진 이기욱 기자

2009. 12. 22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최송현은 대중의 편견에 연연할 겨를이 없다. 첫 주연을 맡아 촬영장을 누비고 다니는 요즘, 연기에 대한 고민과 설렘으로 가슴이 꽉 차 있기 때문이다. ‘애교 연기’가 가장 자신 있다고 말하는 그는 대담한 키스신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 신인이다.

‘아나운서 꼬리표’ 뗀 최송현 애교 본능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방송인에게 ‘이미지’는 목숨과도 같다. 섣불리 변신을 꾀하는 것도, 고여 있는 물처럼 변하지 않는 것도 위험하긴 마찬가지. 가장 이상적인 것은 끊임없이 변신하되 언제나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아나운서 직을 그만두고 연기자로 돌아선 최송현(27)은 지적이고 단아한 이미지 대신 섹시·발랄·귀여움을 택했다. 영화 ‘인사동스캔들’에선 팜파탈로 분하더니 이번에는 애인을 여럿 거느린 철부지 미시족으로 변신했다. ‘미세스타운’에서 나이 많고 돈 많은 남편 덕에 명품을 휘감고 다니지만 남편이 죽은 뒤 서서히 과거가 들춰지는 재키 역을 맡은 것.
이로써 두 번째 연기 기회를 얻은 최송현은 아나운서 꼬리표를 떼야 한다는 강박증에서 한결 자유로워졌다. 그는 “지금은 오로지 연기에 전념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정확하게 읽어낼 자신도 없는데 괜한 것에 정신을 뺏겨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처음 맡는 주연이라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거든요.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이 주문하는 대로 쫓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차요. 저 혼자 캐릭터를 연구하는 시간도 필요하기 때문에 오로지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에 몰입하려고 해요. 아직까지 아나운서 이미지가 남아 있는 건 제가 시청자에게 연기자로서의 모습을 많이 못 보여드렸기 때문일 거예요.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하면서 연기자로서 평가받고 싶어요.”
그는 아나운서를 그만둔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한다. 연기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최송현은 “촬영장만 오면 춥지도 배고프지도 않다. 카메라 앞에 서면 더 그렇다”며 웃었다.

촬영장에 오면 춥지도 배고프지도 않고 마냥 행복해

‘아나운서 꼬리표’ 뗀 최송현 애교 본능


스스로 꼽는 ‘필살기’는 애교. 그런 면에서 극중 재키와 닮은 점이 많다고 한다.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남편 역의 김병춘에게도 편안하게 애교 연기를 선보였다고. 최송현은 “막내라서 애교가 많은 편이다. 평소 지인들에게 하는 것과 비슷하게 했다”며 웃었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 농도 짙은 애정신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소 수위 높은 키스신과 베드신은 복잡한 남자관계 등 속물근성이 다분한 재키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치이기 때문. 연하의 꽃미남과의 키스신을 촬영할 때는 대본대로 그가 상대 연기자를 리드했다고 한다.
“저나 상대 배우나 키스신이 처음이어서 부담이 덜했던 것 같아요. 또 서로 감정을 녹여야 하는 키스신이 아니라, 단지 재키의 대담한 성격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어서 무조건 열심히 했어요. 처음에는 감독님이 진짜로 키스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NG가 난 뒤 모니터를 보니까 ‘이건 아니다’ 싶어서 진짜로 했죠(웃음).”
요즘 최송현은 연기 공부를 따로 하진 않는다. 대신 촬영장에서 감독, 연기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감정을 잡아가려 애쓴다. 아나운서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지금, 그 앞에 놓인 또 다른 숙제는 ‘진짜’ 연기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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