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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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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 착한 동생? 망나니! 이승기 이유 있는 변신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현일수 기자

2009. 06. 16

모범생 가수 이승기의 빈 구석을 본 사람들은 그를 ‘허당’이라고 부른다. 그는 ‘1박2일’ 멤버들의 짓궂은 장난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착한 동생’이기도 하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망나니, 악동이라는 별명을 달고 산다.

허당? 착한 동생? 망나니! 이승기 이유 있는 변신

“착할 것 같다고요? 아뇨~ 저도 욱하는 기질이 있어요!”
그러면서도 이승기(22)는 ‘하하하’ 하고 웃었다. 환한 미소에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모범생 이미지는 처절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그의 말이 착한 거짓말로 들린다.
“데뷔 전 소속사에서 제게 강조한 이미지가 모범생, 착한 남자예요. 매일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자신에게 주문을 거니까 어느 순간 반듯한 행동이나 말이 몸에 배더라고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있잖아요. 그런 걸 참고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화나면 욕하고 소리 질러요. 속으로요(웃음).”
이승기는 “그래도 요즘 간접적으로나마 지난 5년 동안 참았던 화를 모두 토해서 그런지 속이 시원하다”고 말했다. SBS 주말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요식업계 재벌가의 외손자 선우환 역을 맡고 있는 그의 모습은 허당, 착한 남자와는 정반대다. 선우환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소리 지르고, 기분 내키는 대로 돈을 쓰고 할머니에게 사사건건 말대답하는 안하무인 캐릭터. 수시로 외제 스포츠카 바꾸는 게 취미고, 한 번 입은 옷은 절대 다시 입지 않는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를 연상케 한다.
“구준표는 초재벌이잖아요. 개인비행기도 있고 섬도 사고…. 환이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할머니가 운영하는 설렁탕 가게를 그만두고 더 럭셔리하게 살 수 있을까 궁리해요. 돈 무서운 줄 모르고 쓰다가 결국 할머니에게 유산을 받지 못하고 하루 용돈 만원으로 살게 되죠. 하지만 알고 보면 순진하고 여린 아이예요. 여섯 살 때 뺑소니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간직하고 있고요.”

“오래전부터 꿈꿔온 배우생활, 앞으로도 노래와 연기 병행할 계획이에요”
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부잣집 아들도 아니고 유산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 어떻게 갈등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면서도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부모가 하루아침에 ‘너 알아서 살아라’ 하면 원망과 배신감이 들지 않겠느냐”고 당차게 말했다.
“유산이 있다면 선우환처럼은 아니더라도 우선 저를 위해 쓸 것 같아요. 기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서 남을 돕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 돈 많이 벌어서 부자 되고 싶어요. 나이 들면 하고 싶은 일 하고, 사람들에게 베풀면서 살고 싶어요.”
‘소문난 칠공주’ 이후 3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했기 때문인지 이승기는 초반에는 적응하지 못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1박2일’로 굳어진 ‘허당’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다 보니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듯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나아지고 있지만 “가수가 연기를 하면 얼마나 하겠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피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쟤는 가수니까 어쩔 수 없지…’ 같은 말이 가장 싫어요. 연기하고 싶은 생각은 데뷔 때부터 갖고 있었어요. 그동안 뮤직비디오에 참여한 것도 연기의 기본을 배우기 위해서였죠. ‘소문난 칠공주’를 하면서 연기에 빠져들었고, 이후 여러 작품의 오디션을 봤어요. 오랫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열망이 차올랐고요.”
‘1박2일’ 멤버들은 이런 그의 가장 큰 응원군이다. 그가 드라마 스케줄로 지각하거나 먼저 촬영장을 떠날 때도 이해해준다고 한다.
“한 드라마에 출연하기로 했다가 ‘1박2일’과 스케줄이 겹쳐 포기한 적이 있어요. 그때 저보다 형들이 더 속상해하더라고요. 이번에는 캐스팅 확정은 물론 스케줄 병행이 가능하다고 얘기했더니 자기 일처럼 좋아했어요. 축하메시지요? (은)지원이 형이 ‘요즘 네 고민이 뭐니?’ 하고 묻기에 ‘드라마 잘되는 거요’ 했더니 ‘그럼…, 때려치워!’ 하더라고요(웃음).”
그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물론 여름이면 음반도 발매할 예정이다. 올 초 입학한 대학원도 열심히 다닐 생각. 외로울 틈도, 여자친구 사귈 시간도 없다.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 때문인지 연상이 취향일 것 같은데, 그는 얼마 전 한 토크쇼에 나와 “오랫동안 가슴에 담아뒀던 사람이 있다. 대학 1학년 때 만난 동기고, 연상이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못해 결국 짝사랑으로 끝났다고.
“보이시한 여자보다는 여성스럽고 차분한 여자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그는 “밑도 끝도 없이 털털하면 곤란하지만 극중 상대역인 고은성(한효주)처럼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여자라면 약간 보이시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며 웃었다.
“우선은 일에만 충실하고 싶어요. 무대에서든 카메라 앞에서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아울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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