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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입사 3년 만에 초고속 승진, 웅진코웨이 총국장 김귀조 성공 스토리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2009. 05. 21

마흔 넘은 나이에 웅진코웨이 코디 활동을 시작한 김귀조씨는 뛰어난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 3년 만에 직원 5백여 명을 이끄는 총국장 직을 맡았다. 오랫동안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 뒤늦게 직업을 찾아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자신을 “아침을 기다리는 여자”라고 소개했다.

입사 3년 만에 초고속 승진, 웅진코웨이 총국장 김귀조 성공 스토리

“아침에 눈 뜨면 출근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려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지만, 웅진코웨이 경북서부총국장 김귀조씨(51)는 입사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날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고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7시반이면 어김없이 회사 책상 앞에 앉아 있다고.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지 궁금한데, 그는 “나를 필요로 하는 일터에서 활기차게 하루를 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 아니냐”며 환하게 웃는다.
김 총국장은 결혼 후 16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다 두 자녀가 각각 고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사회생활에 대한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집안에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알뜰한 주부였던 그는 99년 아이들 학원비나 벌어볼 요량으로 직업을 구하던 중 신문 구인란에서 웅진코웨이 코디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해 합격했다. 코디는 정수기 등 웅진코웨이에서 판매한 제품을 정기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직.
당시 그가 목표로 한 월급은 70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매달 아이들 학원비로 50만원을 쓰고 나머지 20만원은 용돈으로 쓸 생각이었던 것. 하지만 그는 첫 달 월급명세서를 받아보고 “뒤로 쓰러질” 정도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금액의 두 배가 넘는, 1백49만원이란 거금이 통장에 들어온 것. 그는 월급명세서를 주머니에 찔러넣고 화장실로 달려가 한참을 혼자 소리 내 웃었다고 한다. 김 총국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만 받아쓰다가 내가 직접 일해서 돈을 버니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고 말한다.

“직장생활하며 적극적인 성격으로 변해, 지금은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있어요”
새로운 인생을 사는 듯 들떠 있던 그와 달리 가족들은 그가 일하는 것을 한동안 반대했다고 한다. 특히 그의 남편은 “당신이 벌면 얼마나 번다고 집안 꼴을 이렇게 만드냐”며 불만을 토로했다고. 하지만 가족의 반대에 굴하지 않고 더욱 즐겁게 일하는 그의 모습을 보자 남편은 9개월 만에 스스로 청소기를 돌리고 빨래를 하며 집안일을 돕기 시작했다.
총국장 자리는 웅진코웨이 코디 분야에서 가장 높은 직급이다. 전국에 25명의 총국장이 있고 그 밑에 각각의 지국장, 코디 팀장, 코디가 있다. 김귀조 총국장은 코디 시절부터 ‘초고속 승진’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코디로 입사한 지 6개월 만에 코디 팀장을 맡았고, 8개월 만에 지국장 자리까지 올랐다. 거기서 총국장이 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년. 누가 봐도 파격 승진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그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고객을 반하게 만드는’ 그만의 비법이 있었다.
입사 3년 만에 초고속 승진, 웅진코웨이 총국장 김귀조 성공 스토리

“제가 고객에게 반한 게 아니라, 고객이 저한테 반하도록 노력했어요(웃음). 전업주부 시절 동네 사람들한테 ‘저 집은 물도 씻어 먹는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깔끔을 떨었는데, 코디 일을 하면서도 그 성격이 변하지 않더라고요. 제가 사용할 제품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완벽하게 점검하려 했죠. 가끔은 저만의 살림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는데 그게 자연스럽게 영업과 연결이 되더라고요. 정수기만 사용하던 고객이 권유하지도 않았는데 비데와 연수기를 같이 사용하겠다고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소개도 해주고요. 고객의 마음을 여는 데 ‘정 마케팅’이 통했던 거죠.”
하지만 영업실적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팀장으로 승진되는 것은 아니다. 조직을 아우를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데, 김귀조 총국장은 리더십 면에서도 사내에 칭찬이 자자하다. 그의 사무실 창가에는 ‘언제나 흥분하라’는 문구의 액자가 놓여 있다. 이는 몇 해 전 김 총국장의 강연을 듣고 감명받은 한 코디 팀장이 1년에 걸쳐 십자수를 놓아 선물한 것이라고 한다. 김 총국장은 일할 때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직원들을 휘어잡지만, 사석에서만큼은 마음 넉넉한 ‘옆집 언니’로 변신하려 애쓴다. 직원들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을 기억했다가 크고 작은 이벤트를 열어주는 것. 얼마 전에는 생일을 맞은 지국장 부부를 부산으로 초대해 해운대 앞바다가 보이는 호텔 객실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어줬다고 한다.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한다. 전업주부로만 있을 때는 주위 사람들이 화장품 판매, 보험설계 등의 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할 때마다 “볼펜 한 자루도 못 판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지금은 어떤 일도 다 잘해낼 것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다고. 이처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까지는 과감한 선택이 필요했다.
“저도 살림만 할 때는 내 일을 갖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대부분의 주부도 그럴 거예요. ‘내가 직업을 가지면 남편과 아이들은 어쩌지? 시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면서 걸림돌을 먼저 떠올리죠. 하지만 진정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찾고 싶다면 현실적인 문제들과 과감하게 부딪쳐야 해요. 한번은 코디 면접시험을 보는데, 한 주부가 일을 하고 싶은데 아직 아이가 어려서 걱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고3이래요(웃음). 반면에 돌도 안 지난 아이를 떼놓고 신나게 일하는 주부도 있어요. 성공과 실패는 자신의 마음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김귀조 총국장은 “55세 정년까지 얼마 남지 않았지만 회사에 몸담고 있는 한 매 순간 열정적으로 일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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