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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이 남자가 멋지다! 선우재덕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 소누가압트레이닝

입력 2009.10.22 18:00:00

연예인이 사생활 공개를 꺼려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아이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는 게 대세다. 아이의 ‘깜짝 폭로’에 당황해하는 스타 엄마·아빠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최근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아들과 함께 출연해 ‘방귀대장’으로 낙인찍힌 ‘미중년’ 선우재덕. 세 아들 등쌀에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는 그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이 남자가 멋지다! 선우재덕

주부들 사이에서 ‘아침드라마계의 톰 크루즈’로 불리는 선우재덕(45). 그를 만난 곳은 방송국도,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도 아닌 피트니스 클럽이었다. 그가 최근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올해 열한 살인 아들 훈이 때문. 현재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에 아들 훈과 함께 고정 게스트로 출연 중인 그는 아들 체면(?)을 생각해 ‘젊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를 시행 중이다.
“요즘 훈이 때문에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어요(웃음). 방송에서 제 나이를 서슴없이 밝히지 않나, 방귀대장이라고 놀리지 않나, 아유~ 내성적인 성격인 줄로만 알았던 아들이 저보다 더 방송을 즐기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니까요. 사실 방송 출연을 할지 말지 망설였는데,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빠로서 아이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것 같아 뿌듯하거든요.”

방송 출연 후 아빠보다 인기 많아진 ‘훈남’ 큰아들
훈이는 방송 출연 후 학교에서 인기만점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는 아람단 회장선거에서 훈이가 몰표를 받아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선우재덕은 “우리 아들이 얼굴도 좀 잘생겼다”며 허허 웃었다.
그는 한 달 전부터 가압트레이닝을 시작했다. 가압트레이닝은 일반 헬스클럽과 비슷한 기구를 사용하면서 팔과 다리에 벨트를 착용, 적당한 압력을 가해 혈류량을 제한하는 운동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만 해도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또한 그는 주말마다 축구와 등산으로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평일에는 아이들 얼굴 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요. 주말에라도 열심히 운동해야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건강에 적색신호가 몇 번 들어오더라고요. 원래 고혈압이 있는데, 최근 갑상선에도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바짝 긴장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이 남자가 멋지다! 선우재덕

연기에 사업까지 병행하느라 몸이 두 개여도 모자라는 그가 지난 9월에는 SBS 방송아카데미예술원 이사장에도 취임했다. 올해로 벌써 27년째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자신과 같은 길을 걸으려는 이들에게 해줄 말이 많다고 한다. 그는 “이번 기회에 그동안의 연기인생을 돌아보고, 학생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기술보다는 연기자로서, 가수로서 얼마나 좋은 자질을 갖췄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 많은 청소년들이 스타가 되길 꿈꾸는데, 누구나 스타가 되는 건 아니에요. 성실하고 배울 자세가 돼 있는 아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생각입니다. 아이들의 고민상담이나 진로문제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할 생각이고요.”
그동안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엔터테인먼트 경영학부 겸임교수로 강단에 섰던 그는 “학생들 가르치는 일이 보통이 아니더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현재 그는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초빙교수로 출강 중이다. 그가 경영학부 강사로 선임될 수 있었던 건 남다른 사업수완을 지닌 덕분. ‘사업하는 연기자’로 유명한 그는 떡볶이 가게를 시작으로 벌써 20년 가까이 음식업에 몸담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 성신여대 앞에 조그만 떡볶이 집을 차렸는데, 당시만 해도 중·고등학생들이 교복 입고 커피숍에 가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떡볶이 집을 카페 분위기로 꾸몄죠. 그랬더니 장사가 잘되더라고요. 그러다 2003년 스파게티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고깃집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안정성 면에서 따져볼 때 음식점만큼 좋은 아이템이 없다고 생각해요.”

