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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궁금한 이 남자

노영국 재혼생활 첫 공개

글·최숙영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 ■ 장소협찬·디어초콜릿(02-3446-7251)

입력 2008.11.18 11:54:00

지난 97년 서갑숙과 이혼한 노영국. 몇 년간 활동이 뜸하던 그가 KBS 사극 ‘대왕세종’ 출연을 계기로 연기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2년 전 자신과 같은 상처를 지닌 동갑내기 아내와 재혼한 그가 밝힌 아픔 뒤 찾아온 행복.
노영국 재혼생활 첫 공개

노영국(60)은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KBS 사극 ‘대왕세종’에 이어 MBC 드라마넷 ‘별순검-시즌2’에 출연 중인데다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KBS 드라마 ‘미워도 다시 한 번’에도 캐스팅됐기 때문.
그의 모습을 브라운관에서 다시 보는 건 2002년 KBS ‘제국의 아침’ 이후 6년 만이다. 몇 년 전 재혼 소식이 들려오긴 했지만 그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 그를 지난 10월 중순 서울 청담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청바지에 연보라색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은 그의 모습은 밝고 경쾌해 보였다. 인터뷰를 위해 그의 아내 안영순씨(60)가 코디해준 것이라고 한다.
“2년 전 지금의 아내와 재혼했어요. 수십 년 전 제가 연극배우로 활동할 당시 아내가 의상을 담당했죠. 이후 세월이 흘러 우연히 다시 만났는데 저와 비슷한 인생 경험을 했더라고요. 이혼 후의 고통과 슬픔을 서로에게 털어놓다 보니 이심전심으로 마음이 통했어요.”
그는 재혼 배경을 설명하면서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자신이 힘들 때 위로가 돼주었고, 사랑을 되찾게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내가 30년간 의류사업을 했는데 나이 들어서까지 일하는 게 안쓰러워 그만두라고 했어요. 그러고 나서도 집에서 편하게 쉬지 않고 제 코디네이터를 자처하더라고요. 재혼하고 마음이 편해졌어요. 정서적으로도 안정되고 가장으로서의 책임도 느끼죠. 남자로서 본래의 모습을 찾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30년간 해온 의류사업 접고 코디네이터로 내조해주는 아내
사실 노영국은 97년 서갑숙과 이혼한 뒤 연기생활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고 한다.
“이혼 후 몇 년간은 제가 두 딸을 데리고 살았는데 형편이 어려워지다 보니 아이들을 뒷바라지할 수가 없었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서갑숙씨에게 아이들을 맡아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어요. 그리고 서갑숙씨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1년 뒤 아이들을 보냈죠.”
그는 아이들을 보내고 나서 한동안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현실이 마음 아팠고, 그런 자신이 한없이 무력하고 초라하게 느껴졌던 것.
노영국 재혼생활 첫 공개

“그때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싫었어요.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서 술만 마셨죠. ‘죽어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사춘기 시절 염세주의에 빠져 자살을 두 번이나 시도해 죽음의 문턱까지 간 적도 있지만 그때하고는 상황이 또 달랐어요. 어쩌다 내 인생이 이렇게 됐나 싶어 서러움에 눈물도 났지만 한 번뿐인 인생, 이대로 죽을 수 없다는 오기가 생기더군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는 매일 명상을 통해 자살의 유혹에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또 술도 끊고 날마다 조깅을 하면서 약해진 몸도 추스렸다. 심리학·뇌과학·물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도 읽으면서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생 공부를 했던 거죠. 이제와 생각하면 어두운 숲 속에서 길을 잃고 가시덤불을 헤치며 방황했던 것 같은데 그것도 삶의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살면서 어떻게 항상 행복할 수만 있겠어요. 가끔은 원치 않은 상황에 내몰리기도 하고 좌절을 겪기도 하죠. 당시에는 견디기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던 값진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인간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질 수 있었고요.”

