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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얼굴도 마음도 ‘완소’ 이지애 아나운서

“일이 좋은 스물 여덟, 세상과 교감을 꿈꾸다”

글 정혜연 기자 | 사진 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 ‘올라’ 파크센터점

입력 2009.09.22 17:05:00

요즘 같은 세상에서 사람냄새 풍기는 이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최근 방송가에서 샛별로 주목받고 있는 이지애 KBS 아나운서. 그는 밝은 웃음만큼이나 편안한 사람이었다.
얼굴도 마음도 ‘완소’ 이지애 아나운서


KBS ‘6시 내고향’ 진행을 마치고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이지애 아니운서(28)는 “죄송하다”며 서둘러 자리에 앉았다. 반듯하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방송에서 보던 참한 이미지 그대로였다.
이지애 아나운서는 2006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과 인연을 맺었다. 입사 당시 그는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비슷한 이미지를 지녀 ‘포스트 노현정’으로 불리며 관심을 받았다. 지방 순환근무를 마치고 2007년 서울로 복귀하자마자 각종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으며 인기를 얻었다. 지난해에는 오락 프로그램 ‘상상 더하기’로 KBS 연예대상 ‘MC 신인상’까지 받아 능력을 인정받았다.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한참을 고심하다가 “편해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보통 아나운서는 차가울 거라고 생각하시잖아요. 그런데 전 부담 없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성격상 누굴 만나도 금방 친해지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안티가 많지 않아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초등학생 때부터 아나운서 지망, 롤 모델은 이금희 아나운서
이지애 아나운서는 항상 밝게 웃으며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학창시절 학급임원을 도맡는 모범생이었을 법하다.
“초·중·고등학교 모두 남녀 공학을 다녔는데 운이 좋아 어딜 가나 반장 같은 걸 했죠. 지금은 많은 분이 여성스럽다고 하시는데 그때는 보이시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남자인 친구들이 싸우고 있을 때도 ‘설마 여자인 나를 치겠어?’라는 생각에 앞서서 뜯어 말리곤 했죠. 친구들이 ‘넌 육군사관학교 가면 딱이다’며 놀리곤 했어요(웃음).”
그의 뒤에는 늘 든든한 부모가 있었다.
“내버려두면 알아서 클 거라고 생각하셨대요. 덕분에 한 번도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요. 시험이 코앞인데 TV 앞에 앉아 있어도 ‘그래, 쉬는 시간도 있어야지’라고 말씀하셨죠. 엎드려 자고 있을 때도 조금 더 자라고 토닥여주셨을 정도예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 그는 아나운서가 되기를 소망했다. 고등학교 때까지 줄곧 방송반 활동을 하며 아나운서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학창시절 성적이 우수한 편이었지만 대입 수능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했다. 재수할 자신이 없었던 그는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했고, 대학생활 내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
“대학시절 방송보다는 공부에 집중했어요.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하려면 그만큼 지식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다행히 성적이 좋아 미국으로 어학연수까지 다녀왔어요. 신문사에서 대학생 명예기자로도 활동했는데 그때 많은 걸 배웠죠. 돌아보면 모두 귀한 시간이었어요.”
졸업이 다가올 즈음 그는 아나운서 시험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롤 모델은 이금희 아나운서. TV와 라디오를 오가며 따뜻한 매력을 발산하던 그의 모습에 늘 가슴 설레었다고 한다. 노력한 끝에 그는 꿈꿔온 대로 졸업과 동시에 이금희 아나운서의 후배가 됐다.
이지애 아나운서는 2006년 입사한 뒤 강릉에서 순환근무를 할 때부터 뉴스·교양 프로그램 등 TV와 라디오를 오가며 일했다. 이듬해 서울로 돌아왔을 때 ‘6시 내고향’ ‘주말 9스포츠 뉴스’ 등을 맡았고, 이후 간판 오락 프로그램 ‘상상 더하기’의 안방마님이 됐다.

