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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Sex

섹스리스 남편에 대처하는 아내의 자세

글 신동헌‘섹스 칼럼니스트’ | 사진제공 REX || ■ 일러스트 박진영

입력 2009.07.10 17:36:00

성적으로 자유분방해진 사회 풍토와 달리 ‘섹스리스 부부’가 늘고 있다. 남편의 성욕 감퇴가 원인이라면 아내의 극약 처방이 필요할 터. 무뎌진 남편의 말초신경 자극법.
섹스리스 남편에 대처하는 아내의 자세

우리는 흔히 속궁합에 대해 이야기한다. 남자들은 조선시대 야사에나 나올 법한 ‘명기(名器)’를 찾고, 여자들은 커다란 페니스에 대한 환상을 늘어놓는다. 남자들에게 ‘명기’란 성에 눈을 뜰 무렵부터 갖게 되는 대표적인 섹스판타지다. 사춘기가 되면, 남자들은 경험도 없으면서 ‘질이 앞쪽에 있을수록 명기라더라’는 등 근거가 확실치 않은 속설을 늘어놓으며 여자에 대한 환상을 키워간다. 그러나 대부분의 남자는 그저 여자이기만 하면 좋아한다. 섹스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은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 남자 대부분은 피스톤 운동을 격렬하게 하는 것을 ‘섹스’ 내지는 ‘정력’으로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막상 섹스를 하게 되면 상대가 명기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새도 없이 허리를 움직이기 바쁘다.
여자들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섹스를 경험할 나이가 돼서도 내숭을 떠는 데 열중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거대 페니스’인지, 자신에게 쾌감을 가져다줄 충분한 ‘경도(硬度)’를 갖추었는지, 허리 운동 패턴은 다양한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은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섹스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이혼 사유가 ‘성 격차’여야 하는 건가?
사실 알고 보면, 속궁합이 맞고 안 맞고는 성기의 모양이나 크기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속궁합은 그냥 궁합과 다를 바가 없다.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 비슷한 관심사를 갖고, 비슷한 취미와 생활방식을 가진 상대를 만나면 우리는 ‘궁합이 잘 맞는다’는 표현을 쓴다. 궁합이 잘 맞는 사람끼리는 뭘 해도 즐겁고 진도가 착착 잘 나간다. 마침 반찬이 똑 떨어진데다 찬거리도 준비를 못했는데 “오늘은 물 말아서 김치랑 먹고 싶다”고 하는 남편이 예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궁합이 잘 맞는 사람끼리는 뭘 해도 좋은 거다.
속궁합도 비슷하다. 퇴근길에 성욕을 느껴 집에 서둘러 들어갔는데, 아내가 마침 목욕 재개하고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있다면, 그날의 섹스가 즐겁지 않을 수가 없다. 반대로 배가 고파 집에 서둘러 왔더니만, 와이프가 초저녁부터 콧김을 식식 불어대며 눈을 벌겋게 뜨고 있으면 남편은 짜증날 수밖에 없다. 신혼 때는 그래도 섹스부터였다고? 지금은 신혼이 아니잖은가? 시간이 흘러가면서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도 있는 거다. 그 변화를 같은 타이밍으로 겪어가는 게 바로 궁합이다.

중요한 것은 속궁합 아닌 성욕의 궁합, 서로의 리듬 살피고 맞추는 노력해야
사실 여성의 성기 사이즈가 별로 문제가 안 된다는 사실은 남자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남자들은 상대 여성이 아무리 타고난 명기라고 해도 오랫동안 자신의 성기와 생사고락(?)을 같이해온 오른손만 한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 케겔운동이니 이쁜이 수술이니 해도 성기를 입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는 없다. 손과 입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명기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젊었을 때만큼 애액이 분비되지 않아 고민 중인 여성들도 산부인과를 찾는 것보다는 성인용품 숍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윤활제(대신 믿을 만한 곳에서 만든 것)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그에 비하면 고개 숙인 남편의 페니스는 의학 발달로 호강하고 있다. 아무리 흐물흐물해진 페니스도 약 한 알이면 박달나무 육모 방망이처럼 단단하게 발기하는 세상이니까. 그러나 삽입만 목적이라면 수십 가지 패턴의 움직임과 진동이 있는 바이브레이터가 남자보다 백 배 낫다. 남자들 사이에 여자보다 손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여자들 사이에도 ‘남편보다 바이브레이터’라는 말이 퍼질 날이 멀지 않았다.(요즘 성인용 장난감의 구매고객은 80%가 여자라는 통계가 있다)
부부 사이의 섹스리스가 나이에 따른 신체적 변화 때문이 아니라는 증거는 또 있다. 요즘 젊은 커플들 사이에서도 섹스리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섹스리스 커플이 생기는 이유는 남자들이 남성성을 잃고 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런 남자들은 기존의 ‘남성다움’을 어필하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고, 이성을 싫어하지도 않지만 성욕을 느끼는 일도 별로 없다. 대신 자신의 취미활동에 적극적으로 몰두하고, 맛있는 것 먹는 데 돈을 쓰고, 새로운 전자제품·패션 소품에 관심이 많다. 이들은 동성애자와는 다르지만, 섹스에 대한 본능이 없는 것이다. 일본의 여성 칼럼니스트 후카사와 마키는 이런 남자들에게 ‘초식남(草食男)’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요즘 20대 여성들의 발육 상태는 정말이지 서양 여성들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에, 남자들이 상대 여성의 성적매력이 부족해서 ‘초식화’되어가는 것은 분명 아니다. 이런 남자들은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데 몰두하고, 패션 센스도 넘칠 뿐 아니라 대화도 기존의 남자들보다 훨씬 잘 통하기 때문에 여자들에게는 무척 매력적이다. 다만 섹스에 별로 관심이 없을 뿐이다. 그러고 보면 남자와 정상적인 섹스 라이프를 즐길 수 있었던 기성세대가 어쩌면 지금의 20대 여성들보다는 훨씬 더 행복한지도 모른다.
이렇게 분석해본 결과, 중요한 것은 ‘속궁합’보다는 ‘성욕의 궁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20대 때는 남자가 하고 싶어 죽겠는데, 여자의 몸이 제대로 열리지를 않는다. 나이가 들면 남자는 점점 성욕을 잃는데 여자는 성에 눈을 뜬다. 이런 생리적인 현상에 따라 결혼제도가 발전했다면, 나이 많은 여자와 젊은 남자가 결혼하는 게 맞을 거다. 그런데 왜 우리 인류의 결혼제도는 지금처럼 발전한 걸까? 그건 남자와 여자의 관계라는 것이 단순히 섹스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섹스리스 부부의 원인은 늘어진 피부 탓도 아니고, 더 이상 피가 뜨겁게 흐르지 않는 페니스 탓도 아니다. 너무 오랫동안 가깝게 지낸 탓에 무뎌진 인간관계가 문제인 거다. 서로의 존재를 일부러라도 의식하고, 서로의 관심사가 뭔지 관심을 가지다 보면 두 사람의 리듬이 맞아떨어지면서 ‘띵’하고 신호가 오는 시기가 반드시 찾아온다. 갑자기 필이 꽂혀서 하는 섹스만큼 뜨거워지는 것도 없지 않은가? 그날을 위해서라도 서로의 리듬을 살피고 맞춰가는 노력쯤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신동헌씨는…
라틴어로는 ‘카르페 디엠’, 우리말로는 ‘현재에 충실하라’는 좌우명대로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터사이클, 자동차, 여자, 그리고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이다. 죽을 때까지 와이프를 지루하지 않게 할 자신에 넘치는 결혼 3년 차.

여성동아 2009년 7월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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