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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 행복한 엄마

가수 김혜연 5년 만에 ‘늦둥이 갖기 프로젝트’ 성공한 사연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09.01.20 15:49:00

최근 ‘뱀이다~아’로 시작하는 노래 ‘참아주세요’로 인기몰이 중인 트로트 가수 김혜연. 여덟 살, 여섯 살배기 두 딸을 둔 그는 오는 2월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다. “아들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며 환하게 웃는 그에게서 행복감이 물씬 묻어났다.
가수 김혜연 5년 만에 ‘늦둥이 갖기 프로젝트’ 성공한 사연


‘서울대전대구부산’으로 유명한 트로트 가수 김혜연(38)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5년 전 발표한 노래 ‘참아주세요’가 KBS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의 ‘기상송’으로 사용되면서 뒤늦게 인기몰이 중인 것. 일명 ‘뱀송’으로 불리는 이 노래는 ‘뱀이다~ 뱀이다~’ 하는 이색적인 가사 때문에 어린아이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 이처럼 가수로서 승승장구하는 김혜연은 최근 여자로서도 큰 행복을 맛보고 있다. 여덟 살, 여섯 살인 두 딸에 이어 5년 만에 늦둥이를 임신한 것.
2월 출산을 앞둔 김혜연은 “나이가 들어서인지 첫째, 둘째 때에 비해 많이 힘들지만 마음만은 세상을 가진 듯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의 딸 은과 민지도 엄마의 배 속에 동생이 자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은이는 엄마가 “우리 집에 아기가 몇 명 있어?” 하고 물어보자 처음에는 “두 명”이라고 답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으며 “똘똘이까지 세 명”이라고 답했다. ‘똘똘이’는 남편 고영윤씨(44)가 지은 아이 태명이라고 한다.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들어온 남편이 그의 배를 문지르며 ‘똘똘아’ 하고 부른 것이 태명이 됐다고.
“딸만 둘이다 보니 아들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아이가 빨리 생기지 않아 그동안 마음을 졸였어요. 남자아이 속옷을 보관하면 아들을 낳는다고 해서 그렇게도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요(웃음). 2년 정도 병원에 다니면서 배란약까지 처방받았지만 소용없었어요.”

“아이 갖기 위해 일하는 남편 불러내 모텔 가고, 새벽에 부부관계 시도했어요”
그는 셋째를 갖기 위해 산부인과를 찾은 첫날, 임신을 위한 요건 중 세 가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에게 저체중과 스트레스, 수면부족이라는 문제가 있었던 것. 당시 43kg이던 그는 아이를 갖기 위해 몸무게부터 늘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병원에 다니며 정기적으로 배란 날짜도 받아왔는데, 매번 결과는 좋지 못했다고.
“한번은 병원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지금 당장 부부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거예요. 하지만 남편은 회사에서 근무 중이었고, 저도 앨범 작업 때문에 녹음실로 가야 했던 상황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죠. 결국 남편과 병원 근처 모텔에서 만났어요(웃음). 또 언젠가는 새벽 두세 시가 아이를 갖기 적합한 시간이라고 해서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을 깨운 적도 있고요.”
하지만 매번 노력은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결국 김혜연 부부는 마지막 방편으로 인공수정을 시도하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인공수정을 위한 건강 검진을 받으려고 산부인과를 찾은 날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와 남편은 “임신 2주”라는 소식에 뛸 듯이 기뻤다고.
“그렇게 원하던 셋째를 갖고 보니 욕심이 또 생기더라고요. ‘이왕이면 아들이길…’하고요(웃음). 그런데 얼마 전 초음파 사진을 보다가 아들이란 확신이 들었어요. 은이, 민지 때는 안 보이던 게 있었거든요(웃음).”
셋째가 아들일 것 같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또 한번 기뻐했다고 한다. 남편이 맏이라 시어머니도 은근히 아들을 바라는 눈치였다고. 하지만 그는 딸과 아들을 차별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아이 욕심이 많아 아들, 딸 모두 갖고 싶을 뿐이라는 것. 그는 “성별이 다르면 키우는 맛도 다를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어떤 분들은 ‘욕심이 많다’고 하시는데, 저는 셋도 넷도 안 많은 것 같아요. 두 딸을 키우면서 아이가 주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깨닫고 있거든요. 결혼 전에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더욱이 첫아이는 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갖는 바람에 임신 초기에 온전한 기쁨을 누리지 못했죠. 하지만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모성애’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겠더라고요. 이러다 정말로 넷째까지 낳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웃음).”

가수 김혜연 5년 만에 ‘늦둥이 갖기 프로젝트’ 성공한 사연

김혜연은 바쁜 스케줄 때문에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게 늘 아쉽다고 말한다.