자연스럽게 나이 드는 이 남자가 멋지다! 선우재덕

설 자리 줄어드는 나이, 그래도 선·후배 잇는 허리 노릇 제대로 하고 싶어
최근 그는 욕심을 더 내 일본식 주점도 열었다. 따끈한 어묵과 꼬치구이, 일본소주인 사케를 주로 판매하는 곳인데, 매장 규모가 15평 남짓돼 아르바이트생은 두 명만 두고 있다고 한다. 문을 연 지 석 달이 채 안 됐기 때문에 당분간은 새벽까지 카운터를 지킬 생각이라고. 그는 “어제도 새벽 2시가 다 돼 집에 들어갔다”며 “아내는 자꾸 일만 벌이지 말고 편하게 살자고 하는데, 한번 시작한 일을 접기가 어디 그리 쉽냐”며 웃었다.
3개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아무리 피곤해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한다. 지난 81년 영화사 배우 모집공고에 응시해 발탁된 선우재덕은 신인 때부터 줄곧 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연기자로 승승장구했다. 깔끔한 외모와 중저음의 목소리가 매력. 하지만 그 역시 점점 ‘자리지키기’가 쉽지 않음을 실감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역할이 점점 줄어들어 걱정이에요. 제 나이대에 맞는 역할이 많지 않거든요. 주인공 역할을 맡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고, 아버지 역할을 하기에는 연륜이 부족하고, 애매한 시기죠. 더군다나 트렌디 드라마에 가족드라마가 밀리다 보니 제 또래 연기자들이 설 자리가 더 없어지는 것 같아요.”
최근까지 SBS 주말드라마 ‘사랑은 아무나 하나’에 드라마 작가로 출연했던 그는 현재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비중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 있게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까지 멋있는 주인공만 고집할 순 없다. 나이에 맞게 역할을 따라가야 하지 않겠냐”며 미소 지었다.
“연기한 지 30년이 다 돼가지만, 이순재·신구·이정길·노주현 선배님들에 비하면 저는 방송국에서 아직 기침소리도 크게 못 내요(웃음). 평생 연기 외길을 걸어온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계시니까 후배 입장에서도 든든하고,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연기는 평생 직업이라 생각해요.”

“6년 전 시작한 전원생활, 아이들 감성교육에 그만이에요”
선우재덕은 6년 전 경기도 분당에 집을 지어 아흔 가까이 된 노모와 아내 박수현씨, 세 아들과 함께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울을 떠나기 싫어하던 아내도 이사 오자마자 맑은 공기에 매료됐다고 한다. 넓은 정원은 개구쟁이 세 아들의 놀이터로 손색이 없고, 나지막한 뒷동산은 계절별로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여름만 되면 마당에 고무로 만든 간이수영장 안에서 아이들이 하루 종일 살아요(웃음). 겨울에 눈만 내리면 눈싸움하러 마당으로 달려나가죠. 공부도 중요하지만 어릴 때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게 가장 좋은 거 같아요. 두 쌍둥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쯤 이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서울로 가진 않을 거예요.”
여덟 살 연하인 아내는 결혼 후 한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출산 후 전업주부로 돌아섰다. 결혼 전부터 어머니를 모시겠다고 한 아내는 지금껏 고부갈등 없이 어머니와 잘 지낸다고 한다. 유년시절을 미국에서 보냈음에도 식구들 뒷바라지를 묵묵히 해내는 ‘한국형 며느리’라고. 선우재덕은 “친정이 그리울 때가 많을 텐데 내색 한번 안 하는 아내가 고맙다”고 말했다.
“장인·장모님 뵌 지 꽤 오래됐어요. 자주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하는데…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자주 못 가게 되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다녀온 게 3~4년 전이에요. 집안 살림에 다섯 식구 일거수일투족을 다 챙기는 아내를 보면 현모양처란 말이 절로 나와요(웃음).”
아들 셋 키우는 엄마의 고충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터. 세 명의 ‘악동’은 집안을 우당탕 뛰어다니는 건 예삿일이고, 정리정돈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둘째를 가졌을 때 임신 초기 이란성 쌍둥이란 사실을 알고, 성별도 다를 거라 예상했던 부부는 두 아이가 모두 아들로 태어나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선우재덕은 “특히 아내가 끔찍해했다”며 허허 웃었다.
“딸 있는 집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어요. 주위 분들은 막둥이 하나 더 낳으라고 하는데, 또 아들일까봐 겁나서 못 낳겠어요. 그러고 보면 넷째를 임신한 (김)지선씨는 정말 용감한 거예요(웃음).”
“아이들은 공부보다 건강이 우선”이라고 말하는 선우재덕은 세 아들에게 어려서부터 운동을 많이 가르칠 생각이라고 한다. 요즘 큰아들 훈이는 아이스하키에 빠져 있는데, 축구와 농구도 제법 잘한다고. 형이 하는 거면 뭐든 따라 하려는 두 쌍둥이도 공차기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그는 “마당에서 아이 셋과 축구를 하다 보면 집안에 행복한 기운이 꽉 찬 기분이 든다”며 흡족해했다.
선우재덕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봉사활동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스파게티 가맹점이 하나씩 늘 때마다 1백만원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은 그는 3년 전부터 여름방학 기간에 맞춰 1백 명의 소년소녀가장과 함께 2박3일 캠프를 떠난다. 올해는 경기도 용인에 있는 양지리조트로 다녀왔다고 한다.
“해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더라고요. 큰돈 안 들이고 1백 명을 기쁘게 해주는 일이니 앞으로 지속적으로 하려고요.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가치 있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일 더 많이 하려면 일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웃음).”
눈가 주름 때문인지, 부드러운 목소리 때문인지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이 참 선하게 보인다.

여성동아 2009년 10월 5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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