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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올가을 둘째 낳는 이혜은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무한 감동, 연년생 육아가 두렵지 않은 이유”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 ■ 의상협찬 맘누리 ■ 장소협찬 릴리스튜디오(02-552-7611)

입력 2009.08.24 17:17:00

지난해 첫 아이를 낳은 이혜은이 연년생으로 둘째를 임신했다. 첫아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는 그는 둘째는 더 잘 키울 자신이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연기 욕심 버리고 삶의 여유를 누리고 있는 이혜은 행복다이어리.
올가을 둘째 낳는 이혜은


생후 15개월 된 현서는 바퀴를 좋아한다. 자동차를 가지고 놀더라도 유독 바퀴 굴러가는 모습을 관찰하며 즐거워한다. 웃을 때 반달 모양으로 변하는 두 눈은 엄마를 똑 닮았다. 탤런트 이혜은(36)의 귀한 보물, 현서에게 조만간 동생이 생길 예정이다. 현재 임신 7개월에 접어든 이혜은은 한창 몸이 무거울 시기인데도 피부가 곱고 아이를 번쩍 들어 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그에게 “아이 낳고 더 예뻐진 것 같다”고 말하자 “마음이 편해서인지 요즘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며 환하게 웃는다.
지난해 봄 결혼 6년 만에 첫아이를 낳은 그는 두 번째 임신이라는 뜻밖의 선물에 하루에도 몇 번씩 가슴이 뛴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던 불과 몇 년 전을 떠올리면 지금의 행복은 더욱 크게 와 닿는다고. 연년생 키우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그는 “남들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하겠냐”며 여유를 부린다.
“둘째는 임신 4개월에 접어들어서야 알았어요. 계획을 한 것도 아니고 아이 낳은 지 얼마 안 돼 ‘설마’ 했죠. 그런데 어느 날 친정어머니께서 현서가 이유 없이 투정 부리고, 땅을 자주 쳐다본다면서 ‘아우 볼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니라고 딱 잡아뗐지만 며칠 뒤 집에서 임신테스트를 한 결과 두 줄이 나왔어요(웃음). 10월에 태어날 예정이어서 태명을 ‘가을이’라고 지었어요.”
사실 둘째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한동안 현서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부은 뒤 둘째는 2~3년 뒤에나 가질 계획이었던 것. 하지만 이내 갑작스레 찾아온 생명이 마치 하늘에서 준 선물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는 “현서 하나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아이 하나가 더 생기면 얼마나 더 기쁘겠냐”며 웃었다. 처음부터 딸을 원했던 남편은 이번에도 내심 딸을 기다리는 눈치라고 한다.
“얼마 전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딸일 확률이 75%라고 하더라고요. 남편은 ‘아직은 모르는 거야’ 하면서도 벌써 입이 귀에 걸렸어요(웃음). 남편은 남자 형제밖에 없어서 예전부터 ‘딸, 딸’ 노래를 불렀거든요. 저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어요.”

아이보다 부부간 교감 중요시한 남편, 첫째 낳은 뒤 한동안 우울증 앓아
그는 둘째 임신을 확인하고 나서 남편의 반응이 무척 궁금했다고 한다. 남편은 연애시절부터 아이보다 부부간 교감이 더욱 중요하다고 누누이 말해온 터라 혹시라도 둘째가 생긴 걸 부담스러워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던 것. 실제로 그의 남편은 현서가 갓난아이였을 때 아이 돌보는 데 서툰 자신을 책망하며 우울증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고.
“6년 동안 두 사람이 조용히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밤낮없이 울어대는 아이가 생기니, 당황스러울 수밖에요(웃음).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갑자기 변한 환경이 낯설고 힘든 거죠. 투정도 못 부리고 자신의 감정을 혼자 삭이는 남편의 모습이 참 안쓰러웠어요. 다행히 현서가 자라면서 남편도 육아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어요. 특히 요즘은 제가 몸이 무거우니까 집안일도 잘 돕고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도 늘었어요. 둘째가 생긴 걸 알고는 숙제를 빨리 끝낸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 하더라고요. 육아에 대한 감을 잃기 전에 ‘후딱’ 키우자면서 의욕을 보여요(웃음).”
지금은 능숙한 솜씨로 아이를 돌보지만 그 역시 처음에는 어쩔 수 없는 ‘초보맘’이었다. 아이가 울고 보채면 어떻게 할 줄 몰라 같이 울고, 아이가 아파서 우는데도 이유를 몰라 애를 태운 적도 있다. 그는 “경험 없는 엄마 때문에 아이가 고생한 걸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다.

