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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Cooking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기획 한여진 기자 | 사진 홍중식 기자

입력 2009.02.20 16:10:00

바다를 버리고 진부령으로 기어올랐다/ 서슴없이 가슴을 열고/ 너른 덕장에 목을 내놓고/ 눈을 감았다/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사이/ 체액은 모두 빠져나가고/ 남아 있던 한 웅큼의 간이 밴 눈물마저 증발해 버렸다/그리하여 마침내, 통증도/ 외로움도 사라진 어느 날 밤/ 맨 목을 풀어 내리고/ 부활의 옷자락을 끌며/ 깨달음을 얻은 황태 대가리가/ 세상의 식탁을 향해 소리친다/ 노랗게 여문 사리 하나 물고- 오명주의 ‘황태’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새하얀 설원 위 황태덕장
식탁에 오르기까지 서른세 번 손이 가고, 1백일간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 제 맛이 난다는 황태. 같은 명태지만 한번 얼리거나 건조시킨 동태나 북어, 코다리와는 달리 마른 후에도 물에 불린 것처럼 살이 통통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예로부터 “황태는 하늘이 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황태를 만드는 데는 날씨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밤에는 얼었다 낮에는 녹는 과정을 거치므로 일교차가 클수록 제대로 건조되기 때문. 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일교차가 커서 황태 맛이 제대로 들었다.
구수한 황태의 진미를 맛보고 싶다면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황태 덕장으로 맛여행을 떠나자. 황태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이곳에 가면 흰눈을 뒤집어쓴 채 누렇게 잘 익은 황태를 만날 수 있다.


황태 익어가는 마을, 인제군 용대리 풍경
겨울 막바지, 내설악 인제 용대리에서는 황태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서울에서 44번 국도를 타고 진부령 길목에 들어서면 첩첩산중 끝없이 펼쳐진 황태 덕장이 보인다. 바로 용대리 황태마을로, 함박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이 한폭의 그림 같다.
황태는 너는 순간 바로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야 깊은 맛이 든다. 눈도 적당히 내리고 바람도 잘 불어야 하기 때문에 덕장이 자리 잡은 곳은 바닷가가 아닌 두메산골이다. 전국 황태의 70% 이상을 생산하는 용대리 황태 덕장이 태백산맥의 중턱에 위치한 것도 같은 이유다. 마을 양쪽으로 용머리 모양 바위가 있어 ‘용대리’로 불리는데, 용머리 바위 중 하나인 매바위에는 인공폭포가 만들어져 있어 여름에는 물놀이를, 겨울에는 빙벽타기를 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용바위 앞 마을 전망대에서는 황태 덕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매년 2월 말 황태축제 때면 황태를 수확하는 일꾼들과 상인들, 구경 온 사람들이 어우러져 마을 전체가 들썩들썩 흥겹다.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1 칼바람을 맞으며 덕장에 황태를 널고 있는 일꾼들의 손길이 바쁘다.
2 태백산맥 중턱에 위치한 용대리 마을은 겨우내 눈이 녹지 않을 정도로 춥다. 눈쌓인 덕장을 지키고 있는 진돗개 모습이 정겹다.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3 황태마을에 가면 사슴, 강아지 등 눈속에서 뛰어노는 동물들을 만날 수 있어 아이들 체험학습장으로도 손색없다.
4 마을 양쪽으로 용머리 모양의 바위가 자리잡고 있는 용대리 마을 모습.

▼ 썰매 타고, 캠핑하고… 용대리 놀거리·볼거리
아이들 산 교육현장, 백담사
용대리 황태마을 가는 길에는 백담사, 휴양림, 썰매장 등 볼거리와 놀거리가 많다. 용대리 입구에 자리한 백담사는 눈이 쌓이면 장관을 이룬다. 만해 한용운이 시 ‘님의 침묵’을 탈고한 장소로 유명하며 만해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어 아이들 체험 교육장으로 제격이다. 단, 입구부터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고 2시간 이상 걸어 들어가야 하므로 눈이 오는 날은 피한다.

겨울밤 즐기기에 딱! 오토캠핑 리조트
용대2리에 위치한 오토캠핑리조트 캠핑카에서 캠핑을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바비큐를 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는데 근처에 마트가 없으므로 먹을거리는 미리 준비해 간다.