얼굴도 마음도 ‘완소’ 이지애 아나운서

여러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는 것에 감사했지만 그는 “점점 심신이 지쳐가는 걸 느꼈다”고 한다. 결국 그는 지난 7월, 과로로 인한 급성 염좌(목과 어깨 주위 근육이 장시간 긴장해서 오는 심한 통증)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4년여 동안 일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쌓여 곪아 있던 게 터진 거죠. 입사 후 거의 하루도 쉬지 못하고 일했거든요. 누군가 밀기 전에 스스로 넘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어요.”
그는 병원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4년 만의 휴가를 병원에서 보내야 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 덕분에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고. 이번 기회에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도 느끼게 됐다고 한다.
걱정을 가장 많이 한 이들은 당연히 그의 부모. 그렇게 아플 때까지 어떻게 견뎠냐며 가슴 아파했다. 방송을 함께 하는 동료들도 다들 기운 내라며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줬다.
“탁재훈씨가 문자를 보내 ‘방송 걱정 하지 말고 건강하게 돌아오라’고 말해주셨어요. 참 감사했죠. 저 하나 때문에 녹화 일정이 다 바뀌는 걸 보면서 건강관리의 중요성도 느꼈어요. 요즘은 시간 내서 요가도 하고 수영도 배우고 있어요.”
얼굴도 마음도 ‘완소’ 이지애 아나운서

다시 회사로 돌아왔을 때 그는 일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꼈다고 한다. 현재 4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에게 어떤 분야가 자신과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분야를 떠나서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면 다 좋아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한 철학이 있잖아요. 지금은 없어진 프로그램인데 김영선 PD가 진행하던 ‘단박 인터뷰’를 즐겨 봤어요. 대본에 쓰인 대로 인터뷰하는 게 아니라 ‘진짜 이야기’를 끌어내시더라고요. 저 또한 유명인이든 일반인이든 그 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진행자가 되고 싶어요.”
그의 입사 동기들도 그와 마찬가지로 모두 자신의 꿈을 찾았다. 최송현 아나운서는 회사를 그만두고 연기자가 됐고, 오정연 아나운서는 농구선수 서장훈과 결혼했다. 전현무 아나운서도 예능에서 맹활약하는 MC가 됐다. 그는 “주관이 뚜렷한 동기들 덕분에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송현이는 끼가 많은 친구예요. 동기 입장에서는 회사에 남아 함께 일하기를 바랐지만 꿈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서 말릴 수 없었죠. 모두들 잘 될 거라고 응원해줬어요. 정연이는 어린 나이지만 사랑에 대한 확신이 컸어요. 옆에서 보기에도 굉장히 행복해 보였고요. 아마 누구보다 행복하게 잘 살 거예요.”

봉사와 글쓰기에 매력 느껴, 방송으로 소모하는 만큼 열심히 채우며 살 것
그 또한 결혼을 꿈꿀 나이다. 눈이 높을 것 같지만 그의 연애관은 의외로 소박했다.
“목적이 뻔한 만남이 싫어서 사실 소개팅을 한번도 안했어요. 그 사람의 조건 때문에 정작 그 사람이 안 보일까봐. 전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영혼이 통하는 사람이 좋아요. 진짜 운명이라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결국은 만나게 되지 않을까요?(웃음)”
일하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그는 결혼보다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동심리 치료사인 언니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봉사활동을 종종 다녔다고.
“요즘 주변을 보면 상처 입은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아요. 그 상처를 조금이나마 어루만져 주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요.”
요즘 그는 글 쓰는 즐거움도 새삼 느끼게 돼 “에세이를 통해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청탁 의뢰가 들어와서 글을 기고하는데 얼마 전 독자에게서 감동을 받았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책을 내자는 제의도 받았지만 차후로 미뤘다고 말했다.
바쁘게 살다 보면 봉사하고, 글을 쓰는 일이 번거롭게 느껴질 것 같은데 그는 이 모든 작업이 더 좋은 방송을 위해 아나운서로서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는 듯했다.
“방송은 어떻게 보면 소모적인 일이에요. 채워지는 것 없이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자신이 텅 비어 있는 걸 느끼게 돼요. 파도가 매일같이 들어왔다가 나가듯 반복되는 일상으로 매너리즘에 빠질 우려도 있고요. 때문에 꾸준히 채우는 작업이 필요해요.”
언제나 밝은 웃음으로 포근함을 전하는 이지애 아나운서. 그는 아나운서라는 이름 아래 얻는 것도, 잃는 것도 많지만 그 가운데에서 중심을 잘 잡으려 무던히 노력하고 있었다.

여성동아 2009년 9월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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