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박상언(유엔알컨설팅 대표)
“시세 차익 노리는 투자는 금물, 7·8월 이후 지하철 역세권 &큰 폭 하락 지역 중심으로 내집 마련 노려야”
새해에도 부동산 경기는 당분간 침체상태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하반기 정부가 수차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미동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강남·분당 등 한때 ‘버블 세븐’으로 불리며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에서는 최근 아파트 값이 최고 수준에서 50% 이상 폭락한 ‘반값 아파트’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계에서는 ‘골이 깊으면 산도 높다’는 말이 정설로 통한다. 깊은 침체는 곧 높은 반등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97년 외환위기 시절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오래지 않아 회복세로 돌아선 것을 참고할 만하다. 당시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은 1년 만에 21.36% 하락했고, 같은 기간 경기지역 아파트 값도 21.65% 하락했다. 그러나 다음 1년 사이에 서울지역 집값은 15.26%, 경기지역은 4.30%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의 부동산 가격 하락이 외환위기 때와 마찬가지로 짧은 시간 안에 극복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지금의 경제위기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데다, 우리 부동산 시장이 세계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세계 경제의 회복속도에 따라 부동산 경기 회복시점이 달라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세계 각국이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 뉴딜 정책 등 경기회복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기에 좋은 조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에서도 연이어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 이후에는 미국 금융시장이 진정되고 현재의 하락세가 마감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외환위기 때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가격 반등은 있을 것으로 본다.
“정부가 경기회복 노력 계속하면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 반등할 것”
변수는 우리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부동산 회복 대책을 추진하느냐다. 정부는 지난 11월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2010년까지 한시적으로 양도세 중과규정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현행법상 2주택자는 주택을 매매할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자는 60%까지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향후 2년간은 일반 세율(6~33%)만 적용해 미분양 주택에 대한 투자수요를 살리겠다는 의도다. 12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정책을 발표해 2009년부터 2010년 사이에 양도하거나 취득한 주택에 대해서는 2주택자도 6~33%로 일반과세하고, 3주택 이상자는 세율을 기존 60%에서 45%로 할인해준다는 정책도 발표했다. 최장 10년, 최단 5년이던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전매 제한기간도 최장 7년, 최단 1년으로 줄였다.
정부의 이같은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여전히 규제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 강남지역을 계속 투기과열지구로 묶어놓은 점 때문에 이 지역의 거래 호가는 당분간 계속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가구 2주택자나 3주택자에 대한 세율 인하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점도 지나치게 짧다는 점에서 수요를 진작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매도 심리를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방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한 거시적인 대책이 없는 점도 아쉽다. 지방의 주택구매 수요를 늘리려면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당분간 부동산 시세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무주택 실수요자는 지금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여유를 갖고 충분히 발품을 팔면 초급매로 나온 물건이나 많이 유찰된 경매물건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단, 예전 가격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덜컥 매매 계약을 맺지는 말아야 한다. 지금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므로 가격을 좀 더 유리하게 흥정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당분간은 서민층을 위한 주택 마련 지원대책이 계속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조급해할 것도 없다. 최대한 매입시기를 늦추면서 최적의 주택을 찾는 게 좋다. 주택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할 무렵인 오는 7~8월쯤 경매 등을 통해 저가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
단 지금은 종전처럼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 때가 아니라는 점은 염두에 두자.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서울 서남권 일대, 2009년 완공 예정인 9호선 역세권 지역, 낙폭이 큰 ‘버블 세븐’ 지역 가운데 강남 목동 등을 선택하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송파 지역도 최근 신규 분양물량이 많아서 일시적으로 가격이 하락한 만큼 회복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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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강현철(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대형 마트, 자동차 시장에서 할인율 줄어드는 시점이 주식 매수 타이밍”
주식시장은 지금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터널의 끝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2008년 우리 증시는 고점 대비 50% 수준으로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더 큰 폭락도 나타났다. 문제는 새해 주식경기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는 점. 지난해 발생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면서 당분간은 터널 속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주가는 언젠가 분명히 회복한다. 중요한 것은 회복 국면이 오기까지 조정기간이 얼마나 길어질 것인가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출발한 이번 금융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 같은 장기침체 국면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요즘 인터넷 토론장에서는 주식·부동산에 분산된 자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호응을 얻고 있지만, 지금은 오히려 주식과 채권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릴 때라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위기 후 회복 국면이 장기침체 현상 후 흔히 나타나는 L자형 그래프 모양을 보이며 완만히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비관론자들은 금융위기가 경기하강을 이끌고 경기하강이 다시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전례를 살펴보면 경제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악화된 경우, 회복속도 역시 빠른 패턴을 보이는 것이 보통이다. 지금 우리 증시가 추락한 것은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의 충격이 한꺼번에 반영됐기 때문인 만큼 올해 우리 주식 시장은 저점을 찍은 후 빠르게 치솟는 V자형이나, 다소 완만하게 상승하는 U자형 그래프 형태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런 판단에 비춰볼 때 반토막난 주식은 매도하는 것보다 계속 보유하는 편이 낫다. 지금은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들고 기다려야 하는 시점이다. 우리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던 외환위기 이후 주식시장이 회복되기까지 2년이 걸렸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다만 거품이 껴 있는 기업, 회복 여부가 불투명해 보이는 중소형 기업의 주식은 미련을 갖지 말고 과감히 팔아야 한다. 50% 이상 손실난 주식이 원금을 회복하려면 100% 넘는 수익을 올려야 한다. 건실하지 않은 기업은 경제위기가 해결된다 해도 이런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
