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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정지 파문’박신양 세상과 소통에 나서다

글 이설 기자 | 사진 박해윤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9.07.21 10:17:00

SBS 드라마 ‘쩐의 전쟁’ 연장분 출연료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박신양이 돌아왔다. 논란의 불길은 제작사와 배우 간 계약 불이행에서 스타 몸값 거품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그는 “연기만 생각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출연정지 파문’박신양 세상과 소통에 나서다

박신양은 ‘바람의 화원’ 종영 후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했다.


“영화도 드라마도 많이 하고 싶어요. 연기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습니다.”
6월13일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에서 영화 ‘킬리만자로’ 상영 및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이 영화가 한국영상자료원이 매달 상영하는 ‘다시 보기’ 작품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번 행사는 시작 전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주연배우인 박신양(41)이 ‘무기한 출연정지 파문’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공식석상에 등장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박신양 측도 이를 의식한 듯 “취재진을 통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객과의 대화는 영화가 끝난 뒤 곧바로 이어졌다. 박신양은 영화가 마칠 즈음 오승욱 감독과 함께 도착했다. ‘킬리만자로’는 2000년 개봉한 작품으로 박신양은 쌍둥이 형제를 맡아 1인2역으로 열연했다.
그는 “일찍 와서 오랜만에 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늦게 도착해서 내가 죽는 장면부터 봤다”는 인사말로 분위기를 풀었다.
‘무기한 출연정지’라는 극단의 상황으로 치달은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박신양은 2007년 드라마 ‘쩐의 전쟁’에 출연했다. 당초 16부작으로 예정된 드라마는 인기를 얻자 번외편으로 4편을 추가 제작하게 된다. 이에 박신양은 회당 1억5천5백만원을 받기로 하고 출연에 응했다. 그의 원래 출연료는 회당 4천5백만원이었다. 하지만 드라마 종영 후 제작사는 번외편 출연료 중 3억4천1백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박신양은 소송을 냈고 이에 제작사는 “추가방송은 계약 당시 예정된 것이고 출연료도 그대로 계약한 것이다. 박신양이 오히려 고액 출연료를 요구했으니 초과 지급한 1억3천만원을 반환하라”고 맞소송을 했다.
소송 결과는 박신양 측의 승리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5월 “제작사 측이 박신양에게 3억8천6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추가제작에 관한 계약은 원래 계약과 별개의 것으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이에 앞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는 2008년 12월 그에게 무기한 출연정지처분을 내렸다. “거액의 출연료 요구로 드라마 발전을 방해하고 시장을 교란시켰다”는 이유였다.

“영화·드라마 장르 구분 없이 작품 많이 하고 싶어”
‘출연정지 파문’박신양 세상과 소통에 나서다

‘바람의 화원’에서 함께 연기한 문근영은 SBS연기대상을 수상했지만 박신양은 후보에도 오르지 않았다. 불편한 분위기 때문인지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이후 박신양은 미국에 머무르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는 ‘바람의 화원’ 종영 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강아지와 함께 놀아준다는 약속도 지켜야 한다”며 가장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람의 화원’ 종영 후 박신양은 본인의 공식 홈페이지에 소감의 글을 올렸다. 그 글의 일부에서 그는 민들레에 자신을 비유해 속내를 털어놓은 듯한 표현으로 화제를 모았다.
‘매년 혹독하고 긴 시간들이 지나면 어김없이 들판에는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그 꽃은 노란 민들레였습니다. 노란 민들레가 한없이 피어있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한없이 연약하고 노란색의 꽃이 저 모질고 긴 회색의 겨울을 가볍게 이기고 웃으면서 온 천지를 노란색으로 칠한다는 것이 그렇게 경이롭고 감탄스러울 수 없었습니다. 노란 민들레가 빨리 많이 피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긴 겨울을 지나 빨리 행복해지셨으면 좋겠습니다.’
휴식을 취하던 그는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팬미팅에 참석했다. 도쿄와 고베에서 열린 일본 팬클럽인 ‘DANDELION(민들레) 박신양 팬미팅’에서 그는 출연금지 결정에 대해 “나는 언제나 변호사가 함께하는 가운데 계약한다. 소동을 일으킨 사람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무슨 일인지 확실하게 모르겠다. 그들에겐 나를 출연 정지할 권리가 없으며, 앞으로도 좋은 일이 있으면 배우의 일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드라마제작사협회의 결정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번 ‘킬리만자로’ 행사에도 국내 팬은 물론 해외 팬들이 찾아와 그의 외출을 반겼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오가던 중 한국에서 배우로 살기 힘든 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저는 10년 이상 연기를 공부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10년 동안 활동해왔습니다. 신선한 자극을 위해 미술·영화 등 여러 문화생활을 하는 것도 발전된 연기를 위해서죠. 하지만 배우생활을 하다보면 시선이 본론에서 벗어나 있음을 느낍니다. 연극학교에서 연기를 배웠지만 매체에 대한 비중을 다르게 두고 있지 않습니다. 차기작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장르 구분 없이 작품을 많이 하고 싶습니다.”

여성동아 2009년 7월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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