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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Sex

섹스 판타지실천하며 살고 있나요?

글 신동헌‘섹스 칼럼니스트’ 사진제공 REX

입력 2009.05.14 16:57:00

남자들의 섹스 판타지는 무한정이다. 아내와의 잠자리에서 실수로 다른 여자 이름을 부르기도 하고, 야동에서 본 행위를 그대로 따라 해보고 싶어 하는 등 동물적인 본능을 숨기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런 남자들에 대항해 여자가 갖고 있는 섹스 판타지를 실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섹스 판타지실천하며 살고 있나요?


어느 정도는 알고 계시겠지만 남자들의 섹스 판타지란 참으로 무궁무진합니다. 남자인 저도 가끔 깜짝깜짝 놀라곤 하니까요. 아마 대충 알고 계신다고들 해도 아주 잘 알고 계시진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를 예측하시건 간에 남자들은 그 이상으로 상상하니까요.
금발 미녀나 8등신 미녀와의 섹스 같은 건 사실 너무 교과서적이죠. 그런 건 주로 자위행위를 하는 고등학생들이 활용하는 판타지입니다. 처음에는 특정 직업인을 판타지의 소재로 삼기 시작하다가, 나중에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판타지로 바뀝니다. 남자란 동물은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각종 관계의 사람들을 판타지 대상으로 삼곤 합니다. 그러다 가끔 아주 바보 같은 남자들이 그 이름을 부르곤 합니다. 그러면 그 ‘죽일 놈의 판타지’ 때문에 사단이 나는 거죠. 자기가 다른 여자 이름을 부르고서는 당황해가지고 말 돌리고 뭐 그런 모습을 보면서 죽이고 싶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화 중에 뼈다귀를 물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다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본 개가 나오죠. 남자가 바로 그런 개입니다. 입에 문 뼈다귀로는 절대 만족을 못 하거든요. 물에 비친 뼈다귀, 저쪽에서 냄새를 풍기는 남의 뼈다귀, 예전에 먹었던 뼈다귀, 친구가 먹고 있는 뼈다귀까지 가리지 않고 욕심을 부립니다.
아무튼 남자들도 개가 뼈다귀를 탐하듯 자신에게 가능한 섹스 이외에 또 다른 섹스를 꿈꿉니다. 여자들의 판타지와는 달리 매우 구체적입니다. 여자들이 주로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상황’이나 ‘분위기’를 상상하면서 황홀해하는 것과 달리, 남자들은 ‘상대방’을 상상합니다. 여자들이 근육질 남자와 자신이 함께 있는 그 ‘상황’을 상상한다면, 남자들은 그냥 ‘가슴 큰 여자’, 혹은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행하는 ‘행위’를 상상하는 거죠.
서서히 욕망 드러내야 남자들이 쪼그라들지 않아
게다가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외국 포르노까지 무제한으로 공급되고 있는 세상이다 보니 SM, 애널, 스리섬, 롤리타까지 판타지의 종류도 무척 다양해졌습니다. 예전에는 변태성욕자들이나 추구하던 것을 일반인도 꿈꾸게 된 거죠. 십년 전만 해도 잡지에서 ‘남자친구가 오럴을 요구합니다’ ‘후배위가 너무 싫어요’ 같은 고민을 볼 수 있었는데, 요즘 남자들은 그 정도는 기본인 줄 압니다. 애널 섹스를 요구하거나 안면 사정을 요구하는 지경에 다다른 거죠. 그게 뭐? 라고 생각하시는 개방적인 분이라면 문제될 게 없겠지만, 그런 판타지에 대해 상상은커녕 그런 게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분들은 꽤나 충격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성적 상상력과 그 성취도를 높여준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인터넷입니다. 약간의 인터넷 요금만 내면 무제한으로 성적인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죠.
사실 우리나라는 남자의 판타지에는 한없이 너그러우면서도 여자들의 판타지에는 매우 엄격, 아니 무관심합니다. 그 이유는 생각할 것도 없이 시대착오적인 유교사상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남자들, 그리고 상당수의 여자들은 아직도 그런 구시대적인 발상에 여전히 젖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섹스는 ‘남녀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욕망의 분출구’일 뿐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솔직하게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내숭 떨고, 강제로 요구하고, 자기 만족하고, 그렇게 시시하게 끝을 냅니다. 그러고서는 그게 ‘섹스’인 줄 알죠. 아직도 성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으니 어쩌면 이건 무한 반복될지도 모릅니다. 아니, 인터넷 공간에 남자들의 극단적인 판타지가 계속 분출되고 있으니, 어쩌면 커뮤니케이션보다는 ‘디테일한 행위’가 바로 섹스라고 착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여자들의 판타지도 적극적으로 드러낼 때입니다. 그냥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거 말고 적극적으로 요구를 해보세요. 올 여름 휴가 때는 야자나무가 있는 해변에 가고 싶다고 말하세요. 풀 빌라의 야자나무 아래 해먹에서 섹스를 하고 싶다거나, 컨버터블에서 하면 어떨까 궁금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세요. 금세 콧바람 킁킁 뿜어대며 당신의 계획에 맞장구를 칠 거예요.
그렇다고 정상위밖에 모르는 파트너에게 갑자기 채찍으로 때려달라거나 커다란 딜도를 들이밀며 이걸로 해달라고 부탁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죠. 우리나라 남자들은 ‘남자가 리드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기 때문에 여자들의 거침없는 섹스 판타지를 들으면 흥분하기는커녕 찬물 맞은 거처럼 쪼그라들어버리거든요. 아주 작고 귀여운 바이브레이터를 호기심에 사봤다며 꺼내는 방법부터 쓰세요. 서서히 당신이 원하는 걸 드러내는 거죠. 그러고 보면 역시 여자들은 현명하네요. 수동적이어야 남자들이 오히려 힘을 낸다는 사실을 알았던 거죠. 그래도 이제부터는 좀 더 머릿속의 섹스를 실천해보세요. 그건 당신이 직접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거니까요.



▼ 신동헌씨는…
라틴어로는 ‘카르페 디엠’, 우리말로는 ‘현재에 충실하라’는 좌우명대로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살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터사이클, 자동차, 그리고 여자인데, 최근 자신을 쏙 빼닮은 아들이 추가됐다. 죽을 때까지 와이프를 지루하지 않게 할 자신에 넘치는 결혼 3년 차.

여성동아 2009년 5월 5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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