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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Economy

“고객들과 따뜻한 마음 주고받을 수 있어 행복해요”

GS25 서울 문래동국점 점장 조윤호

글 오진영‘자유기고가’ | 사진 현일수 기자

2009. 03. 13

전업 주부들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란 뒤에는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서글서글한 인상과 성실함을 무기로 직장 갖기에 성공한 조윤호씨는 언제나 환한 웃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고객들과 따뜻한 마음 주고받을 수 있어 행복해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GS25 편의점 조윤호 점장(46)의 목표는 ‘가게에 오는 손님을 반드시 웃게 만드는 것’이다. 한결같은 미소로 손님을 대하는 조씨를 몇번 겪고 나면 처음에는 찌푸린 표정으로 가게에 들어서던 손님들도 결국 웃으며 가게 문을 나선다고 한다.
“오실 때마다 말을 걸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언젠가는 손님의 웃는 얼굴을 보게 되더라고요. 물건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는 것도 제 임무라고 생각해요.”
조씨가 편의점 점장일을 한 지는 2년 가까이 됐다. 가게 운영자인 두 시누이가 일손이 부족하다며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다. 과거 남편과 함께 PC방을 운영하고 마트에서 일한 경험이 있던 조씨는 처음에는 일할 사람이 구해지면 그만둘 생각이었지만 막상 편의점 일을 시작하자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조씨의 능력은 단번에 매출증가로 이어졌다.
“제가 오고 나서 하루 매출이 20만원 이상 올랐다면서 시누이가 오랫동안 함께 일하자고 저를 꽉 붙잡더라고요(웃음). 본사에서 지원하는 시스템이 워낙 잘돼 있어서 가게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주부도 쉽게 일을 시작할 수 있어요. 딱 하나 단점이 있다면 늘 먹을 것이 옆에 있다 보니 체중조절이 힘들다는 점이죠(웃음).”

반창고·우표 등 상비해놓고 필요한 손님에게 무료로 제공

그가 일하는 문래동 3가 GS25 편의점 주위에는 다른 브랜드의 편의점이 여러 개 들어서 있고, 인근에 큰 슈퍼마켓도 있다. 하지만 한번 조씨의 가게를 다녀간 사람은 몇 걸음 더 걷더라도 그의 가게를 찾는다고 한다. 조씨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손님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약국이나 우체국 문이 닫혀 있을 때를 대비해 두통약과 일회용 반창고, 우표 등을 준비해뒀다가 급하게 찾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내놓는 서비스도 실천하고 있다.
“소소한 것에 고마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세상이 점점 팍팍해진다고 하지만 여기서 하루 종일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아직 인정이란 게 남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일하는 게 즐거워요.”
편의점 손님의 대부분은 인근 직장인들이다. 조씨는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들이 모두 가족처럼 정겹게 느껴진다고 한다. 젊은 손님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두 아들과도 대화가 잘 통한다고. 올해 대학생이 된 큰아들과 고등학생인 둘째 아들은 그가 일하는 것을 적극 지지해준다고 한다. 조씨도 예전에 비해 아이들에게 용돈을 넉넉하게 줄 수 있어 기분 좋고, 컴퓨터 A/S 기사로 일하는 남편에게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각종 행사와 할인 이벤트, 포인트 적립 등을 빠짐없이 안내해주며 고객의 알뜰 구매를 돕는 조씨는 지난해 여름 회사에서 선정한 ‘서비스 에이스’로 뽑혀 부상으로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큰돈을 벌거나 사회적으로 큰 공을 세우는 일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과 따뜻한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게 이 일을 하면서 얻는 기쁨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문래동 웃음전도사’로 활동하겠습니다(웃음).”
항상 웃는 얼굴로 고객을 대하는 조윤호씨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가족처럼 정겹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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