“변동성 큰 하락장, 독점적 시장지배력 있는 가치주에 투자해야”
정부는 새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대 안팎으로 전망했다. 실물 경기침체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고, 경제회복은 하반기 이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늘 경기에 선행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경기가 좋아지고 나서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먼저 오르고 난 뒤 경기가 회복되는 식이다. 따라서 경기회복 조짐은 언론 매체에 등장하는 경제 지표보다 실생활에서 나타나는 징후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형 마트, 자동차 시장 등에서 할인율이 계속 높아지다가 낮아지기 시작하는 시점은 경기회복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개인투자자는 이렇게 시장의 회복세가 나타날 때부터 주식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좋다. 변동성이 크고 하락 스트레스가 심한 때인 만큼 독점적 시장지배력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농심처럼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은 불황에서 버티는 힘이 강하다. 굴뚝산업 역시 힘든 경제상황에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다. 현재 유가가 많이 하락했으므로 SK에너지 등 에너지 관련 종목에 투자하면 결과가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철강가격 하락을 고려할 때 POSCO도 전망이 좋다. 다소 공격적으로 투자전략을 세울 경우 전반적인 기업 이익보다 매출액 증가율을 고려해 기업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경기가 저점을 벗어나는 시점에서 성장속도가 빠른 업종은 반도체 사업과 소매업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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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건(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이사)
“세계 경제 머지않아 회복, 자산 배분과 적립식 투자가 손실 회복 지름길”
2008년은 개미투자자에게 허탈함과 울분만 안긴 채 막을 내렸다. 한푼 두푼 차곡차곡 모은 돈을 펀드에 투자했다가 절반 이상 날린 개미투자자는 경제적·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강타하고 서민의 삶에 고통을 주는 일은 끊임없이 반복돼왔다. 19세기 산업화 시대 개막 이후 나타난 불황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기본 메커니즘은 늘 지금과 비슷했다. 새로운 금융 기법이 등장해 부를 창출하고 호황을 일으켰다가 얼마 뒤 금융위기로 직격탄을 맞는 식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어떤 금융위기도 해결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사실. 금융위기 발생 후 몇 년 뒤에는 대개 큰 폭의 주가상승이 있었다. 위기가 회복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3년. 지난 97년 우리나라에 밀어닥쳤던 외환위기도 1년 6개월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금융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그 바닥이 어디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금융시장은 고통을 겪은 뒤 오래지 않아 다시금 질서를 찾아간다는 것이 지금까지 경험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이처럼 주기적으로 고통을 안겨주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새해에는 이번 금융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단기간에 써야 할 돈으로는 절대 투자를 하면 안 된다. 6개월 후 치러야 할 아파트 중도금으로 펀드 투자를 하다가 2008년과 같은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휘말리면 최악의 결과를 맞는다. 단기간에 사용할 돈은 사용 시기에 맞춰 금리가 높은 제2 금융권의 저축상품이나 CMA 계좌에 넣어두어야 한다.
둘째, 자산 배분에 신경써야 한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는 주식형 펀드에 ‘몰빵’ 투자하는 것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주식형 펀드에 자산을 집중시킨 상태에서 이번처럼 주가가 폭락하면 손실을 만회할 방법이 없다. 언제나 자산은 안정적인 저축상품과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상품에 분산투자해야 한다.
“펀드의 기본은 장기투자, 반등 타이밍 찾지 말고 시간에 투자해야”
셋째, 장기투자해야 한다. 우리나라 투자자는 주가가 치솟는 타이밍을 파악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으려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투자는 시장 변화에 따라 변동폭이 크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1980년 주가지수 100으로 출발한 우리 주식시장은 2007년 말 1000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지난 1년 사이에 2000대를 돌파했다가 다시 1000대로 추락하는 등 큰폭의 상승과 추락을 경험했지만, 28년 전체 기간을 놓고 판단하면 최소 열 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투자 기간을 길게 잡는 것이 투자 성공의 지름길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월가 역사상 최고의 펀드매니저였던 피터 린치는 “자신이 투자한 펀드수익률이 단기간에 20~30%씩 떨어지는 것을 못 견디는 사람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펀드로 큰 손실을 입은 투자자도 주가가 반등할 타이밍을 찾는 것보다는 시간에 투자한다는 마음으로 장기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넷째, 적립식 펀드 투자를 계속하는 게 좋다. 투자의 본질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지금처럼 주식이 저평가돼 있을 때는 싸게 사서 미래에 비싸게 팔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따라서 시장 하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면 특정 주식을 매수할 때 따라올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 주가가 하락한 만큼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일 수 있어 유리하다. 주가가 계속 하락한다면 일정 기간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향후 상승장으로 돌아서면 만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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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주가 폭락으로 대부분의 펀드가 반토막나면서 서민 가계에 큰 충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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