올가을 둘째 낳는 이혜은

“태어난 지 한 달이 안 됐을 때 아이의 얼굴과 손발 색이 까매서 ‘아빠를 닮아 그런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저녁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아이가 쉬지 않고 울더라고요. 그때도 영아통이 심해서 그런 줄 알고 병원을 찾았는데 요로감염이라는 거예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죠. 그것도 모르고 며칠 동안 아이를 방치해뒀으니…. 현서가 태어난 뒤로는 TV에서 아픈 아이의 사연이 나오면 그렇게 눈물이 나요.”
그는 “아이를 낳아봐야 친정엄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는 말이 이제야 이해된다”고 말했다. 출산하고 얼마 안 됐을 때는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집안의 맏이인 그는 어려서부터 유난히 예쁨받는 딸이었다고 한다.
“저 어렸을 때는 겨울에 욕실에 가서 세수를 해본 적이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가 세숫물을 이부자리 앞까지 가지고 오셨거든요. 신발도 따뜻한 아랫목에 넣어두셨다가 학교 갈 때 신겨주셨고요. 얼마 전에는 임산부에게 좋다며 잉어를 고아서 가져다주셨어요. 봄이면 산에서 직접 쑥을 캐다가 1년 내내 먹을 만큼 쑥떡을 만들어주시죠. 냉동실에 보관해놓고 먹고 싶을 때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해동하면 금방 한 것처럼 맛있어요. 현서도 잘 챙겨주셔서 한번 친정에 갔다 오면 아이 얼굴에 살이 포동포동 오르더라고요(웃음).”

“꿈과 이상은 높되, 현실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둘째는 첫째 임신했을 때와 비교해 다른 점이 많다고 한다. 입덧도 심한데다 임신 초기에는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고열에도 시달렸다고. 태동도 첫째 때 비해 자주 느껴진다고 한다. 태몽은 두번 모두 친정어머니가 꾸었다고.
“친정엄마 말씀이 빨간 루비 반지를 두 개 받았는데, 하나가 아니고 두 개여서 아들일지도 모르겠대요. 알밤을 자루에 가득 주워 담는 꿈도 제 남동생 가지셨을 때와 비슷하다고 하시더라고요. 보통 꿈을 풀이해놓은 것을 보면 두 가지 모두 딸 꿈인데 말이에요(웃음). 아무래도 엄마는 아들 욕심이 좀 더 있으신가봐요.”
첫째 출산 때 집에서 산후조리 전문가에게 몸조리를 맡겼던 그는 이번에는 양가 어머니에게 산후조리를 부탁할 생각이다. 아이가 밤에 수시로 깨 울다 보니 제대로 몸조리가 안되더라는 것. 그는 “염치불구하고 두 어머니께 부탁드렸는데, 두 분 모두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이 기회에 시어머니와도 한집에 살면서 돈독한 정을 쌓지 않겠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요즘 그의 즐거운 일과 중 하나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것이다. 어린이집은 걸어서 5분도 채 안 되는 거리에 있지만 산책도 할 겸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동네를 한 바퀴 돈 뒤 어린이집에 도착한다. 집 근처에 카페촌인 가로수길이 있어 아이와 함께 이것저것 구경하며 걷기에 좋다고. 그는 “아이 데려다주는 걸 핑계로 나도 거울 앞에서 단장하는 시간을 갖고, 활기도 얻는다”고 말했다.
“둘째 갖고 초반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보내기 시작한 건데, 아이가 잘 적응하는 걸 보니까 일찍 보내기 잘했다 싶어요. 눈치도 생기고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성격도 밝아졌고요. 선생님 말로는 현서가 구연동화와 사물놀이를 좋아한대요. 친정집에 장구가 있는데 아이가 그걸 곧잘 쳐요. 다 치고 나서는 장구 옆에 장구채까지 턱하니 꽂죠(웃음). 하루가 다르게 크는 걸 보면 신기하고 대견해요.”
부부는 요즘 아이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자는 게 두 사람의 공통적인 생각인데,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됐을 때는 시야를 넓혀주고 싶은 마음에 짧게라도 온 가족이 해외에서 생활할 계획이다. 이혜은은 “꿈과 이상은 높되, 현실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뒤돌아 생각해보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이상주의자에 가까웠어요.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구나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는 없잖아요. 아이들은 남편을 닮아 현실감각이 뛰어나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많은 경험을 통해 실패도 맛보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뭔가 이뤄냈을 때의 희열감도 느껴봐야죠. 현서가 아직 어리지만 과잉보호는 하지 않으려고 해요. 놀다가 문에 손도 찧어봐야 아프다는 걸 알고 다음부터는 조심하게 되잖아요.”



한동안 육아에 전념하다 화려하게 컴백한 김남주 보며 용기 얻어
올해로 데뷔 14년째인 이혜은은 일과 육아 사이에서 크게 갈등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드라마 ‘파트너’에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둘째 임신 사실을 알고 포기했다고 한다. 지금은 현서와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집중하는 게 현명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한편 그는 드라마 ‘내조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컴백한 김남주를 보고 많은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저도 불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첫째 낳고도 활동을 많이 못했는데 둘째까지 생기면 어쩌나 싶더라고요. 또 한동안 쉬다 보면 연기 감도 잃을 것 같고요. 하지만 김남주씨를 보고 많은 걸 느꼈어요. 한동안 육아에 전념했지만 연기력은 그대로, 아니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잖아요. 어차피 연기는 배우 자신의 삶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상황에 충실하며 열심히 사는 것이 곧 연기공부라는 생각으로 불안해하지 않으려고요. 그리고 다시 연기를 시작할 때는 신인처럼 다부진 마음가짐으로 물불 안 가리고 뛰어들 거예요(웃음).”
상냥한 말투와 밝은 미소가 매력적인 이혜은. “일상에서 행복을 찾으려 애쓴다”는 그의 말을 들으니 언제 봐도 그에게서 환한 기운이 느껴지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여성동아 2009년 8월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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