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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그녀의 재발견 ②

화려한 조명 뒤 숨겨진 평범한 ‘워킹맘’ 이아현

글 김유림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입력 2009.12.22 10:06:00

이아현의 억척스런 유부녀 캐릭터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와 연예인답지 않은 ‘일반인 마인드’ 때문이 아닐까 싶다. 현재 세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그는 촬영장만 벗어나면 육아에 전념하는 엄마이자, ‘하루쯤 남편이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주부. 그의 소소한 일상을 들여다봤다.
화려한 조명 뒤 숨겨진 평범한 ‘워킹맘’ 이아현


남편과 아이들 위해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일하는 워킹맘.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인물이지만 남편의 ‘바람기’가 더해진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미세스타운’에서 삼류잡지기자 보배 역을 맡은 이아현(37)은 “연기를 하면서도 자신의 캐릭터가 안쓰럽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극중 보배의 ‘원수 같은’ 남편은 여자문제는 물론 생전 아내 모르게 진 빚으로 죽어서까지 그녀를 괴롭힌다. 2006년 연예사업가와 결혼한 이아현은 남편의 외도에 대해 “죽음”이라는 다소 과격한 말을 사용하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솔직히 어릴 때는 ‘우리나라 남자들의 90% 이상이 바람피운다는데, 가정만 깨지 않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결혼해서 살아보니까 내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혼을 떠나서 ‘죽음’이죠(웃음).”
최근 들어 이아현의 캐릭터가 다소 과격해졌다. 2005년 방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의 영향이 크다. 하지만 그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이미지는 조금 다른 듯했다.
“제작진이 저한테서 어떻게 그런 이미지를 찾아내는지 궁금해요. 제 이미지는 오히려 정적이고 차갑다는 생각이 드는데, 최근 들어 그와 반대인 역할이 주로 들어오거든요. 막상 연기를 하다 보면 미처 저도 몰랐던 또 다른 모습이 나올 때도 있어요.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성격이 점점 ‘아줌마화’돼가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웃음).”
이아현은 스스로를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이라고 평했다. 친구들 모임에 민얼굴로 아이를 안고 나가고, 촬영장에 나갈 때를 제외하곤 옷도 최대한 편하게 입고 다닌다고 한다. 또한 그는 대중목욕탕을 다니는 몇 안 되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랫동안 알고 지낸 한 스타일리스트는 그에게 “신비주의는 아니더라도 남들이 연예인인줄은 알 정도로 신경 좀 쓰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성격이 어디 하루아침에 변하나요(웃음). 최대한 남의 시선에 신경 안 쓰려고 해요. 연기자라는 직업을 가졌을 뿐 집에서는 보통 주부들과 마찬가지로 아이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하는 평범한 모습이거든요. 연기 또한 생활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요.”

대중목욕탕 다니는 ‘연예인답지 않은’ 연예인

화려한 조명 뒤 숨겨진 평범한 ‘워킹맘’ 이아현


요즘 그는 촬영장에서 ‘무서운 여자’로 통한다고 한다. 보배의 캐릭터상 남자들을 상대로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 많은데, 촬영 때마다 상대 연기자가 다치거나 기물이 파손되는 등 ‘살벌한’ 에피소드가 벌어지기 때문. 얼마 전에는 남편을 죽이는 걸 상상하는 장면을 촬영하던 중 1천만원 상당의 카메라 렌즈를 깨뜨렸다고 한다. 그는 “나도 내 손이 무섭다. 스태프가 내 옆에 오는 걸 두려워한다”며 웃었다.
몸을 사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는 이아현. 하지만 촬영장만 벗어나면 그의 머릿속은 아이 생각으로 가득 찬다. 세 살배기 딸 유주는 무척 순한 편이라고 한다. 신생아 때는 밤잠을 설치지 않았고 울다가도 우유만 주면 울음을 뚝 그쳤다고. 아이에게 우리 말과 영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생후 5개월 됐을 때부터 옹알이처럼 영어 단어를 말하더니 이제는 제법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고 한다.
“아이가 생기니까 모든 게 아이 위주로 돌아가요. 쇼핑을 할 때도 아이 물건만 눈에 들어오거든요. 제 걸 사려면 한참을 고민하는 반면 아이 건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고 쉽게 지갑을 열어요. 아이 낳기 전 제 모습을 떠올려보면 참 많이 변했어요(웃음).”
불 같은 성격인 그와 달리 남편은 늘 한결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애정표현을 잘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항상 옆에 묵묵히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워커홀릭’이라는 점. 그는 “처음 결혼해서는 남편에게 나와 일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분명 일을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며 웃었다. 그에게 “드라마에서처럼 남편이 없어졌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냐”는 짓궂은 질문을 던지자 그는 “왜 없겠냐”는 답변이 돌아온다.
“가끔은 남편, 아니 남자가 이해 안 될 때가 있어요. 확실히 남자들은 화성에서 온 사람들 같아요(웃음). 남편의 경우는 간단한 문제로 속을 썩여요. 소파에 누워 리모컨이 어디 있냐고 계속 찾는다든지, 운전을 하고 가다가 길을 못 찾으면 창문을 내리고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될 텐데 자존심 때문에 절대로 그러지 않아요. 가구 옮기기, 아기 장난감 조립 등 힘 쓰는 일도 웬만해선 제가 다 해요. 남편은 키 176cm에 몸무게가 55kg밖에 안 나가기 때문에 솔직히 제가 하는 게 속 편해요. 같이 살면서 답답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어쩌겠어요. 사랑하는 사람인데… 제가 이해하고 살아야죠(웃음).”
‘미세스타운’에서 워킹맘의 치열한 삶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이아현은 “앞으로도 주부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한다.

여성동아 2009년 12월 5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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