노영국 재혼생활 첫 공개

중년의 사랑은 젊었을 때와는 달리 사랑과 우정이 함께 섞여 있다고 말하는 노영국.


그는 전 부인 서갑숙에 대해서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맡기면서도 양육비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자 혼자 아이 둘 데리고 살기 힘들었을 텐데 그럼에도 아이들을 반듯하게 잘 키워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큰딸은 요즘 홀로서기를 연습 중이다. 공부를 잘해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 한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이 자립심이 강하다”면서 “서갑숙씨가 교육을 잘 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둘째 딸 자랑도 했다. 둘째는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데, 그 방면에 재능이 뛰어나고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은 꼭 해내고야 마는 성격이라는 것.
“서갑숙씨는 아이들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키웠어요. 다른 부모들처럼 공부하라고 성화를 부리지도 않고 아이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죠. 저도 아이들이 획일화된 교육으로 인해 정형화되는 걸 원하지 않던 터라 공부하기 싫어하는 것 같으면 그냥 놀라고 했어요. 앞으로 아이들의 세대는 성적순이 아니라 누가 더 창의적이냐에 따라 인정을 받을 테니까요.”
자녀교육의 모든 공을 서갑숙에게로 돌리고 있지만 그도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이혼하면서 아이들에게 어쩔 수 없이 상처를 주긴 했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을 끔찍하게 사랑하고 아이들 중심으로 생활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아이들도 나를 좋아한다”면서 웃었다.
“아이들한테는 늘 미안하죠.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속상했겠어요. 그래도 지금껏 불만을 토로하거나 반항적인 행동을 한 적이 없어요. 항상 부모 말을 수긍하고 잘 따라주었죠.”
그가 재혼할 때도 아이들은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엄마가 둘이 되니 더 좋다’며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지금의 아내를 ‘아줌마’라고 불러요. 가끔 저희 집에 와서 자고 가는데 아주 스스럼없이 대하죠. 또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아내에게 주저하지 않고 달라고 요구하기도 해요. 요즘 아이들의 특성인지도 모르겠지만, 집에 와서 자고 갈 때 밤에 입고 잘 만한 옷을 주면 ‘이건 마음에 든다, 이건 안 든다’ 하며 의사 표현을 분명히 하더라고요. 아이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 제 마음도 편해요. 아내가 잘해주니까 아이들이 그러는 것 아니겠어요. 만약 아이들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면 오히려 제가 더 상처를 받았을 거예요.”
아내가 자신의 아이들을 살갑게 대할 때마다 그도 아내의 자식들에게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안씨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2남1녀를 두었는데 모두 결혼해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미국의 아이들과는 아직 만나지 못하고 전화 통화만 했어요. 저는 우리 아이들 못지않게 아내의 자식들도 사랑한다는 걸 보여주고 그들이 믿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핏줄에 대한 애정은 본능적인 것이지만 미국의 아이들한테도 아빠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합니다.”

“한 번 실패하고 보니 상대방을 더 배려하고 싸우지 않도록 조심하게 돼요”
그는 지금의 아내와 혼인신고도 했는데 법적인 부부가 되면서 이제 완전한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저희 두 사람 나이가 많아서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부부로 인연 맺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요. 앞으로 남은 인생은 그리 길지 않겠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살려고 합니다. 중년의 사랑은 젊었을 때의 사랑과 그 빛깔이 다른 것 같아요. 사랑과 우정이 함께 섞여 있다고 할까요.”
그는 각자 한 번씩 결혼생활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보니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서로 더 배려하고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행복한 가정을 일군 그는 앞으로는 연기에 매진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니까 설레고 떨려요. 이제는 아이들도 크고 또 재혼도 했으니까 열심히 연기를 할 생각이에요.”
74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 그동안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작사·작곡 등 음악작업도 꾸준히 해온 그는 창작 뮤지컬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베일에 가려져 있는 우리나라 근대사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는 “요즘 참 행복하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여성동아 2008년 11월 5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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