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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오랜만의 외출

김기덕 감독 영화 주연 맡은 이나영

글·김수정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8. 11. 18

낯을 많이 가리고 사생활 노출을 꺼리기로 유명한 이나영.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으로 2년 만에 공식 나들이를 한 그가 근황과 세간의 화제가 됐던 배용준과의 결혼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기덕 감독 영화 주연 맡은 이나영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하 우행시) 이후 2년 만에 만난 이나영(29)은 어느 때보다도 쾌활하고 건강한 웃음을 지었다. 평소 조용한 성격인 그는 새 영화 ‘비몽’으로 오랜만에 관객과 만나는 게 무척 설레는 듯했다.
김기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비몽’은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남자 진(오다기리 조)의 꿈을 몽유병 상태에서 고스란히 현실로 옮기는 여자 란의 기묘한 운명을 담았다. 그는 이 영화에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에 슬퍼하고 분노하다 끝내 굴복하는 복잡미묘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꿈을 통해 연결되는 남녀의 관계와 몽환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 영화를 선택했을 때 주로 극단적인 인물관계와 사랑, 과감한 신체 노출 등을 표현하는 김기덕 감독에 대한 선입견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이 ‘정말 괜찮겠어?’ 하면서 걱정하더라고요(웃음).”
‘우행시’ 이후 공백기를 가진 이유를 묻자 그는 “‘우행시’를 촬영한 뒤 영화에 대한 욕심이 커져 쉽게 작품을 선택하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또 데뷔 10년째에 접어들며 배우로서 느끼는 부담감도 늘어났다고. 그렇다 보니 공백이 길어졌고, 어느 순간 ‘너무 나태해진 게 아닌가’ 하는 후회와 반성도 했다고 한다.

“결혼은 먼 나라 이야기, 쉼없이 연기하며 살고 싶어요”
그는 지난 2년간 피아노를 배우고 어학공부를 했다고 한다. 밤늦도록 영화나 오락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막연하게나마 “출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다고. 공백이 길어지면서 연예가에서는 그가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상대는 그의 소속사 대표이자 데뷔 초부터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낸 톱스타 배용준. 인터넷 게시판에는 두 사람이 올해 안에 서울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는 등 구체적인 내용까지 올려졌다. 하지만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소식을 접하고 당황했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 매우 클리어(clear)한 편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 무엇보다 결혼에 대해서는 어릴 때보다 지금이 더 막연해진 느낌이다. 결혼은 내게 마치 먼 나라 이야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있는 골드미스 언니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면 나이를 잊게 되고, 외로움도 사라진다. 카메라 앞에서는 말을 잘하지 못해 인터뷰를 꺼리지만 친한 사람들을 만나면 속내를 다 털어놓을 만큼 얘기를 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래 쉰 탓인지 ‘비몽’ 촬영 초반, 현장 분위기가 익숙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다고 한다. 대본을 철저히 암기하고 동선을 분석하며 오랜 시간 촬영을 준비하는 그와 달리 촬영속도가 빠른 김기덕 감독은 거의 첫 연기에서 OK 사인을 줬던 것.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과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고 한다.
“20여 일 만에 모든 촬영이 끝났는데, 비현실적인 상황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애쓰지 않았어요. 이제껏 해보지 않은 색다른 경험이었죠.”
그는 “촬영이 끝나고 시간이 꽤 지나서 그런지, 마치 꿈을 꾼 듯한 느낌이 든다. 부족함이 많이 엿보이지만, 열린 마음을 갖고 새로운 작품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은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공백이 길어지지 않도록 일찌감치 차기작을 정한 상태라고 한다. 앞으로는 1년에 두 편 정도 출연하면서 쉼없이 연기활동을 할 생각이라고.
“계획적으로 사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다만 아직 배우로서의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경솔해 보이지 않도록 조심해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연기를 갈구하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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