그는 출산을 두어 달 남겨놓은 요즘 시간이 더디게 가는 기분이라고 한다. 마음은 행복하지만 첫째, 둘째 때와 달리 배도 무겁고 금세 피로를 느끼기 때문. 다행히 입덧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과거 임신했을 때에 비해 먹는 양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첫째 때는 몸무게가 20kg 이상 불었던 반면, 이번에는 산달이 가까워졌는데도 10kg 정도밖에 붇지 않았다고.
“은이, 민지 때는 고기를 잘 안 먹었는데, 이번엔 삼겹살·돼지갈비 등 육류가 많이 당겨요. 과일은 원래 좋아하지 않지만 아기를 위해 일부러 많이 먹으려고 하고요. 시어머니가 아침마다 다섯 가지 과일을 도시락에 싸주셔서 차로 이동하는 동안 간식으로 먹어요.”
두 딸도 ‘똘똘이’가 태어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은이는 가끔 그의 배를 만지며 “똘똘아. 엄마가 무대에서 많이 뛰어서 어지러웠지?” 하고, 민지는 동생한테 책을 읽어주라며 그에게 동화책을 안겨준다고.
올봄 학부형이 되는 김혜연은 그동안 연예활동을 하느라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게 늘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하지만 큰아이가 어느새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아이들을 떼놓고 나가면서 운 적도 많아요. 특히 아이가 아픈데도 늦게까지 스케줄이 있으면 발만 동동 굴러야 했죠. 요즘은 아이들이 서로 의지하며 잘 놀아 한결 마음이 놓여요. 은이가 의젓하게 언니 노릇을 할 때면 ‘벌써 다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주말 만큼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애쓰는데, 그 마저 뜻대로 안될 때가 많아 아이들에게 미안해요.”
또래에 비해 키가 큰 은이는 아빠를 닮아 운동을 좋아한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는 골프강습을 받고 있는데, 어려서 그런지 빨리 습득하는 것 같다고. 공부 욕심도 많아 엄마와 받아쓰기하는 시간을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공부보다 저와 함께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받아쓰기를 다 끝내고도 더 하겠다고 하거든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면 엄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텐데, 벌써부터 긴장돼요.”
둘째 민지는 애교가 많아 가족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고. 하지만 그는 아이들을 응석받이로 키우지 않으려 애쓴다고 한다. 결혼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그는 “할머니, 아빠가 늘 오냐오냐하기 때문에 악역은 주로 내가 맡는다”며 웃었다.
“어려서부터 엄하게 키워서 그런지 큰 말썽은 안 피워요. 민지도 언니가 하는 걸 보고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에 혼날 일은 잘 안 하죠. 결혼 전에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는데, 요즘은 집에 들어오는 순간 안 좋았던 기억은 싹 사라져요. 또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아이들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지 뭐’ 하고 마음을 편하게 갖게 되더라고요.”

“순정파 남편, 자애로운 시어머니 덕분에 결혼생활 힘든 줄 몰라요”
그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남편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한다. 남편은 밖에서 일을 하다가도 아이들에게 뭔가 문제가 생기면 수시로 집으로 달려간다고. 그렇다 보니 아이들도 뭔가 필요한 게 있을 때면 아빠에게 먼저 전화를 건다고 한다.
“제가 말이 없고 무뚝뚝한 편이에요. 그나마 결혼 후 남편 덕분에 애교가 늘었죠. 남편은 밖에서도 항상 제 손을 잡고 걸으려고 하는 등 정이 많은 사람이에요(웃음).”
남편은 결혼 전 3년 동안 김혜연을 짝사랑해온 ‘순정파’다. 당시 고씨는 김혜연이 출연하는 업소를 매일 찾아와 노래를 듣고 가는가 하면 간식거리를 손에 쥐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그의 전화번호를 알게 된 뒤로는 가끔 전화해서 안부를 묻곤 했는데, 적극적으로 그에게 다가서지 못하고 오랫동안 혼자 속앓이를 했다고.
가수 김혜연 5년 만에 ‘늦둥이 갖기 프로젝트’ 성공한 사연

“친정아버지가 제 매니저 역할을 해주셨는데, 업소에 갈 때마다 남편이 아버지한테 싹싹하게 잘해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그렇게 3년이 흐른 뒤 어느 날 남편이 식사를 하자고 해서 첫 데이트를 했죠. 그리고 며칠 뒤 제 생일날 갑작스럽게 프러포즈를 받았어요. 선물로 장미꽃과 시계를 받았는데, 지나치게 고가여서 다음 날 바로 돌려줬더니 남편이 거절의 의미로 받아들여 다시 흐지부지한 관계로 돌아갔죠. 그 뒤에 남편은 가끔 연락을 했지만 만나면 손 한번 잡지 않았어요.”
그렇게 또 2년이 흐르고 나서야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다. 그동안 남편을 지켜보면서 나름의 확신이 생긴 김혜연이 먼저 “진지하게 사귀어 보자”는 제안을 했고 교제를 시작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결혼식을 올렸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시집어른들이 남편에게 선 봐서 결혼하라는 독촉을 많이 했대요. 그런데도 남편은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서 끝까지 선을 안 봤다고 하더라고요. 남편의 그 마음이 평생 변하지 않으면 좋겠어요(웃음).”
그는 시어머니와 모녀처럼 지낸다고 한다. “시어머니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친정엄마처럼 편하게 대한 덕분인 것 같다”고.
“결혼 전 시어머니가 남편과 제 궁합을 보셨는데 안 좋다고 했대요. 그런데도 ‘아들만 좋다면 상관없다’며 결혼을 허락하셨어요. 결혼 후 어머니께 도움받는 게 정말 많아요. 저희가 어머니를 모시는 게 아니라 얹혀사는 거나 다름없죠. 지금까지 쉬지 않고 활동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어머니가 아이들을 잘 키워주신 덕분이에요.”
대학시절 댄스가수로 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데뷔 19년째에 접어든 그는 출산 후 휴식을 취한 뒤 빠른 시일 내에 무대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한다. “세 아이를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노래하겠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가수로서의 열정과 모성애가 동시에 느껴졌다.

여성동아 2009년 1월 5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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