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 쪽에서는 미디어아트를, 인도 쪽에서는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미디어폴.
하루 유동인구가 1백만 명에 이르는 서울 강남대로. 최근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가로시설물 미디어폴이 설치돼 첨단 IT와 문화 및 예술이 공존하는 거리로 변모하고 있다. 한밤중 강남거리를 수호하듯 죽 늘어서 있는 구조물에서 다채로운 빛이 뿜어져나와 장관을 연출한다. 그 화려한 광경에 바쁜 걸음을 재촉하던 시민도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한번쯤 시선을 돌린다.
서울시 ‘디자인 서울거리’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높이 12m에 35m 간격으로 22개가 설치된 미디어폴은 삼성SDS의 최첨단 IT기술로 구현됐다. 차도 쪽은 폭 1.4m 규격의 LED로, 인도 쪽은 46인치 LCD 패널 7개로, 또 인도 쪽 하단은 터치스크린 기반의 키오스크로 구성됐다. 지난 3월부터 시범기간을 거쳐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미디어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미디어아트. 디지털 캔버스에 민들레 홀씨가 흩날리고, 물고기가 노니는 광경 등 최첨단 디지털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갤러리인 셈이다. 앞으로 ‘Urban Echo’라는 주제로 미디어아트 세 편을 선보일 예정.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릴릴(강소영)·이종석·진시영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후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작품을 비롯해 아시아 네오팝 영상 등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기성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공모전이나 대학 졸업작품 등도 전시할 계획이다.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미디어아트뿐 아니라 뉴스와 날씨 같은 공익 정보와 광고도 제공한다. 이 가운데 시설물 하단에는 터치스크린 기능이 있어 교통과 지역 정보 검색은 물론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포토메일, UCC 촬영 서비스도 지원된다. 또한 거리 전체에 무선인터넷을 지원, 노트북만 있으면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상단에는 폐쇄회로TV(CCTV)와 보도·차도 양쪽을 비추는 조명을 달아 가로등 기능도 더했다.
‘디지털 가로시설물 미디어폴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 제공
새롭게 선보인 미디어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강남대로에서 모임을 자주 갖는다는 최하경씨(30)는 “친구들을 기다릴 때 가만히 서 있기 지루한데, 미디어아트 작품을 감상하거나 근처 음식점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유용한 것 같다”고 말한다. 또 주말을 이용해 아들과 쇼핑을 나온 최소영씨(40)는 “근처에 직장이 있어 미디어폴을 관심 있게 지켜봐왔다. 거리가 전보다 깨끗해져 보기 좋다”며 흐뭇해한다.
미디어폴 운용대행사인 제일기획은 “공공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인 시민과 함께 숨 쉬며 소통하는 것이다. 정보와 즐거움을 선사하고, 더불어 소통할 수 있는 미디어폴을 통해 강남대로를 디지털 라이프의 메카로 성장시킬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갤러리로 찾아가 전시를 감상할 여유가 없다면, 거리에서 마냥 친구를 기다리기 지루하다면, 근처 맛집을 찾아가고 싶다면, 연인과의 만남을 빨리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면 디지털 문화거리! 강남대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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