씽씽~ 달리는 재미 만끽, 썰매장
용대2리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차로 3분 정도 들어가면 썰매장이 있다. 입장료가 없고 입구에 놓여있는 썰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면 미리 챙겨간다.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 용대자연휴양림
용대리에서 진부령 방향으로 46번 국도를 따라 5분 정도 가면 펜션과 야영장이 갖춰진 자연휴양림이 나온다. 겨울철이라 휴양림을 즐길 수는 없지만 펜션은 이용 가능하다. 입구에서 펜션으로 들어가는 길은 깊은 계곡을 따라 드라이브 코스가 조성돼 있다. 입장료는 어른 1천원, 어린이 3백원이다.
Travel Tip
인제 용대리 가는 길 서울에서 6번 국도를 따라 양평 방면으로 가다가 44번 국도를 탄다. 홍천 인제 방면으로 향하다가 한계리 민예단지 삼거리에서 46번 국도를 탄다. 진부령 방면으로 15km 정도 가면 용대리 황태마을에 도착한다.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1 용대2리에 위치한 오토캠핑리조트 전경. 설원 위 캠핑카에서 캠핑을 하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자.
2 4 용대자연휴양림으로 향하는 길. 고목 나무와 통나무집이 운치를 더한다.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3 꽁꽁 연 용대리 앞 내천에서 눈썰매를 씽씽 타는 재미도 쏠쏠하다.

▼ 노릇노릇 구수한 황태 요리
오랜 시간 햇볕에 건조된 황태는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영양이 부족하기 쉬운 겨울철 보양식으로 좋다. 황태로 만든 요리는 수십 가지가 넘지만 그중 구이를 으뜸으로 친다. 갖은 양념에 재운 황태를 노릇하게 구워 먹으면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그릇을 뚝딱 비울 정도로 맛깔나다.

인제에서 맛보는 황태 요리
황태찜 황태와 콩나물을 듬뿍 넣고 매콤하게 찐 황태찜. 찜을 조금 남겨뒀다가 밥을 비벼 먹으면 별미다.
황태구이 고추장에 다진 마늘, 송송 썬 쪽파, 깨 등을 섞어 만든 양념에 황태를 하룻동안 재웠다가 구워 먹는다. 매콤달콤한 맛이 입맛을 살려준다.
황태해장국 황태 머리와 대파, 양파 등을 오랜 시간 끓여 만든 국물에 황태살을 찢어 넣은 해장국. 따뜻한 국물을 후후 불면서 먹다보면 코끝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힌다.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1 콩나물과 황태를 듬뿍 넣어 매콤하게 만든 황태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황태는 겨울철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2 용대리에서 진부령으로 가는 46번 국도를 따라 황태맛집들이 즐비해 있다.
3 5 수많은 황태요리 중 으뜸으로 치는 황태구이. 매콤하면서 달콤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4 구수한 맛이 나는 용대리 황태로 요리하면 깊은 맛이 난다.
6 후후 불면서 한그릇 뚝딱 비우면 기운이 절로 나는 황태해장국.

▼ 인제에서 30분, 또 다른 볼거리 화진포
용대리에서 미시령을 넘어 7번 해안국도를 타거나, 46번 국도를 따라 차로 30분 정도 가면 볼거리가 가득한 화진포가 나온다. 꼬불꼬불한 진부령을 넘는 46번 국도는 양옆으로 논과 밭, 시골집이 있어 강원도의 정겨운 산골 풍경을 감상하기 좋고, 미시령 방향은 내설악을 가로지르는 터널이 뚫려 있어 빠르게 갈 수 있다.
화진포는 주변 풍경이 빼어나 오래전부터 고 이승만 전 대통령, 김일성 주석 등이 별장을 지어두고 자주 들른 곳. 아직도 그 별장들이 남아 있는데, 현재는 그들의 유품과 자료가 전시돼있다. 해수욕장 앞에 위치한 해양박물관에서 다양한 해양생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해양박물관
희귀한 각종 조개류, 갑각류, 산호류, 화석류, 박제 등 1천5천여 종이 전시된 패류박물관과 3천여 마리의 수중생물이 전시된 어류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1백80도 머리 위를 휘감는 해저터널과 입체영상관 등을 통해 생생한 해양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입장료 어른 5천원, 어린이 3천원 문의 033-682-7300 www.hwajinpoaquarium. com

이승만 별장
바다의 일부가 분리돼 만들어진 석호가 한눈에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다. 현재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품과 자료들이 전시된 안보전시관으로 조성돼 있다. 나지막한 언덕이라 산책코스로도 손색없다. 바로 옆에는 김일성 주석 별장과 이기붕 전 부통령 별장이 있으므로 함께 둘러본다.

반암해수욕장
해안선이 둥글고 백사장이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백사장 끝에 바위섬이 걸쳐 떠오르는 해돋이 풍경이 빼어나다. 해수욕장 앞에는 숙박시설과 횟집들이 즐비해 있어 싱싱한 회를 맛 볼 수 있다.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1 화진포로 가다보면 곳곳에서 갓잡은 생선을 손질 중인 어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2 화진포 해수욕장에 위치한 해양박물관 전경.
3 바다에서 분리된 석호가 한눈에 보이는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눈밭 위에서 구수하게 익은 명품           황태에 매혹되다

4 붉게 물든 바다 위로 부서지는 파도가 분위기를 더하는 반암해수욕장. 해돋이 풍경이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여성동아 2009년 2월 5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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